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범한 삶
나는 남들과 별반 다르지 않다고 생각한다. 특별히 성실한 것도 아니고, 건강한 것은 더욱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러 번 견뎌내지 못할 때까지 버틴 적이 많다. 몸은 망가지고, 가장 문제인 정신이 무너질 정도로 말이다. 맞지 않는 일을 억지로 하며 내게 해가 되는 사람들과 지속적인 관계를 맺었다. 이런 행동은 근면성실에서 나오는 행동이 아니다. 그저 멍청함의 산물일 뿐이다. 이제는 그럴 생각이 일절 없다. 맞지 않으면 뛰쳐나오는 방법을 터득했다. 나름 풍요로웠던 때보다 금전적으로 어려움을 많이 느끼는 요즘이 덜 불행하다. 내 시간이 생겼고, 내가 하고 싶은 일을 조금이나마 할 수 있는 체력이 보충되었다.
나는 늘 남들보다 뒤처지기 싫었다. 저 사람들도 하는데 내가 못할 이유는 없다고 말이다. 그렇게 살다 보니 정신도 마음도 몸도 무너져가는 것을 인지하지 못했다. 사실 알고 난 이후에도 딱히 어떤 대처를 하지는 않았다. 눈앞에 놓인 현실과 다가올 불안이 두려워 쉽게 떨쳐내지 못한 것이다. 많은 것을 바란 것도 아니다. 요즘 유행하는 경제적 자유를 선망한 것도 아니다. 그저 평범한 생활을 원했다. 그런데 그 평범함이라는 게 참으로 어려웠다. 남들과 비슷하게 살겠다는 생각이 나 자체를 좀먹었다. 그것은 절대로 행복이 아니었다.
그렇다고 해서 현재에 만족하고 안주하겠다는 다짐은 아니다. 그저 나를 운선순위로 가장 먼저 돌아보려 한다. 스스로의 심지가 굳게 자리 잡아야 주변 사람들에게도 선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으니까. 그렇게 적당한 직장에서 소소하게 일하고, 비축된 체력으로 아침 일찍 일어나 운동과 공부를 하며 글까지 쓰면 일단은 그것으로 족하다. 이제는 무작정 인내만 하지 않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