꼭두각시 줄을 끊는 방법

귀로 듣는 컬러, 바이올렛과 골드

by Redsmupet

오늘 아침 내 눈길을 사로잡은 바틀은 바이올렛과 골드 빛이 담긴 '꼭두각시를 부리는 사람'이라는 이름의 바틀이었다. 바틀에게 묻는다.


꼭두각시를 부리는 사람은 누구인가?

나다.


그러면 내가 부리는 꼭두각시는 누구인가?

그것도 나다.


이게 무슨 말인가? 내가 나를 꼭두각시처럼 부리고 있다는 것인가?

그렇다. 내가 만든 나의 패턴, 나의 사고방식, 세상을 바라보는 시각, 몸에 밴 습관, 내가 만들어낸 관계의 틀 등 나를 둘러싼 모든 세상이 '나'라는 꼭두각시를 부리고 있다.


바이올렛과 골드 빛의 조합, 39번 바틀은 말한다.

"당신은 계속 그 줄을 붙들고 꼭두각시를 조정하려는가, 아니면 그 줄을 끊어볼 텐가?"


바틀이 던지는 질문을 안고 음악 속으로 들어간다.




어떤 집으로 이사를 왔다. 남편은 먼저 잠들고 나는 옆 방으로 건너간다. 빨래를 해 놓은 수건이 산더미처럼 쌓여있다. 빨래를 다 개고 나니 베란다로 나가는 문이 눈에 들어온다. 유리로 된 새시가 아니라 창호지 문이다. 그 문을 여니 창호지로 된 문이 또 하나 나온다. 그 문을 열면 바깥이 보이겠거니 생각하며 문을 또 열었는데 옷이 한가득 걸려있다. 전 주인이 이곳을 옷장으로 썼나 보다. 그런데 이사를 가면서 왜 옷을 하나도 안 가져갔지? 이 옷을 다 꺼내야 바깥이 보이겠는걸. 이걸 다 버리는 것도 일이겠구나 싶다. 옷을 보니 좀 구식이긴 해도 입을만하다. 그냥 내가 입을까 잠깐 망설인다.


몇 달 전에 꿨던 꿈으로 가 있었다. '옷'에 관한 꿈이었다.

꿈에서 '옷'은 페르소나를 상징한다. 외부에 보이는 나의 모습, 사회에서 맡고 있는 나의 역할 같은 것들.

바이올렛과 골드 음악이 나를 데리고 간 꿈에서 나는 잠깐이지만 남의 옷에 욕심을 낸다. '버리기 귀찮다'는 생각이 '그냥 내가 입을까'로 바뀐다. 다른 사람의 모습이 부러워 그 모습을 카피하고 싶었던 걸까? 아니면 혹시 그 옷들을 버리고 간 게 나였을까? 내가 이미 내려온 무대에서 맡았던 나의 배역. 아직도 그 배역에 미련을 가지고 있었던 걸까?


그건 사실 이 꿈을 꾸던 당시 나의 주제였다.

'교사'라는 안정적인 역할을 맡은 무대에서 자진해서 내려와 놓고는 다시 올라갈까, 내려온 게 잘한 걸까, 이제 더 이상 교사가 아닌 나를 사람들이 어떻게 볼까, 오라소마로 상담을 한다는 게 남들 보기에 이상해 보이지는 않을까, 남들 보기에 그럴듯하게 보이려면 내가 무엇을 더 가져야 할까, 다른 자격이라도 더 갖춰야 하는 건 아닐까?' 하는 생각들이 마음속에서 마구 날뛰고 있었다.


'아봐타'라는 코스에 참여하면서 나를 움직이는 꼭두각시 줄이 겁먹은 내면 아이가 만들어내는 불안이라는 걸 알게 되었다. 탈출한 줄 알았는데 나는 여전히 불안이라는 감옥에 갇힌 꼭두각시였다.


'내가 하는 건 다 가짜 같아.'


머리가 나도 모르게 나를 조정하던 말.

가짜라는 걸 들키지 않으려면 남들 보기에 그럴듯해야 했다.

이것이 아봐타에서 발견한 나의 신념이었다. 어렸을 적 상처가 만들어낸 나의 감옥.

상처를 들키면 버림받을까 봐 무서웠던 아이가 상처를 꽁꽁 숨기려고 만들어낸 감옥 안에 내가 있었다. 무서워서 말도 못 하고, 그걸 숨기고 있으려니 거짓말쟁이가 되어버린 것 같아 더 무서워지기만 했던 아이와 함께.


그 아이가 벌벌 떨고 있었다.


"그래도 교사라는 직업은 진짜 같아 보이잖아. 그런데 어쩌자고 그걸 그만둔 거야. 이젠 어떡할 거야. 사람들이 다시 너를 가짜라고 생각하면 어떡할 거냐고."


막연한 불안인 줄만 알았는데 실은 내 안에서 그 아이가 겁에 질려 울고 있었던 것이다.

아이의 정체를 안 이상 그 애를 감옥에 내버려 둘 수는 없었다. 그 아이의 손을 잡고 아이가 만든 감옥에서 나오는 길은 의외로 간단했다. 먼저 그 아이의 대나무 밭이 되어 주었다. 나에겐 말해도 돼.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라고 크게 소리쳐도 돼. 여기엔 너와 나 둘 뿐이니까. 너는 거짓말쟁이가 아니야. 네가 말을 못 한 건 네 잘못이 아니야. 괜찮아. 괜찮아. 그런 다음 그 아이가 안심하고 내 손을 잡을 때까지 기다려주었다.


'가짜 같은' 느낌이 사라지자 감옥을 탈출한 아이가 이제는 함께 놀자고 손짓한다. 그 아이와 함께 놀기 시작하자 나의 하루가 놀이가 된다. 놀이 본능을 되찾은 아이 덕분에 나도 그 본능을 조금씩 기억해내고 있는 중이다. 자발성과 창조라는 놀이의 본능을!


다시 꼭두각시 줄에 묶이지 않는 방법, 내 안에 살고 있는 아이와 신나게 놀기!


[바이올렛과 골드의 조합, 꼭두각시를 부리는 사람]


"내 존재의 중심 안으로 깊어지는 배움의 과정 중에 있으며, 그것으로부터 나는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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