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실을 직시하고, 한 걸음부터 다시 시작
내가 바뀌어야 방법이 생긴다는 다짐은
서울로 다시 올라온 뒤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면서 조금씩 구체화됐다.
그동안 지방에 있으면서 만나지 못했던 사람들,
코로나를 핑계로 연락이 끊겼던 사람들을 하나씩 만나기 시작했다.
그들을 통해 내 시선이 아닌 타인의 시선으로 나를 들여다보고 싶었다.
대부분의 외부 지인들이 나에게 비슷한 이야기를 했다.
“일단 준비를 해. 트라이를 해보고 나서 판단해도 늦지 않아.”
“지금 커리어로 회사를 옮겨서 어떤 대우를 받을 수 있는지 확인해보는 것도 필요하지.”
그 말들이 내게 다시금 방향을 일러주었다.
우선순위는, 지금 내가 준비해야 할 것들부터다.
지방에서 서울로 올라오긴 했지만,
현실은 다시 2년 이상을 승진에 집중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이미 두 차례 고과로 좌절을 겪고 나니,
“아, 이 회사와 나는 결국 맞지 않는구나.” 라는 생각이 뿌리처럼 자리를 잡기 시작했다.
사람도 중요하고, 팀 분위기도 중요하다.
하지만 나는 이제 ‘나 자신과 나의 커리어 궁합’을 생각해야 할 시점이었다.
문제는, 그 사이 시간이었다.
2년 동안 나는
조금 더 나이가 들었고,
커리어는 정체되어 있었으며,
비즈니스 영어를 시작하긴 했지만
외국계에서 실무를 할 수준은 여전히 아니었다.
생각해보니, 뒷통수를 맞고도
나는 스스로를 단련할 준비가 부족했구나 싶었다.
지방에서의 2년. 나는 왜 더 나아질 생각을 하지 못했을까.
지금은 방법이 필요했다.
이직도 중요하지만, 당장 하루하루를 정체된 상태로 살아간다면
나는 어느새 이곳에 고여버릴 가능성이 높아 보였다.
슬럼프일지라도 붙잡고 갈 무언가.
지금의 나에게 필요한 건, 다시 나를 일으켜 세울 루틴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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