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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꼬부기 아빠 Oct 07. 2022

아내를 위한 레시피 Intro

아내를 잘 먹이면, 가정이 평화로워진다...

  나의 아내는 나보다 요리를 잘한다. 맛과 향과 그릇에 담는 것까지 어느 하나 허투루 하지 않고 매우 정성껏 잘 만들어낸다. 맛도 훌륭하다. 


손님을 맞이하던 어느 날의 저녁 식사 1


  하지만 맛있는 요리를 얻어먹은 대가는 설거지와 뒷정리이다. 아내는 비슷한 요리를 하였을 때 나보다 배이상 많은 요리 도구를 사용하는 경향이 있다. 나는 요리를 하면서도 중간중간 정리를 하는 성향이라 요리를 끝 마치고 나서도 정리할 것이 많지 않은 반면, 아내가 요리를 하고 나면 주방은 마치 전쟁을 치른 듯하다.


손님을 맞이하던 어느 날의 저녁 식사 2


  신혼 때와는 달리 사랑스러운 아들이 태어난 이후 육아에 전념하게 된 아내는 요리를 할 시간이 물리적으로 줄어들었을 뿐만 아니라 정신적/육체적 에너지가 바닥이 났다. 아이의 식사를 준비하고 먹이고 뒷정리를 하느라 정작 본인의 식사는 거르거나 대충 때우기 일쑤이다.

  그래서 회사에서 퇴근하고 돌아오면, 어질러진 집을 맞이하며 차오르는 심란한 마음과 더불어 아침, 점심 중 한 끼도 제대로 먹지 못한 날이 많은 아내에 대한 안타까운 마음이 가득해진다. 나는 회사 구내식당에서 남이 차려준 맛있는 식사를 매일 두 끼 이상 먹고 지내고 있는데, 맛있는 음식을 먹기 좋아하는 아내는 매일 한 끼도 제대로 차려먹기 어려워하다니...


아내가 차린 어느 날의 저녁식사 1


  그럼에도 사람 마음이 이기적인 게, 나는 일을 하고 왔으니 저녁은 아내가 차려주기를 바란다. 한동안 우리의 저녁은 냉장고 남은 재료들을 이용한 한 그릇 요리나 구매한 밀키트 혹은 배달음식으로 채워졌었다. 정갈하게 차려진 어머니의 밥상 같은 저녁을 기대하지만 그러한 날들은 한 달 중에 손에 꼽을 만하다. (그런 면에서 우리 어머니들은 어떻게 삼시세끼 차리고 치우고 하시면서 집안일까지 잘 해내셨는지 존경스럽다.) 그래도 아내가 에너지가 조금 남은 날들은 저녁을 잘 차려주려고 헌신해주고 있다. 그래서 나도 주말이나 조금 일찍 퇴근한 날들은 내가 저녁 식사를 담당하려고 노력하는데 마냥 쉽지는 않다.


스페인 여행 때 먹었던 베이컨 파스타


  나의 요리의 원천은 유튜브와 백종원 선생님이다. 대강 먹고 싶은 메뉴가 생각나면 유튜브에 검색해서 레시피를 참고하고 얼추 비슷하게 따라 만든다. 크게 벗어나지만 않으면 만족스럽게 맛있게 만들 수 있었다. 입맛의 기대치가 낮아서인지 나는 내가 만든 음식들의 거의 대부분은 맛있게 먹었다 ^^. 


  요리하는 것을 별로 좋아하지도 않고, 요리를 귀찮고 힘든 일이라고 여기지만, 아내에게 요리를 해주면 장점이 꽤나 많다. 일단 아내가 본인 수고 없이 식사를 해결할 수 있다는 것에 매우 만족해하고, 남편이 본인을 위해 요리를 해주었다는 사실에 삶의 만족감이 올라가며, 무엇보다 배불리 밥을 먹고 나면 밝은 에너지가 많아져서 집안의 분위기가 훨씬 더 좋아진다. 그래서 결과적으로 아내가 아이를 조금 더 집중해서 돌보아주는 시간이 늘고 집안일에서 담당하는 참여율이 올라 내가 집에서 누릴 수 있는 혼자만의 시간(자기 계발, 자유시간)을 더 확보할 수 있게 된다.   

  

한 때 가꾸었던 텃밭에서의 수확물 1
한 때 가꾸었던 텃밭에서의 수확물 2


  조삼모사일 수 있지만 결과적으로 (요리에) 조금 수고해서 (다른 것의) 수고를 덜 수 있게 된다. 무엇보다 가장 만족스러운 점은 내가 한 요리를 먹고 행복해하는 아내의 모습에 나도 기쁘다는 점이다.

  그래서 이 같은 행복감을 더 자주 누리기 위해, 아내를 위해 요리하였던(내가 조리만 하였지만) 레시피를 나의 기록으로 정리해보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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