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무 대꾸로 반응했을까?”

-다섯째, 꿈 해석 이야기(10)

by 스테파노

고객(0 동아, 가명, 여, 34세)의 꿈 내용


❲꿈에서 나는 길을 가다가 어두컴컴한 후미진 곳에서 동냥하는 사람을 보았다. 그 사람은 너절한 옷차림에 허름한 포대기 같은 것으로 모습을 가린 채 쭈그리고 앉아있었다. 나는 그 사람이 안쓰러워 핸드백에서 지갑을 꺼내 몇 푼 안 되지만 보태 쓰시라고 건네주었다.


그런데 그 사람은 고맙다는 말 한마디 없었다. 아무런 대꾸도 없는 그 사람은 외려 나를 무시하는 것 같았다. 나는 집으로 발길을 옮기면서 동냥하는 여인네가 ‘왜 무 대꾸로 반응했을까?’라는 생각이 머리를 떠나지 않았다.


그러면서 갑자기 나는 무서워지기 시작했다. 뒤에서 포대기를 쓴 사람은 험상궂은 사내로 변해서 나를 쫓아오고 있었다. 나는 무작정 도망가기 위해 달리기 시작했다. 나는 한참을 뛰다 보니 걷기조차 힘들었다.


뒤를 돌아다보니 그 험상궂은 사내는 쫓아 오지는 않았다. 그 사람은 아마도 사람들 속에 숨어서 몰래 나를 지켜보는 것 같았다. 어딘지 모르나 몰래 숨어서 나를 지켜본다고 생각하는 그 순간 갑자기 나는 숨이 조여드는 것처럼 답답해지면서 죽을 것처럼 불안감에 싸였다. 꿈이었다. 나는 지금도 그 꿈만 생각하면 몸서리치게 무서웠다.❳


질문한 몇 가지 사항들


박사는 “동아 씨, 꿈에 관해 잘 들었습니다. 동아 씨, 꿈을 꾸고서 어떤 감정을 두드러지게 느꼈나요?”라고 묻는다.

동아 씨는 “불안하고, 무서웠지요. 공황장애는 아닐까 걱정도 되고요.”라고 대답한다.


박사는 “그렇군요, 험상궂은 사람으로부터 쫓기는 꿈을 꾸었으니 무서운 감정이 들었을 거예요,

그런데 동아 씨는 쫓아오던 험상궂은 사람을 왜 사내라고 기억하나요?”라고 묻는다.


동아 씨는 “최근에 스토킹 하는 사람, 조현병을 앓은 무서운 사람 등 나쁜 사람은 모두 남성이잖아요, 이러한 남성이 여인들을 무자비하게 위협하고 해치는 뉴스가 종종 있잖아요. 당연히 남성이라고 생각해서 꿈에도 남성으로 나타난 것이 아닐까요?”라고 아직도 무서움을 느끼는 사람처럼 얼굴을 찡그리면서 대답한다.


박사는 “꿈에서 나오는 등장인물은 꿈꾸는 사람의 기분을 반영하여 자주 변하지요. 예를 들면 방금의 꿈 이야기 중에서 처음에는 포대기를 쓴 일반적인 사람이었다가, 중간에 해를 끼치지 않을 것 같은 여인네로 변하고, 또 무서운 상황으로 바뀌면서 험상궂은 남성으로 변하지요. 변할 때 동아 씨의 기분이 꿈속에서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볼 수 있지요.


그런데 꿈속에서 동아 씨는 왜 동냥을 구하는 사람을 무섭게 느껴졌을까요?”라고 마치 꿈속으로 들어가서 상황을 본 듯이 말한다.


동아 씨는 “몇 푼 안 되지만 친절은 친절이잖아요, 친절을 베풀었는데도 대꾸도 안 했거든요. 그러면서 그 순간 그 사람은 나를 째려보는 것 같았어요, 그리고 잠시 후에 무섭기 시작했어요.”라고 대답한다.


박사는 “그렇군요, 동냥을 구하는 사람에게 친절을 베풀었는데도 상대방이 무 대꾸의 반응을 보이자 바로 무서웠군요. 무서움의 원인이 무 대꾸 반응이군요.

그런데 동냥을 구하는 사람의 무 대꾸 반응에 왜 동아 씨는 기분이 상했을까요?”라고 묻는다.


동아 씨는 “친절을 베풀었는데 이를 거부하고 외려 나를 무시하는 듯이 보아서 기분이 나빴을 거예요.”라고 대답한다.


박사는 “그렇군요, 동아 씨는 무 대꾸의 반응을 친절에 대한 거부라고 여겼군요, 거부할 때 무시하는 듯한 표정을 보기도 했고요.

