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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곤딩 Apr 15. 2022

결국 나는 또 도전을 선택했다

안전빵이냐 또 새로운도 전이냐

원래 나가기로 한 콩쿨의 대회요강이 떴다. 7월로 확정이 되었고 원래 예상했던 5월보다 2달이 늦춰졌다. 그러나 또 다른 재단에서 새로운 아마추어 콩쿨을 열었고 그 대회는 5월이라 평소 준비하던 대로 하면 되었다. 참가비까지 내니 정말 내가 대회를 나간다는 게 실감이 다.


"그럼 시간이 조금 있을 것 같은데 낭만 곡 하나 더 배워보실래요?"

5월에 대회를 나가고 7월까지는 조금 텀이 있을 것 같아 선생님이 낭만 곡 몇 곡을 추천해주셨다. 이제 선생님을 안 지도 6개월이나 되다 보니 내 취향과 신체적 조건에 맞춰 여러 가지 곡을 추천해주셨다.


리스트 - la leggierazza

https://youtu.be/ax4Zox2frNc


라흐마니노프 - 8 etude no5 중 5번

https://youtu.be/ILWgdc0vfbs

francis poulenc - 15 improvisation

https://youtu.be/_4WI6B8rY4o

 

 라흐마니노프와 리스트의 곡은 옥타브는 기본, 10도(도 - 미)의 구성이 많기 때문에 무조건 큰 손이 유리해 두 작곡가는 내 음악인생에서 자연스레 배제하고 있었. 다행인건진 모르겠지만 나와 손크기가 같은 선생님 덕분에 라와 리스트의 곡은 절대 못 친다는 생각을 깰 수 있었다. 또한 너무 고전보다는 현대 쪽으로 시대가 가까울스록 감정표현이 상대적으로(?) 쉽다 보니 이런 비슷한 계열로 추천해주신 듯했다.


 라흐마니노프의 에튀드는 내가 잘 칠 수는 있지만 곡이 짧기도 하고 다른 곡과 같이하기엔 다른 곡들이 난이도가 있어 자연스레 배제가 되었다. 그럼 후보는 리스트와 프란시스 풀랑크. 선생님이 알려주시기 전까진 몰랐던 프란시스 풀랑크는 그중에서도 63년까지 살아있던 가장 현대적인 작곡가다. 나는 이미 현대곡 느낌이 많이 나는 히나스테라의 곡을 치고 있어서 음악성으로 보았을 때 그나마 고전적(?) 낭만 느낌이 나는 리스트의 곡이 더 끌렸다. 그러나 아무리 손을 안 벌리는 리스트의 곡이라도 난이도는 어느 정도 있었고 풀랑크의 곡이 상대적으로 리스트보다 쉬웠다. 다시 또 선택의 갈림길에 놓였다. 도전을 할 것이냐 아니면 안정성을 택하겠느냐. 아직 히나스테라가 완성되지 않은 채 말이다.


 고민을 하고 있을 무렵 가족들과 술자리에서 이 고민은 생각보다 빠르게 결론이 내려졌다.

 "이런 말을 하는 것 자체가 넌 리스트를 하고 싶어서 이야기하는 거야"

 

 더 이상의 고민은 시간만 지체할 뿐이었다. 이미 난 피아노를 잘 치고 싶어 모험을 택했다. 물론 이 정도까지 고생할 줄은 모르고 택한 순수한 도전이었지만 이미 난 여기까지 왔고 여기서 모험을 추가해도 최악의 상황은 그저 리스트의 곡을 끝내지 못하는 것뿐이었다. 이미 나에겐 완벽하게 준비될(?) 히나스테라의 곡이 있을 테니 말이다. 또한 레슨을 받을 때 새로운 곡에서 새로운 감정과 영감을 받을 수 있다면 배우지 말아야 할 이유가 있을까?


 그렇게 또다시 나는 도전을 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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