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성군 봉포리 <커피 고>
문득 타려던 버스의 반대방향 정거장 앞에 섰던 것은, 지난밤에 본 인터넷 뉴스 때문이었다. 한 연예인이 고성군 ‘고 커피’에서 휴가의 한 때를 보냈다는 기사였는데, 아마도 출처는 그 연예인의 SNS였을 것이다. ‘강원도에서의 여유로운 휴가’라는 제목과 다르게, 기사 본문은 ‘경남 통영군 봉포리에 위치한 고커피’라는 식으로 전개되었다. 통영에도 봉포라는 곳이 있나 보다.
어쨌든 아는 곳이다. 휴양지의 느긋한 분위기가 풍기는 사진 속 카페, 몇 달 전에 가보고 잊고 있던 그곳이 갑자기 가고 싶어 졌다. 그래서 고성으로 향하는 버스 정거장 앞에 섰던 것이다.
그런데 날은 덥고, 서쪽으로 향하는 오후의 햇살이 딱 정거장 쪽으로 내리쬐는 여름날. 10분 전에 떠난 버스, 그다음 차는 20분쯤 뒤에 올 터인데, 도무지 기다릴 자신이 없다. 다음을 기약하며 원래 타려던 버스를 타러 갔다.
낮동안 무덥더니 밤하늘에 습한 구름이 뒤덮였다. 멀리 앞바다에 뜬 오징어 배 불빛이 구름에 반사되어 밤인데도 어둡지가 않다.
얼마 전에 구름을 관찰하는 내용이 담긴 그림책을 읽었다. 평소라면 ‘우와~ 오늘은 구름이 신기하네’ 생각하고 지나갔을 하늘을 보고 있자니, ‘가만, 저렇게 생긴 구름을 뭐라고 부른댔더라?’하는 생각이 피어났다. 습한 구름은 밤 사이 비가 되어 지붕을 타고 후드득 떨어졌다.
다음 날 아침, 도로가 축축하다. 물웅덩이 위를 지나가는 차들이 한바탕 물세례를 일으켰다. 버스를 기다리는 동안 그 물을 맞지 않도록 조심하며, 어제 타려던 버스를 기다렸다.
속초와 고성 사이를 오가는 1번, 1-1번 버스는 15분 간격으로 다닌다. 다만, -1이 붙는 버스는 수복탑 로터리를 빙 돌아 속초시외버스 터미널쪽으로 향하기 때문에, 장사항 입구까지는 두 갈래로 노선이 나뉜다. 시외 터미널에서 1-1번을 기다리거나, 등대해변 쪽에서 1번을 기다릴 때는 30분 간격으로 온다는 걸 기억해두어야 한다.
1-1번 버스를 탔다. 속초시내에서 봉포, 천진까지는 10~15분이면 도착한다. ‘봉포리’ 정거장과 ‘경동대 입구’ 정거장 사이에 오늘 가려는 카페,‘커피 고’가 있다. 봉포리에서 내렸다.
봉포 해변에서 이어지는 천진해변, 그 너머 언덕배기가 아야진이다. 아야진 초등학교 앞 언덕배기에 한창 짓고 있는 신축 아파트가 거의 다 지어진 모양이다. 약간은 해운대 달맞이길을 올려다보는 듯한 이질감도 든다.
이 아파트는 속초 엑스포장에 모델하우스가 있어서, 한창 분양을 할 때 그 앞에 사람들이 긴 줄을 만들기도 했다. 언제 다 짓나 싶던 각종 건물들이 5~6년쯤 지나 거의 다 완공되어 가고, 이쪽 지역 풍경도 전과는 달라졌다.
휴가철인데도 비가 내리는 아침이라 그런지, 해수욕장 풍경이 썰렁하다. 행정구역명으로는 봉포리와 천진리, 여기 사람들이 부르기로는 그냥 봉포, 천진인 이 동네는 바로 붙어있어서 한 동네 같다. 봉포 활어회센터 앞에 봉포 해수욕장이 있고, 도로를 따라 펜션들이 이어진다. 천진 해수욕장은 그 끄트머리에 둥글게 품어진 느낌의 바닷가다. 서핑샵, 힙한 카페가 있다.
천진에서 작은 방파제를 끼고 모래사장 위 데크를 건너가면 다음 동네인 청간리, 아야진으로 갈 수 있다. 청간리에는 ‘청간정’이라는 정자가 있다.
봉포리 정거장 오른쪽에 하얀색 건물이 보인다. 여긴 ‘도자기 별’이라는 도자기 소품샵 겸 카페다.
속초의 오래된 즉석떡볶이 가게 ‘조롱박 ’근처에 있다가 여기 봉포로 이사 왔다. 갈매기모양 자석처럼 여행 기념이 될만한 도자기 소품을 판다. 코로나 시기에 <여름방학>이라는 여행 예능을 고성에서 찍었는데, 거기 나오기도 했다.
길 건너편엔 올여름 운영을 시작한 신축 호텔과 올 가을에 오픈을 앞두고 있는 거대한 호텔이 보인다.봉포에는 원래도 펜션이 많지만, 이렇게 높은 건물이 생긴 건 처음이다.
‘커피고’를 향하는 길을 따라 펜션들이 쭉 이어진다. 길 바로 옆이 바다지만, 건물에 가려 보이지는 않는다. 한 숙소에 <나 혼자 산다> 배우 구성환 편에 나왔다는 현수막이 걸려 있었다.
큰 길가 안쪽으로 ‘경동 대학교’가 있다. 내가 대학 진학을 할 무렵에는 한국인 학생 비율이 훨씬 높았지만, 지금은 대부분 외국인 학생들이 다닌다. 속초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는 학생들이 많아, 저녁 무렵에는 1번, 1-1번 버스가 만석일 때가 많다.
