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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소미소리 Sep 16. 2024

추석 음식, 애호박전

성인과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대규모 역학 조사에서 섬유질과 과일, 채소를 풍부하게 먹은 사람들은 정서적 불안 증세가 나타날 확률이 낮았다.(p.52) 김남규, <몸이 되살아나는 장 습관>



내일 사용할 추석 음식을 준비하시는 어머니를 거들러 친정에 갔다. 부침개라도 부치려고 했는데, 벌써 거의 다 하셨다. 깻잎고기전은 이미 다 되어 있어서 애호박전만 마저 부쳤다. 애호박도 이미 적당한 크기로 썰어서 덧밀가루까지 입히셨기에, 소금간이 된 달걀물만 입혀서 노릇하게 구웠다. 기름을 적당히 두른 팬에 약불로 오랫동안 구웠다. 애호박은 오랫동안 구워야 서걱거리지 않고 부드럽다. 명절 준비를 도우러 간 게 무색하게도 부침개 두 세 판 부치고는 앉아서 잘 먹고 놀다가 왔다.



명색이 오늘은 인사를 하러 간 게 아니고, 음식 만드는 걸 도우러 간 거라 가족들은 같이 가지 않아서, 가족들 반찬을 미리 만들어 두고 나갔다. 오늘의 반찬은 감자채볶음과 어묵볶음, 그리고 로메인샐러드였다. 로메인은 잘 씻어서 손으로 적당한 크기로 찢었다. 로메인을 접시에 담고 위에 생들기름, 소금, 후추를 조금씩 뿌렸다. 감자채볶음은 감자 네 개를 가늘게 채 썰어 소금에 절이고, 10분 뒤에 찬물에 헹군 다음 꽉 짜서, 양파 1개와 함께 볶아서 완성했다. 간은 소금과 후추로 하고, 한쪽에는 치즈를 녹여 주었다. 어묵볶음은 파 두 뿌리의 배를 가른 다음 길쭉하게 잘라서 어묵과 같이 볶았다. 어묵에서 기름이 나오니 처음에는 그냥 볶다가, 거의 볶아질 무렵 식용유, 고추장, 간장, 설탕, 올리고당 1큰술씩 넣고 한 번 더 볶았다.



아침에는 복숭아로 간단히 요기를 하고, 점심과 저녁은 명절 음식을 먹었다. 깻잎고기전은 입에 맞지 않았다. 고기는 살코기가 들어갔고, 두부와 여러 가지 채소로 반죽을 했다지만, 고기 냄새가 불편해서 영 젓가락이 가지 않았다. 자연식물식을 시작하기 전에는 즐기던 부침개인데, 이제는 고기가 전혀 당기지 않는다. 대신 이전에 찬밥이었던 애호박전이 맛있다. 애호박전을 뜨거울 때 먹으니 고소하고 향기로워서 여러 개 먹었다. 송편과 과일을 꽤 많이 먹었지만 즐겁게 먹어서 그런지 소화가 잘 되었다. 자연식물식 69일째다. 아토피 피부가 완전히 낫지는 않았지만 빠른 속도로 치유되고 있다. 마음도 편안한 편이고 전반적인 컨디션도 좋다. 몸무게는 약간 빠진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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