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씨에서 학회가 끝나고 맨해튼 근교에 사는 친구를 만나러 가는 길, 필라델피아에 들러서 치즈스테이크를 먹어볼까 말까 고민을 했다. 안 서고 그냥 쭉 갈까, 아니면 서서 먹어보고 갈까.
아내는 치즈스테이크는 기대가 안 되지만 하나가 어차피 네 시간 넘게 차에 있으면 힘들어할 거 같다고 해서, 두 시간 30분 지점인 필라델피아(이하 필리)에 서기로 했다.
필라델피아엔 치즈스테이크 집이 너어무 많기 때문에, 그냥 필자가 좋아하는 Somebody Feed Phil에 나온 가게를 가 보기로 했다.
넷플릭스에 있으니 한 번 봐 보시기를.. 가족적이고, 훈훈한 여행 맛집 쇼.그럼 후기 시작한다.
후기
지도 남서쪽 디씨에서 출발해서 지도 북동쪽 뉴욕시로 향하는 여정. 그 가운데쯤에 필라델피아가 위치해 있다.
고속도로 I-95에서 돌아가는 것도 거의 없는 곳에 위치한 식당이라... 들러보기로 했다. 모든 사람들이 "그거 그냥 상상하는 맛이랑 똑같아"였지만.
도착. 두둥탁. 부슬비가 내리는 날이었는데도 줄이 서있다. 의자 자리는 만석.
이런 쉑에서 주문할 때는 뭔가 헛소리를 하면 안 될 것 같아서 뭘 주문할 지 마음속에 여러 번 되뇐다.
핫 샌드위치의 로스트비프는 뭐고 치즈스테이크는 뭐지? 이런 걸 물어볼 깜냥이 안 돼서.. 그냥 로스트 포크 하나랑 치즈스테이크 주문해 보기로 한다.
1930년부터 이 자리에 있었던 집이라고 하니.. 좀 대단하다는 생각은 들었다. 돌아가신 우리 할아버지랑 나이가 비슷하네...
이 전대 사장님 할머니가 최근에 돌아가셨네. 근데 저 분마저도 설립자는 아니다. 치즈 스테이크 자태. 특별할 거 있었냐? 하면 뭐 그렇게 대단한 건 없었을 수 있지만, 1) 맛있고, 2) 가성비 진짜 미쳤다. 고기 엄청 부드러운데 양이 정말 많다. 포크는 먹던거 찍어서 죄송합니다. 허겁지겁 먹다가 타이밍 놓침. 돼지 전문점인데 소고기가 개인적으로 더 맛있었던 것 같기도 하고... 근데 둘 다 맛잇었다.
어니언링은 특별히 맛있는 집은 없어도 맛없는 집은 확실히 있는데, 여긴 맛없는 집은 아니었다.
그냥 치즈 스테이크 큰 거 성인 둘이서 나눠먹으면 딱 한 끼 된다. 가격도 훌륭함...종합 한줄평
역시 까더라도 해 보고 까자,라고 생각하길 잘했다. 왜냐면 깔 게 없었다. 서브웨이랑 똑같다느니, 그냥 상상한 그 맛이라느니의 평은 나에겐 해당되지 않았다. 필라델피아를 여행하실 분은 많지 않겠지만, 필라델피아를 지나가게 되실 분이라면 꼭 들러보시기를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