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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써니 Oct 13. 2021

진심이란,

진심이란, 

블랙커피 한 잔

까맣게 태운 몸을 갈아

검은 물을 내고

따듯한 물 한컵 섞어

아무렇지 않은척

태연한 맛을 내는 것


진심이란,

담요속 아랫목에 넣어둔 고봉밥 한 그릇

갓지은 밥을 김이셀라 얼른 저어

첫 숟가락, 첫 마음을 담아

주인이 오도록 기다리며

꾹꾹 눌러담은 식지않는 정성


진심이란, 

우물에서 갓 퍼올린 시원한 냉수 한 바가지

무겁지 않지만 가볍지도 않아서 

손에 담을 수도 주머니에 넣을 수도 없는,

그러나 온몸에 한 바가지 담아 넣어 

갈증을 날려주고 아픈상처를 소독하고

고독한 마음을 위로하여 

다시 한번 도전할 수 있게 되는 용기


그것은, 

어느것도 섞지 않고 고스란히 나를 태워

작든 크든 내 그릇에 꼭꼭 눌러 담고

꺼내려다  집어넣은 망설임을 후회하며 

꼭 쥔 주먹으로 쥐어 박은 알밤 석대

알아주길 기다리며 한참을 바라보고

포기했다 다시꺼낸 속삭임 한 마디에 

속절없이 나와버린 

눈물 한 방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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