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소미소리 Sep 14. 2024

67일째 자연식물식 세끼

음식은 장내 미생물 군락에 영향을 미치는 가장 중요한 요인 중 하나이다. 섬유소가 많은 채소, 과일과 통곡 그리고 발효식품은 유익균이 자라기에 적합한 환경을 만들어주고 반대로 밀가루, 인스턴트 음식, 고지방 음식은 유해균이 자라기에 좋은 환경을 만들어준다.(p.69) 김남규, <몸이 되살아나는 장 습관>


자연식물식 67일째다. 자연식물식 100일을 목표로 하고 있으니 벌써 3분의 2 지점이다. 처음에 자연식물식을 시작할 때에는 30일만 해보자는 마음이었고, 30일이 달성되었을 때에는 추가로 30일만 더 해보려고 했다. 60일이 달성되자 100일을 향해 가고 있다. 자연식물식은 하다 보니 식탁을 차리기가 편하면서도 음식이 맛있어서 멈출 수가 없다. 게다가 몸의 자잘한 질병들이 치유되고 더불어 마음도 편안하니 자연식물식을 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 자연식물식은 잘못된 식사로 인한 질병을 치유하기 위한 식이요법으로 채소, 과일, 통곡물 위주의 식사를 하는 방법이다. 매일 세끼 모두를 자연식물식으로 완벽하게 유지하지는 못한다. 주로 아침은 건너뛰는 편이고 한 끼 정도는 바깥 음식을 먹거나 자연식물식에서 벗어난 음식을 추가하는 경우가 많은데, 오늘은 무난하게 세끼의 자연식물식을 했다.


자연식물식을 하고 50일이 지나면서부터는 아침에 저절로 일찍 눈이 떠진다. 알람이 울리기도 전에 피곤함 없이 일어나는데, 오늘은 오전 5시에 일어났다. 일찍부터 활동을 하다 보니 식욕이 생겨서 오랜만에 아침을 제대로 먹었다. 군고구마 2개에 바나나 1개를 먹었으니 평소에 비하면, 제대로 먹은 셈이다. 점심은 황태미역국에 상추샐러드, 몇 가지 김치, 김구이, 그리고 새송이버섯구이로 차렸다. 새송이버섯구이는 오늘 처음 해 보았는데 만들기도 쉽고 가족들도 두루 잘 먹었다. 새송이버섯을 씻어서 동그랗고 도톰한 모양이 나오게 자른 다음, 한쪽면에 십자모양으로 칼집을 낸다. 그리고 기름을 살짝 두른 팬에 앞뒤로 노릇하게 굽고 소금과 후추로 간을 하면 완성이다. 칼집을 내어야 모양도 좋고 식감도 부드러워진다. 칼집을 낼 때 시간이 조금 걸리지만, 만드는 과정이 전혀 어렵지 않고 시간도 오래 걸리지 않는데 비하면, 맛과 모양새가 훌륭하다. 간장양념을 사용하는 경우도 많다는데, 버섯을 구웠을 때 향이 좋아서 양념을 순하게 했다. 황태미역국의 황태는 자연식물식에서 벗어난 음식이지만, 요즘에는 생선 종류는 조금씩 먹고 있다. 아이들은 지난번에 끓이자마자 냉동해 두었던 소고기미역국을 해동해서 끓여 주었다. 간식으로 옥수수와 바나나를 몇 개 먹었더니 저녁 생각이 없어서 옥수수에 물김치로 간단한 저녁을 차렸다. 여름의 제철 옥수수가 끝난 줄 알았는데, 어제 마트에 갔더니 옥수수가 있어서 바로 사 왔다. 맛이 어떨까 했는데, 역시 끝물이라 옥수수가 말라서 식감도 단단하고 옥수수 뿌리 부분이 벌써 꺼멓다. 꼭꼭 씹으니 구수한 맛에 먹긴 했지만, 더 이상 끝물의 옥수수를 살 것 같지는 않다.


과식을 하지 않아서 속이 어제보다는 편안하지만, 공복감이 좀 필요하다. 공복감이 유지될 때의 편안함과는 다른 느낌이라 내일은 공복 시간을 좀 늘려 보아야겠다. 몸의 건강을 위해 먹는 음식을 조절하고 속을 비우는 것처럼, 마음의 건강을 위해서도 욕심을 조절하고 마음을 비울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 든다. 몸무게는 약간 감소했고, 피부도 계속 치유되고 있다.



* 표지 사진 : UnsplashMegumi Nachev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