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달에 1000만 원 벌어오면 좋은 남편이냐?
글 제목이 매우 자극적이지만 우리 남편은 결코 무능하지 않다. ^^ 돈을 엄청 많이 벌어오는 건 아니지만 내게는 가장 친한 친구이자 든든한 가족이고 얼굴도 귀여워서 제법 봐줄 만하거든.ㅎㅎ
이 매거진의 주제가 사교육에 대한 것인데 왜 우리 남편 얘기가 나왔냐면 의외로 내 사생활에 관심 가진 학부모님들이 많기 때문에 그분들의 입에서 우리 남편 얘기가 나온 적이 있어서다.
사실 나는 내 또래에 비해 체격이 작은 편이다. 키가 작은 건 아니지만 골격이 작고 어린 시절부터 마른 체형인 데다 대두라서 더 왜소해 보인다. 그래서 내 작가로서의 이름도 멸치, anchovy이다. 이 작은 체격을 오지랖 넓게 걱정해주시는 분들이 꽤나 있다는 거다. 뭐 좋은 영양제나 음식을 선물해주시는 건 너무너무 감사하지만 가끔 그 수위가 지나쳐서 우리 남편의 무능함에 대해 얘기하며 나를 안쓰러워하는 발언을 한다.
"선생님, 남편이 한 달에 1000도 못 벌어요?"
"남편이 뭐하시는데 애 안 낳게 하고 이렇게 늦게까지 일 시켜요?"
"남편이 정말 못됐다. 이렇게 연약한 사람 일 시키고."
이런 류의 오지라퍼들이 넘실넘실 넘쳐난다. ㅋㅋ
이딴 얘기를 들으면 내가 대학 나오고 석사 공부까지 한 게 저분들한테는 별 거 아닌 결혼 전 신부수업인 건가 하는 의구심이 든다. 아니 여자는 능력 발휘하면 안 되나? 나 아직 괜찮은데? 아직 인기도 많고 강의력도 좋은데 썩히기 아까운 재주 아닌가?
나는 고요한 새벽 시간, 일을 마치고 들어가는 내가 뿌듯하다.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고 그걸 지지해주는 남편이 있으니 누가 뭐라든 상관 없는 거라고 생각한다. (하물며 우리 남편은 능력 있는 마누라를 존경하기까지 한다. 일 잘하라고 얼마나 건강을 챙겨주는데! ^^)
어머님들~
저 좀 더 열심히 벌겠습니다.
예뻐 좀 해주세요. ㅎㅎ
늙어서 편하게 살 수 있게 돈 좀 열심히 벌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