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째 이마가 찢어졌다. 5일 후, 앞니가 부러졌다.

feat. 자기관리론

by 히브랭

첫쨰가 갓 돌이 지났을 때였다. 끔찍한 날이었다. 그날, 나는 이상하게 짜증이 났고 안 자겠다는 첫째를 강제로 눕혔다. 그리고 얼마 안 있어 쿵 소리와 큰 울음이 들렸다. 아내가 아이와 함께 있었지만, 아이가 어두운 곳에서 장난치다가 모서리에 이마가 3cm가 찢어졌다. 모든 곳에 보호대를 했지만, 딱 10cm가량 찢겨나간 부분이 있었는데 하필 거기에 부딪혔고 피가 많이 흘렀다. 그렇게 갓 돌 지난 아이를 안고 급하게 응급실을 갔고 , 코로나가 심할 때라 응급실내에는 아내만 입장해서 기다렸다. 저녁 먹은 지 얼마 되지 않았기에 마취도 못하고 우는 아이를 안고 2시간 정도 있다가 겨우, 전신마취해서 꿰맬 수 있었다.


그렇게 아들은 해리포터처럼 이마에 상처가 났고, 6개월가량 레이저치료를 받으러 다녔다. 레이저 치료를 하러 갈 때마다 겁내는 아들의 모습을 보면서, 남자아이라 괜찮다고 치료하지 말자 했지만 아내는 본인의 잘못 때문에 다쳤다는 죄책감에 상처 치료를 받게 하자고 간절히 이야기해서 10번 가령 레이저 치료를 받았다. (아기들의 레이저치료는 아프지 않다고 하지만, 그 기계소리가 굉장히 무섭다.)


이 일이 있고, 그 다음 주. 첫 째는 산책 중에 서서 졸았고, 그대로 앞니를 땅에 박았다. 앞니의 일부가 부러졌고 이마에 치과치료까지 다녀야 하는 상황이 생겼다. 분명히 내가 손을 잡고 있었는데, 그 순간 차가 오나 주위를 살피는 그 짧은 순간, 아이는 앞으로 졸면서 넘어졌다. 그 손을 꽉 잡지 못했고 놓쳤다. 이마가 다칠 때는 내가 방에 들어가지 말라고 했다면 하는 후회가, 앞니가 다쳤을 때는 내가 그 손을 더 꽉 잡았다면 하는 후회가 아주 깊게 자리 잡았다.


이 두 가지 사건 이후, 나는 너무나 예민해졌다. 모든 곳이 사고의 위협으로 보였고, 아이가 다칠까 봐 매 순간 예민했다. 할아버지 집에 놀러 가서, 애기 준다고 고기 굽는 준비하는 아버지에게도, 위험하게 무슨 불판이냐며 짜증을 낼 정도였다. 극도로 예민해졌고 매 순간 다칠까 전전긍긍하는 날들이 몇 달간 지속됐다.


아버지가 어느 날에 나를 불러 이야기했다. 아이가 다칠까 걱정되는 마음은 아는데, 지금 내 모습은 옳지 않다고 말씀하셨다. 모든 것에 위험하다, 안된다 외치며 예민하게 반응하는 나의 행동이 아들에게 어떤 영향을 줄지는 생각하지 못했다. 그저 다치는 것이 두려웠고, 매 순간 온 힘을 다해 조심하는 게 나의 임무라 생각했다. 내가 예민하다는 것조차 인지를 못했던 몇 개월이었다.

데일카네기의 '자기관리론'을 보면, 걱정을 다루는 여러 가지 방법이 나온다. 책에 나온 조언대로, 현실을 돌아보니 내가 걱정으로 마음 쓰며 예민해져 있던 그 수개월 동안, 사고는 일어나지 않았다. 반대로 있지도 않은 일로, 나는 신경이 예민해져서 아들의 행동을 심하게 제한하기만 했다. 명확히 낮은 확률에, 명확히 많은 시간을 투입하고 있던 것이다. 생각을 바꿔 아들을 바라보니, 아들은 여전히 높은 곳에 올라가고 매 순간 뛰어다니지만, 스스로 다치고 조심하는 법을 깨달으면서 성장해나가고 있었다. 나의 걱정은 오히려 아들의 성장을 방해하고 있음을 깨닫게 되었다.



ACTION
1. 거주하고 있는 곳 중심으로, 아기 전문 병원 리스트를 적어놓자. 특히, 야간진료 혹은 응급실이 있는 리스트가 중요하다. (대학병원의 응급실 경우, 아기 상처에 대해 전문적이지 않다. 생사를 넘는 순간이 계속되는 곳이기 때문이다.)
2. 아이를 사랑하는 만큼, 걱정도 커지곤 한다. 아이와 관련된 걱정은 감정에 휩싸여 이성적으로 생각하지 못하곤 한다. 걱정이 있을 때, 어떻게 해결해 나가는지 프로세스에 대해 생각해 보자. (데일카네기 - 자기 관리론을 보면 도움이 된다.)



당연하게도, 아이를 갖는 순간부터 낳을 때, 키울 때 많이 조심하게 됩니다. 하지만 아이가 다칠까 봐 하는 걱정으로, 아이가 자유롭게 노는 것을 제한하는 아빠들이 생각보다 많다는 글을 본 적이 있습니다. 위험을 본능적으로 더 찾으려는 남성의 유전자가, 아이가 노는 환경에 있는 위험을 더 많이 감지한다는 내용이었는데요, 이를 통해 예방하는 효과도 있지만, 저처럼 정도가 지나쳐 아이의 성장을 방해할 수도 있습니다. 이런 걱정을 잘 다루는 일, 아빠가 되는 시간에 미리 한번 생각해 본다면 도움이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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