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에 담긴 의미들은 상대방을 대하는 태도의 시작이다.
우리는 일상 속에서 수많은 대화를 나눈다. 친구와의 대화, 직장에서의 대화, 가족과의 대화까지, 그 내용은 다르지만 중요한 공통점이 있다. 바로 상대방을 어떻게 대하느냐에 따라 대화의 질이 결정된다는 것이다. 그중에서도 '너'라는 단어의 사용은 미묘한 영향을 준다. '너'는 개인을 직접 지칭하는 단어지만, 그 사용이 누군가에게는 공격적으로 느껴지기도 한다. 이를 뺐을 때 대화는 한결 부드러워지고 존중이 깃든다. 왜 그럴까?
'너'라는 단어가 주는 무게
'너'는 직접적인 호칭이다. 그것이 주는 힘은 때로는 강렬하다. 친구 사이에서 가볍게 사용될 때는 친근함을 표현할 수 있지만, 감정이 격해진 상황에서는 날카로운 무기로 작용한다. 예를 들어, "너 왜 그렇게 행동해?"라는 질문은 상대방을 추궁하는 느낌을 줄 수 있다. 이때 '너'라는 호칭은 상대방을 공격의 대상으로 만들고 방어적으로 만들 수 있다. 반면에 "왜 그렇게 행동했나요?"로 바꿔 말하면 상대방의 감정을 배려하는 뉘앙스를 더할 수 있다. '너'라는 단어를 사용하지 않음으로써 상대방을 대상화하지 않고, 그들의 입장을 존중하는 자세가 된다.
나 역시 이 점을 크게 느꼈던 적이 있다. 어느 날 아내가 나에게 말했다. "앞으로 얘기할 때 '너'라는 말을 빼고 말해주면 좋겠어." 처음에는 별거 아닌 것 같았다. 그저 단어 하나를 빼는 것에 무슨 큰 변화가 있겠냐고 생각했다. 하지만 아내의 제안을 받아들여 의식적으로 '너'라는 말을 사용하지 않으려고 노력해보니, 내가 그 단어를 얼마나 자주 사용했는지를 깨닫게 되었다. 평소에는 인지하지 못했지만, '너'라는 단어는 대화 속에서 상대방을 직접적으로 겨냥하고 있었다.
존중이 더해지는 대화
'너'라는 말을 빼고 대화를 이어가는 과정은 생각보다 쉽지 않았다. 상대에게 무언가를 지적하거나 설명할 때 자동적으로 나오는 '너'를 억누르고, 그 자리에 좀 더 부드러운 표현을 찾아 넣는 일이었다. 그러나 그 작은 노력이 만들어낸 변화는 예상 밖이었다. 말로 인한 불필요한 상처나 다툼이 현저히 줄어들었고, 그 자리에 존중이 새싹처럼 자리 잡기 시작했다. 말은 그저 도구가 아니라, 관계를 가꾸는 씨앗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내 말투가 부드러워지니 아내도 더 편안하게 나와 대화할 수 있었고, 서로의 감정을 이해하려는 태도가 자연스럽게 생겨났다.
존중은 단순히 상대를 높이는 말을 사용한다고 생기는 것이 아니다. 진정한 존중은 상대방을 대하는 태도에서 비롯된다. 상대방의 존재를 인정하고, 그들의 감정을 이해하려는 마음이 담길 때 존중이 실현된다. '너'라는 단어를 뺐을 때 우리는 대화 속에서 더 객관적이고 부드러운 언어를 구사할 수 있다. 대화 상대방은 그 차이를 느끼고, 더 열린 마음으로 대화를 이어갈 수 있게 된다.
"상대를 바꾸고 싶다면 먼저 자신을 바꾸어라"라는 말처럼, 대화에서 존중을 기대한다면 우리 자신부터 변화해야 한다. 언어의 미묘한 차이를 인식하고 그것을 실천하는 순간, 우리는 더 나은 소통을 할 수 있게 된다. 특히, 공적인 자리나 감정이 격한 상황일수록 '너'를 빼고 대화를 이끌어가는 연습이 필요하다.
변화는 작은 언어에서 시작된다
대화에서 '너'라는 표현을 제외하는 것은 단순한 말투의 변화가 아니라, 상대방을 대하는 태도와 시선의 변화를 나타낸다. 우리는 언어를 통해 서로 연결되고, 그 언어에 담긴 마음으로 존중과 배려를 전달한다. 대화는 어느 한쪽이 주도하는 것이 아니라, 상호 존중과 이해를 바탕으로 이루어질 때 진정한 소통이 가능해진다.
때로는 작은 변화가 큰 차이를 만든다. '너'라는 단어를 사용하지 않음으로써 불필요한 감정 소모를 줄이고, 그 자리에 자연스럽게 존중이 자리잡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