오늘의 동화
제목 : 안나는 사과 할머니를 좋아해요
글 : 카트린 호퍼 베버
그림 : 타탸나 마이-비스
옮긴이 : 마정현
출판 : 북멘토
가격 : 16,800원
카트린 호퍼 베버(글)
카트린 호퍼 베버 작나님은 대학에서 사회교육학을 공부했습니다. 졸업 후엔 아동 돌봄 및 청소년 센터, 사회 복지 상담소에서 일했고, 지금은 주거 정책 분야 실무 책임자를 맡고 있습니다. 치매 이야기를 다룬 그림책 《안나는 사과 할머니를 좋아해요》는 첫 작품으로, 어린이들의 정서 발달을 돕고 세대 간의 소통을 중재하려는 바람을 가지고 이 책을 썼습니다. 노인과 책에 무한한 애정을 느끼고, 스위스 빈터투르 근교에서 남편과 두 자녀와 함께 살고 있습니다.
타탸나 마이-비스(그림)
타탸나 마이-비스 작가님은 스위스와 미국에서 성장했고, 어릴 때부터 꿈은 늘 일러스트 작가가 되는 것이었습니다. 지금까지 수많은 어린이 책에 그림을 그려 왔으며, 이들은 다수의 언어로 번역 소개되었습니다. 현재 가족과 함께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에 거주하고 있습니다.
마정현(옮긴이)
마정현님은 독일 콘스탄츠대학교에서 사회학 박사 과정을 공부하고, 주독일한국교육원KEID과 프랑크푸르트 한국학교에서 일했습니다. 지금은 외서를 발굴하여 우리말로 옮기고, 방송사에서 영상 번역을 합니다. 옮긴 책으로 『웰빙 전쟁』, 『소년들의 솔직한 몸 탐구 생활』, 『그럼에도 삶에 ‘예’라고 답할 때』, 『빅터 프랭클, 당신의 불안한 삶에 답하다』 등이 있습니다.
안녕하세요. 희승입니다. 오늘 소개해 드릴 그림책은 '안나는 사과 할머니를 좋아해요'입니다. 이 그림책은 치매를 주제로 다루고 있는 이야기입니다. 가볍지 않다는 것은...
무겁죠. 아이들에게 언제나 밝고 가벼운 주제만 보여주기에는 현실이 그렇지 않습니다. 누군가는 그 현실을 마주한 아이들을 위해 이야기를 해 주어야 합니다.
혹시, 아이들에게 치매를 이해시켜야 하는 상황이 온다면, '안나는 사과 할머니를 좋아해요'를 통해 안나의 이야기를 들려주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
아직 나에게 일어난 일이 아니지만...
표지를 보시면, 안나로 보이는 꼬마 아이와 할머니 한 분이 함께 앉아있습니다. 우리는 이 모습을 창밖에서 보고 있죠. 제3자의 입장에서 바라보고 있는 것입니다.
치매라는 것이 당장은 우리에게 일어나지 않았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언제든 우리가 안나와 할머니가 앉아 있는 저 자리에 있을 수도 있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됩니다.
표지를 넘겨 보시면, 사과 하나가 보이시죠. 거기에 벌레가 파고 들어서 사과에 구멍이 났습니다. 치매라는 것은 우리 뇌에 문제가 생겼을 때 발생하는 것입니다.
치매가 기억이 점점 갉아먹는 것처럼 벌레 먹은 사과를 그려 넣은 것이 인상적이라고 생각합니다.
이야기는 안나가 할머니들에 대한 소개를 하면서 시작됩니다. 안나에게는 두 분의 할머니가 있습니다. 외할머니와 친할머니겠죠.
하지만, 안나는 그것이 헷갈리기 때문에 도시 할머니와 사과 할머니로 부릅니다. 그중 사과 할머니는 예전에 정원이 있는 집에서 살았었습니다.
그곳에는 커다란 사과나무가 있었는데, 안나는 그 사과나무에 올라가서 사람들을 몰래 엿보고 했다고 합니다.
하지만, 사과 할머니가 양로원에서 지낸 후로는 안나도 그 집에 갈 일이 없어졌습니다. 그 집에도 다른 사람들이 살고 있고요. 물론, 사과나무에 올라갈 일도 없어졌죠.
양로원에 있는 사과 할머니는 항상 창밖을 내다보고 있었습니다. 표정이 슬퍼 보였죠. 안나 생각에는 사과 할머니가 사과나무를 보고 싶어 하는 것 같았습니다.
아빠가 사과 할머니에게 카페에 가겠냐고 물어보아도, 함께 외출을 해서도 사과 할머니는 아무 말이 없었습니다.
얼마 후. 안나는 다시 양로원에 갔을 때, 사과 할머니에게 깜짝 선물을 준비했습니다. 바로, 이전에 살던 집에 있던 사과나무 그림이었습니다.
안나는 설레는 마음으로 사과 할머니에게 그림을 드렸습니다. 하지만, 할머니는 그림을 보더니 아무 말 없이 평소처럼 창밖을 바라봤습니다.
안나는 사과 할머니의 그런 행동에 마음이 상했는지, 집에 와서도 기분이 풀리지 않았습니다. 그 모습을 보고 엄마는 사과 할머니에 대해 이야기해 주었습니다.
사과 할머니는 치매라는 병에 걸리셨고, 그 병은 의사가 고칠 수 없는 병이며, 머리가 고장 나는 병이기 때문에 어떤 걸 물어봐도 전혀 알아듣지 못하고, 알아듣지 못하니 대답도 할 수 없다고 했습니다.
안나는 사과 할머니 머리 안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 궁금했지만, 자세히 알 수는 없었습니다. 엄마에게 물어봤지만, 가끔 할머니가 젊었던 시절에 관한 일이 벌어진다는 것 외는 알 수 없었죠.
그러던 어느 날. 안나는 사진 상자를 뒤적이다가, 낡은 사진첩에서 사과 할머니의 젊은 시절 사진을 발견합니다. 사진 속 할머니는 기쁘게 웃고 있었죠.
사진을 보면서 사과 할머니가 좋아할 만한 것을 떠올린 안나는 이것저것을 챙기고, 아빠와 함께 양로원으로 갔습니다. 과연, 안나가 떠올린 것은 어떤 것일까요? 정말 사과 할머니가 좋아할까요?
그림책 '안나는 사과 할머니를 좋아해요'는 치매 환자가 있는 가족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안나의 이야기를 통해서 치매 환자 가족들이 어떻게 치매 환자를 대해야 하는지 보여주고 있죠.
어떤 병이든, 병에 걸리고 싶어 하는 사람은 없습니다. 어느 순간 조용히 찾아 오기 때문에 우리는 속수무책으로 당하는 것이죠. 예방도 100%가 아닙니다. 우리 몸이 병과 싸워 이길 확률이 높아지는 것뿐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아픈 사람을 더 돕는 마음을 가지고 살아가는 것이 아닐까요? 언젠가 나도 도움을 받아야 하는 상황이 올 수 있다는걸, 어렴풋이 알고 있기 때문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