카페 ‘커피고’는 펜션 건물 1층에 있다. 로비에 카페를 운영하는 숙소는 많지만, ‘커피고’처럼 카페만의 매력으로 알려진 곳은 드물다.
안으로 들어가면, 바깥 도로 쪽에선 보이지 않던 바다가 눈앞에 펼쳐진다. 따듯한 색감의 조명과 아늑한 공간감 때문에 이곳이 더 특별하게 느껴지는 것 같다.(커피나 빵은 비싼 편이지만)
여행객들이 일부러 들렀다 가는 카페라고 듣고 처음 와봤던 ‘커피고’. 오늘도 여전히 여행객들이 많다.같은 건물에 있는 펜션에 묵으면, 커피고에서 쓸 수 있는 할인 쿠폰을 주는 것 같다.
비 내리는 바다를 보면서 아이스 라떼를 마셨다.
‘커피고 ’
찾아가기
1. 버스 시간표(+시간표 보는 방법)
고성과 속초 사이를 오가는 1번, 1-1번 버스를 이용. ‘커피고’에 찾아갈 때는 위 시간표의 왼쪽 ‘속초발’ 부분을 본다.
대포 차고지에서 출발하는 시간이 나와있고, ‘경유지’라고 쓰인 곳에 번호가 쓰여있다. 1번은 의료원 경유, 2번은 영랑동 경유 버스다. 의료원 경유 버스가 1-1번, 영랑동 경유 버스가 1번이다. 1번, 1-1번은 해변을 따라 난 7번 국도 위를 달린다.
그 뒤로 3번은 아야진, 4번은 가진을 경유한다. 쭉 큰길로 가다가 해당 번호가 적힌 시간대에는 해변 쪽으로 더 깊숙이 들어갔다가 나온다. 아야진 해변, 가진 해변에 볼 일이 있거나 바닷가를 보면서 가고 싶으면 좋지만, 아니라면 몇 분 돌아가는 코스.
마지막으로 5번은 송포를 경유한다. 이 경우엔 마차진 종점까지 가는 버스에만 해당된다. 거진읍으로 갈 때 바다 쪽 길과 국도에 가까운 길로 갈라지는데,국도에 가까운 ‘송포’쪽으로 간다는 이야기. 몇 번 타봐도 헷갈리는 부분이다. 거진이나 화진포 쪽 갈 일이 있을 때에만 신경 쓰면 된다.r
1번과 1-1번을 합쳐 15분 간격으로 오고, 수복탑 로터리에서 두 갈래로 노선이 갈라졌다가 장사항 입구에서 다시 만난다. 그래서 시외터미널, 의료원 앞에는 1-1번만 오기 때문에 30분 간격으로 고성행 버스가 온다. 마찬가지로 영금정, 등대해변 근처에도 1번 버스만 오기 때문에 30분 간격으로 고성행 버스가 온다.
속초쪽으로 돌아올 때는, 카페 건너편의 정거장을 이용한다. 15분 간격으로 1번,1-1번 버스가 온다.
고성군 안에서만 다니는 마을버스도 있다. ‘커피고’에 갈 때는 알 필요 없는 버스 시간표이지만, 고성 내에서 더 가보고 싶은 동네가 있다면(산 가까이 있는 마을) 참고.
고성행 1번, 1-1번 버스에 대해 더 궁금하다면, 자세히 적어둔 아래 블로그에서 확인할 수 있다.
https://m.blog.naver.com/lettersfromsokcho/223831338319
2. 속초시 실시간 버스 위치 사이트
https://bis.sokcho.go.kr/search
버스정거장에 QR코드가 붙어있다. 카메라로 찍으면 실시간 버스 위치를 볼 수 있는 사이트로 연결된다.
속초시에서 운영하기 때문에 속초시 관할 버스 정보만 나온다. 같은 1번, 1-1번 버스라도 속초시 관할이면 보이고, 고성군 관할은 안 나온다.
3. 카카오 맵/초정밀 버스
카카오맵 어플을 다운로드하면, 초정밀버스 정보를 제공하는 지역을 골라 볼 수 있다. 속초는 서비스를 제공 중이고, 고성은 아직 없다.
서비스 지역인 속초를 검색하면, 영랑동을 지나고 있는 1번 버스가 보이지만,
‘커피고’ 카페가 있는 고성군 봉포리는 서비스 지역이 아니라서 버스 정보가 안 나온다. 어쩔 수 없이 아날로그 버스 시간표에 의지하는 수밖에.
시간이 없어 속초 시외버스 터미널에서 ‘커피고’까지 택시 타고 왔다 갔다 했다는 후기를 봤는데, 안 타봤지만 편도 7천 원 이상은 나올 것 같다. 버스로는 기본요금이면 간다.
고속터미널과 가까운 고속터미널 정거장 앞에는 1번, 1-1번 버스가 모두 온다. 최대 15분만 기다리면 탈 수 있다.
속초 시외 터미널 앞에는 1-1번만 오지만, 도보 5분 거리의 수복탑 정거장에는 1번, 1-1번 버스가 모두 온다. 오래 기다리기 싫다면 조금 걸어가서 타는 것도 추천.
고성가는 버스 요금은, 제일 먼 종점 마차진까지 가도 기본요금이다. 예전에는 거리에 비례하게 요금이 책정되어서 마차진 종점까지 5~6천원 정도 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몇 해 전 지자체 보조금으로 요금 단일화가 되어서 버스 요금 부담이 없어졌다. (양양 가는 9번, 9-1번 버스는 아직 거리에 비례한 요금을 내고있다. 그래서 교통카드를 찍기 전에 목적지를 말하고 타야한다. 수도권처럼 하차 태그를 하면 자동으로 추가요금이 계산되는 시스템이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