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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 글 ㄱㄴ

by 기록

구상 없이 즉흥적으로 쓴 사례. 활용 동의 받음.


나는야 '트랜스 고양이'

내 나이 오늘로 4살. 생일 축해해! 라며 상자를 들이미는 엄마. 아빠. '야옹'소리와 함께 솜뭉치가 폭.

반짝이는 큰 눈망울과 작은 딸기 코를 가진 야옹이가 나를 빤히 쳐다본다.

집에 있는 장난감 낚싯대를 들고 이리저리 왔다 갔다 휘두르면 야옹이의 큰 눈망울도 왔다 갔다... 귀여워!

아침 새가 짹짹. 어린이집에 가야 해서 분주한 아침. 나는 힘겹게 어린이 집에 갈 때 내 친구 야옹이는 집에서 편히 쉬는구나. 부드러움을 뒤로한 채, 야옹이와 작별인사. 이따 봐

동물놀이하자! 말을 거는 유리. 나는 우리 집에 있는 야옹이를 생각했다. 나는 야옹이 할래!

집에서 뒹굴뒹굴, 아무 때나 밥을 먹고 아무 때나 잠을 자고, 고양이 인생 정말 편하구나! 편한 건 좋은 거야 나 오늘부터 고양이 할래!

야옹~야옹~ 엄마가 밥을 줄 때까지 고양이와 같은 소리를 내며 울었다.

엄마, 아빠는 처음에는 웃으셨지만 점점 하지 말라고 혼을 내신다. 힝 나는 고양인데. 울음소리도 못 내게 하시면 말은 어떡하지? 엎드려서 우유도 못 마시게 하신다. 그럼 내 인권은 어떡하지?

생각을 고양이처럼 한다고 권리를 빼앗다니, 말도 안 돼! 나는 내가 고양이라는 고양이의 정신을 포기 못한다. 왜냐하면 난 고양이를 처음 본 순간부터 나도 고양이가 되기로 마음먹었으니까. 그 누가 뭐라 해도 나는 고양이로써의 삶을 살 것이다. 하지만 다른 사람들은 이해해 주지 않는다. 귀와 꼬리를 달면 되는 걸까?


지금 우리 사회는 생각해봐야 한다. 자기들을 고양이라고 생각하며 인간이 아닌 고양이로 불러달라고 하는 사람들의 말을 들어줘야 하는가? 아시안을 기준으로 자신이 흑인/ 백인이 되고 싶으면 다른 사람들이 그렇게 불러줘야 하는가? 고양이의 정신, 흑인의 정신, 백인의 정신이 무엇인가.


0619 ㅈㅇㅈ. 45분 내리쓰기. 현재 기준 자유형식 조건 유일하게 문학 형식을 사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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