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선홍 Jul 30. 2024

시어머니의 촌스러운 가정식 <중복이라 또 백숙>


중복이 지났는지도 몰랐습니다.

초, 중, 말복을 다 지키는 시어머니는 주말에 또 백숙을 만드셨네요.


요즘처럼 영양이 풍부한 시대에 그때마다 백숙과 닭죽까지 챙겨 먹는 것이 똥배만 키우는 일이 아닌가... 싶지만 입 밖으로 그런 말을  꺼내진 않습니다.

저도 눈치란게 있거든요.


대신 폭염에도 불구하고 뜨거운 불 앞에서 닭죽을 젓고 계셨을 수고로움에 감사함을 표합니다.

돌아가는 길에도 남은 닭과 닭죽을 팔이 떨어질 정도로 무겁게 챙겨주셨어요.


며칠 동안 계속 먹다 보면 물려서 입에서 닭비린내가 날 지경이 되지만,

얼얼하게 매운 음식이 마구 당길 정도가 되지만, 어머님이 안 계시면 못 먹게 될 귀한 음식이란 생각에 열심히 먹습니다.


어머님의 닭죽은 찹쌀과 귀한 녹두를 많이 넣어서 찰지면서도 아주 고- 소합니다.

맛있게 끓이기가 진짜 어려운 음식이 죽 아니겠습니까.


8월 중순에 말복이 있는데요, 말복이 지나면 더위도 한발 물러간다고 합니다.


그날엔 닭요리가 아니더라도 입에 당기는 음식 아무거나  챙겨 먹고 힘내시길 바랍니다.

이왕이면 소중한 이와 함께 좋은 시간 보내시길 빌며.


닭죽
이전 05화 시어머니의 촌스러운 가정식 <복날에 백숙>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