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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ulie Nov 02. 2023

퇴근길, 카페에서: 프롤로그

술 못마시는 사람의 카페 탐방기

오늘은 어떤 카페에 가볼까?


 카페에 가 앉아있는 시간이 하루의 활력소가 된다. 어떤 힘든 일이 있었어도, 뭔가 기분이 나빠도, 좀 지쳐도 카페에 가서 한 두시간 있다 오면 마음이 풀린다. 카페에 갈 땐 언제나 노트와 아이패드, 책 몇 권을 챙기는데, 막상 가보면 그 중 한 두가지만 사용한다. 다음엔 진짜 가볍게 들고 와야지… 하다가도 막상 닥치면 또 거북이 등껍질을 짊어지고 카페로 들어선다.


 커피를 너무 좋아하느냐? 또 그런 것도 아니다. 매일 먹어서 그렇지, 없으면 없는대로 살 수 있을 것이다. 그저 하루 중 집이 아닌 편한 공간에서 생각 정리를 할 시간이 필요할 뿐이다.


 카페 방문 n년차. 이제 입구만 들어서도 느낌이 온다. 이 곳은 내가 원하는 분위기다, 이곳은 20분 있다 나가야겠디.하는 식으로. 그러다 마음에 드는 공간을 발견하면 이따금 찾아간다. 너무 자주가면 왠지 내가 부담스러워서.


 술을 먹지 않는다. 타고난 주량은 셀 것 같지만 좋아하지 않아서, 맥주 한 캔을 따도 언제나 두 세모금이면 충분하다. 그러니 야간의 호프집이나 요즘 많이 가는 이자카야 같은 곳에는 관심이 적고, 한낮의 포근한 공기 속에 카페 안에 가 있고 싶어지는 것이다.


 왠지 머릿 속이 정리가 안 되고, 이것 저것 할 일이 많은 것 같을 때, 카페에서 보내는 시간의 도움을 많이 받았다. 리뷰를 보고 찾아간 곳이 왠지 불편하게 느껴질 때도 있었고, 기대 없이 찾아간 카페가 의외로 좋았던 적도 있다. 모두의 취향은 주관적이라서 내가 좋았다고 남들도 좋으리란 생각은 하지 않는다.


 그래서 오늘, 좋아하는 카페에 온 김에 이 공간이 주는 느낌을 느낀대로 써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퇴근길 카페에서>라는 제목은 전부터 생각해 온 것이다. 일단 써보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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