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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진권 Mar 23. 2024

반성은 자기혐오다

거듭된 반추는 자해와 다름없다




    반성을 하며 자신을 돌아보는 것을 미덕이라 생각하는 사람들이 보면 불편할 수 있는 말이다. 하지만 반성이라는 것은 결국 후회와도 연결이 되어 있으며 그것은 과거의 늪에서 빠져나오지 못함을 의미한다. 단 한 번만 반성하고 넘길 수 있는 현자가 있다면 말리지 않겠다. 그것이 같은 실수를 하지 않을 유일한 방법일 테니까. 그러나 인간은 늘 같은 실수를 반복한다. 그럼에도 반성을 하는 것이 자학이 아니면 무엇일까. 저지르고 반성하고 실수하고 숙고하는데 어떤 거리낌도 없고, 스스로를 좀먹지 않는다면 아무런 문제가 없다. 그러나 대부분의 사람들은 반성으로서 배우는 것보다는 잃는 것이 훨씬 많다. 사람이 걱정을 가장 많이 하는 시간대는 아침이 아니다. 오히려 늦은 밤 자기 직전이고, 그 쓸데없는 생각으로 인해 숙면을 취하지 못하면 다음날 일과에 지장을 받게 된다. 그것은 사실 단어만 반성이지 스스로를 학대하는 것과 같다. 올바른 반성, 유의미한 반추, 그리고 각성은 평범한 사람들에게는 오히려 걸림돌이 될 가능성이 높다. 이후 따라오는 것은 해결책이 아닌 무분별한 증오와 자기혐오이기 때문이다. 이렇듯 평범한 인간에게 반성은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가는 것이 아닌 오히려 후퇴하는 것이다. 일보 전진을 할 수 있을지 없을지도 모르는 판국에 이보 후퇴하는 것이 바로 반성이다.


    반성 보다 우리에게 훨씬 좋은 영향을 끼치는 것은 얼마든지 있다. 자기혐오를 시작할 때 묻고 따지지도 않으며 재지도 않고 곧바로 근력 운동을 하거나 뛰는 것이 좋다. 혹은 따뜻한 물로 목욕한 후 마지막에 오 분 정도 냉수욕을 하면 기분이 한결 괜찮아진다. 인생이 단순할수록 불행에서 멀어지듯이 인간의 몸은 찬물을 끼얹는 것만으로도 쉽게 도파민이 솟구친다. 그런 의미에서 반성을 하고 자조하며 밤잠을 설칠 시간에 운동 후 온수욕 이후 냉수욕을 실행하는 게 훨씬 건강하고 합리적인 선택이다. 그리고 휴대전화를 거실에 두고, 방으로 들어가 문을 걸어 잠그고 곧장 잠을 잔다면, 쓸데없이 떠올랐던 걱정이 말끔히 사라지는 것을 경험할 수 있을 것이다. 그 상태로 아침에 눈을 떴을 때 우리의 몸 상태는 여태껏 느끼지 못했던 완벽한 아침을 맞이할 수 있다. 피곤하지 않고, 활기가 넘치는 그러한 아침을 말이다. 사실 이것은 비법도 아니다. 많은 사람들이 조속한 취침과 이른 기상이 좋다는 것을 아주 잘 알고 있고, 운동을 해야 한다는 것 또한 모르지 않는다. 그럼에도 실행하지 않고, 휴대전화를 들고 침대에 누워 짧은 영상 몇 백개를 쉼 없이 보는 자신을 혐오한다. 그렇게 거듭한 혐오의 굴레에서 곯아떨어진 후 일어난 아침은 개운하지 않은 게 당연하다. 초인이나 천재라고 칭송받는 위인도 그렇게는 살지 못한다. 만약 드웨인 존슨이(더락) 운동도 하지 않고 밤늦게까지 유튜브 쇼츠를 시청하고 있었다면 그 에너지를 얻어낼 수 없었을 것이다. 하루의 끝에 두세 시간을 반성과 자기혐오의 시간으로 날려버리는 것보다는 산책이라도 하는 것이 훨씬 올바른 행동이다. 


오늘 하루는 자신 스스로에게 편한 휴식을 선사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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