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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피터 Aug 21. 2020

불편함이 좋아지는 순간

1탄. 부산 독서모임 컨텍스트

불편하다는 것은 익숙지 않다는 말이다


평소에 내가 해오지 않던 걸 해야 하고, 해오지 않던 일이기에 낯설고 어렵다. 그래서 대다수의 사람들은 그 낯섬과 어려움을 피해 가려하는 거 같다. 그런데, 또 편한 것만 찾아다니다 보면 그때의 편안함은 또 어느 순간 당연한 것이 되어 만족을 못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


그렇다. 사람은 참 묘한 존재다. 서있으면 앉고 싶고 앉으면 눕고 싶고 이렇게 편안함만을 추구할 때는 끝이 없고 만족도 없다. 그리고 IT기술이 발달하고 정보가 넘쳐나는 시대라고 하지만 어느 순간부터 우리 사회에는 불편함을 감수한 '경험'이란 것이 화두다. 직장인의 딴짓과 프리랜서의 도전기가 각광받고 이러한 경험담들이 네티즌들의 공감을 얻어 책으로 출간되는 사례도 심심찮게 봤으니 말이다.


그래서 혹자는 생각한다. 경험이란 걸 어떻게 축적해나가야 할까? 하고 말이다. 사실, 의미 있는 축적된 경험을 쌓기 위해서는 당연히 불편함과 노력이 필요한 거 같긴 하다. 그리고 이러한 경험을 쌓는 데에도 다양한 방법들이 있지만 나를 비롯해서 요즘 밀레니얼 세대라고 부르는 또래들은 전통적인 형태의 커다란 모임보다는 작은 모임(연대)을 선호하는 것 같다. 자신의 이야기를 좀 더 자유롭게 소통할 수 있는 그런 공간들 말이다.


그래서, 몇 년 전부터 유료 독서모임이 인기다. 사실 책에 관심이 없는 사람한테는 돈을 내고 독서모임에 나간다는 것이 굉장히 황당한 이야기일 수도 있다. 그런데 책을 꾸준히 읽어본 사람들은 안다. 책이라는 것이 주는 경험의 평균이 그리 나쁘지 않다는 것을 말이다. 그리고 책을 계속 읽다 보면 책에서 저자가 언급한 주장이나 주제들에 대해서 남들은 어떻게 생각할지가 궁금할 때가 많다. 그리고 모호한 것들에 대해서 의견을 나눠보고 싶기도 한 그런 감정들 말이다.



부산 독서모임, 컨텍스트  ⓒ 컨텍스트



나는 책을 좋아해서, 예전부터 많이 읽었던 거 같다


그리고 독서모임이란 것도 약 3년 넘게 꽤나 오래 했다. 그런데 올해 들어 새로운 독서모임을 알게 됐고 최근에 그 커뮤니티의 매력에 푹 빠져있다. '컨텍스트(Context)' 란 이름을 알게 된 건 우연찮게 클릭한 인스타그램의 광고를 통해서였다. 서울에 트레바리가 워낙 유명했기에 처음엔 트레바리 짝퉁인가 하는 생각으로 어떤 모임인지 살펴봤던 거 같다. 그런데, 뭐 그런 거 있지 않나. 그냥 눈길이 가는 거.


젊은 청년 2명이 '먹고사는 문제 너머의 것들'을 자신들만의 철학을 가지고 해결해나가는 과정들이 사진과 텍스트를 통해 나와 있었고 나는 자연스럽게 모임에 참가하게 됐다. 사실 컨텍스트는 타 모임에 비해 참가비도 비싸고 400자 이상의 감상문을 모임 이틀 전까지 제출하지 않고서는 참여가 불가능한 불편함이 있었지만, 한편으론 이러한 제도적인 불편함을 만들어 놓은 서비스에 호기심이 생겼던 거 같다.


그리고 모임 첫날, 운영진들이 입구에서부터 따뜻한 인사로 맞이해주는 서비스가 좋았다. 그리고 약 3시간 넘는 모임 동안 세세한 것 하나하나를 배려하면서 책을 매개로 진정 어린 대화를 나누게 이끌어주는 모습도 인상적이었다. 우연찮게 한번 그런 경험을 한 게 아닐까 싶어 다른 모임에 갔는데도 비슷했다. 아! 진정성이 있는 친구들이구나.


그래서 나는 참가한 지가 그리 오래되지 않았음에도 컨텍스트의 문제의식에 공감했고, 멤버 이상으로 좀 더 의미 있는 역할을 해보고 싶어 졌다. 마침 2020년 하반기 시즌 호스트를 모집했고, 도도한 컨텍스트 규정에 맞춰 기획서 수정을 반복한 끝에 '트렌드'라는 주제로 모임을 개설하게 됐다. 라이프스타일 변화의 흐름을 관찰하고, 교훈을 얻어 일에 있어 더 당당한 내가 되고자 하는 취지인데 컨텍스트라는 공간을 통해 사람들에게 선한 영향력을 펼쳐나가기를 기원해본다.







부산 독서모임, 컨텍스트(9-12월 시즌) 호스트

https://www.wecontextyou.co.kr/goods/goods_view.php?goodsNo=1000000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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