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화 : 누군가 내 진면목을 알아봐준다면

공고를 보고, 내 커리어와 비교하고, 시도하는 나날들.

by 농도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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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스스로를 객관적으로 바라보니,

시간이 많지 않다는 감각이 진하게 밀려왔다.

현재의 커리어를 그대로 유지한다고 했을 때,

나는 시간이 지날수록 경쟁력이 없는 커리어를 가진 사회인이 되어가겠구나 라는 느낌마저 들었다.

그래서 가만히 앉아서 회사 내의 우물 안 개구리가 되느니, 내 스스로의 가치가 얼마나 되는지 확인을 하기 위해 이직 사이트를 검색하기 시작했다.

마치 FA를 선언한 농구선수가 각 팀의 오퍼를 기다리는 것처럼.

냉정하게 말해서 스타 플레이어는 아니었으니,

나를 알리기 위해서 각종 SNS에도 내 이력서를 업데이트하고 반응을 기다렸다.


한편으로는 이력서를 몇 차례 수정하면서 이직 공고가 뜰 때마다 내가 지원할만한 곳인지를 검토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당장 이력서를 수십 곳, 수백 곳에 넣지 않았다.

실제로 내가 면접을 보러 간다고 가정했을 때, 설레는 마음으로 갈 수 있는 곳들을 중심으로 지원을 했다.

대기업은 아니어도 괜찮았다. 대신, 그곳에서 내가 성장할 수 있어야 했다.

그러다보니 많아야 한 달에 한 곳 정도 지원서를 넣었었다. 물론 이것이 맞나? 하는 생각은 들었다.

내가 지금의 직장에서 발전 가능성이 높지 않다는 것을 이미 확인한 터에,

보수적으로 아직을 알아볼 필요가 있나 싶었다.


아마 내 스스로는 두 가지 마음이 계속 싸우고 있었던 것 같다.

꼭 이직을 해서 다시금 내 커리어를 새롭게 발전시켜보자는 마음과,

지금의 낮은 업무 강도를 유지하면서 업무 밖에서 나를 채울 수 있는 게 뭘까를 고민하는 마음.

중요한 것은,

어느 쪽으로든 결론을 내린다 하더라도

얼마 지나지 않아 내 마음은 다시 흔들리게 될 것이었고

그렇다면 둘 다 하는게 낫지 않을까 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러던 어느 날, 두 차례의 면접 기회를 가지게 되었다.

면졉에 자신 있던 나에게, 이것이야말로 기회가 아닌가 하는 생각으로

그 동앗줄을 잡기 위해 나는 웅크렸던 몸을 일으키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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