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른이 동화
흑단나무로 만들어진, 검은색과 짙은 갈색이 어우러진 손잡이.
물감에 우유를 풀어놓은 듯, 옅은 푸른빛, 보랏빛, 회색빛이 뒤섞인 자개로 된 앞머리.
요안이 레아의 소품샵 한 테이블에 놓인 자개 티스푼을 들고는 탄성을 내뱉는다.
요안: 와~! 레아님 이 티스푼 너무 오묘하게 예뻐요!
레아: 자개 티스푼은 제가 교토에 갔을 때 데려온 아이예요. 아주 오래전에 만들어졌다고 들었어요.
레아는 교토의 한 소품샵에서 자개 티스푼을 구매하고, 숙소로 돌아와 티스푼을 만지작 거리던 때가 떠올랐다.
숙소로 돌아와서도 레아는 물 빠진 분홍색 맨투맨과 흰색 캉캉 스커트를 갈아입지도 았았다. 그녀는 스커트는 아무래도 상관없다는 듯, 다리를 낮은 수납장에 걸치고 털썩 바닥에 누워 자개 티스푼을 바라봤다.
‘이 작은 스푼에는 얼마나 많은 교토의 기억이 담겨있을까?’ 그녀는 검지로 자개를 톡톡 두드렸다.
톡톡 두드리자 티스푼에 녹아든 넘쳐흐를 듯한 교토의 기억이 자신에게 전해지는 것 같았다.
레아는 그렇게 한동안 구석구석 티스푼을 바라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