그런데 상대방은 그때 대답을 못 할 처지일 수도 있고, 상황상 대답하려 했으나 하지 못할 긴급한 사정이 생길 수도 있는데, 동아 씨는 그때 그 사람의 처지를 고려할 사이도 없이 왜 그렇게 친절에 대한 반응에 예민하였을까요?”라고 동아 씨의 기분을 최대한 상하지 않게 하려고 조심스럽게 묻는다.


동아 씨는 “꿈속에서도 과거에 왕따로 고생한 생각이 나서 그랬을 거예요. 혼자 속으로 ‘또 왕따를 시키네’라고 느껴서 일 거예요, 항상 친절을 베풀어도 거부나 무시를 당했거든요.”라고 대답한다.


박사는 “그렇군요, 왕따를 겪은 기억이 머릿속에 남아 있어서, 또 그때의 왕따를 겪은 무서운 상황이 생각나서 ‘또 왕따를 시키네’라고 여겼군요. 그래서 상대방이 왕따를 시킨다고 행동하니 당연히 친절에 대해서도 거부했다고 생각했군요.”라고 말한다.


박사는 김 연구원에게 분석과 관련하여 의견이 있으면 질문하라고 배려한다.

김 연구원은 “꿈에서 동아 씨는 동냥을 구하는 사람이 안쓰러워 지갑을 열었는데 이러한 친절을 평소에도 자주 베푸는가요? 아니면 그런 경우는 거의 없고 특별한 때만이 친절을 베푸나요?”라고 묻는다.


동아 씨는 “추운데 보기 안쓰럽잖아요, 오지랖 떤다고 남들은 생각할지 모르나 그렇게 도와주는 것이 몇 푼 안 되니 부담도 없고, 그냥 지나치는 것도 잘 안 되고, 그 사람이 정말 딱하잖아요.”라고 대답한다.


김 연구원은 “그렇군요. 동아 씨는 남들이 오지랖 떤다고 말할 정도로 그런 사람이 정말 딱해서 거의 습관적으로 친절에 동아 씨의 마음을 열고 있군요.”라고 말한다.


동아 씨는 “그런 사람에게 푼돈이 얼마나 도움이 되었는지 모르겠으나 그렇게 해야만 내 마음이 편해지니까요.”라고 대답한다.


꿈 해석


박사는 꿈 분석한 내용을 해석해준다.

박사는 “꿈으로 볼 때 불안감에 떨 필요가 없습니다. 쫓아오던 험상궂은 사내가 갑자기 안 보인다고 동아 씨는 숨이 막히는 고통이 있었다고 말씀했지요?”라고 묻는다.


동아 씨는 “네, 군중 속에 숨어서 나를 지켜보는 것 같아 마치 공황장애가 있는 사람처럼 불안하고 숨이 조이는 고통을 느꼈지요.”라고 대답한다.


박사는 “꿈에서 깨어난 후에도 숨이 조이는 고통에 죽을 것 같은 상황이 지속되었나요?”라고 묻는다.

동아 씨는 “그러진 않았어요, 조금은 답답했지만…, 숨이 조인다는 고통까지는 없었어요.”라고 대답한다.


박사는 “꿈은 현실의 의식 세계에서 나타난 것보다 과장되게 나타날 수도 있지요. 공황장애 소리를 현실에서 많이 듣고 또 유명한 사람들이 공황장애 때문에 고통을 받는다는 뉴스를 자주 보았기 때문에 생길 수 있는 현상입니다.


그러한 염려되는 공황장애가 나에게도 나타나면 어떡하나 걱정한 것이 꿈으로 나타난 것이지요. 만일 걱정되시면 병원을 찾아가서 진찰받는 것도 필요합니다. 하지만 꿈에서 나타났다고 그것이 바로 병으로 연결되지는 않습니다.”라고 설명한다.


박사는 “제가 느끼기에는 이 꿈은 불안을 자극하는 것이 아닙니다. 결론부터 말하면 친절을 과도하게 베푼 데서 생긴 꿈이지요.”라고 동아 씨를 안심시켜 준다.


박사는 “꿈속에서 포대기에 푹 싸인 동냥하는 사람은 애초에 말을 못 하는 사람일 수도 있지요, 또 결코 째려볼만한 위인도 아니지요. 동냥을 구하는 사람이 친절에 대해 무 대꾸 반응을 보이자 동아 씨는 바로 친절에 대한 거부로 판단했고 거기서부터 무서운 상황으로 꿈이 전개되지요.”라고 박사는 말한다.


박사는 “그러면 꿈속에서 동아 씨는 왜 동냥을 구하는 사람의 무 대꾸를 친절에 대한 거부로 여겼을까요(?), 평소에 왕따를 겪은 상황이 떠 올랐기 때문입니다. 미처 동냥을 구하는 사람을 자세히 살펴볼 여유도 없이 왕따 받는다는 생각에 지레짐작으로 친절에 대해 거부했다고 꿈속에서도 나타난 것이죠.


아마도 동아 씨는 혼자 속으로 ‘싫으면 싫다고 하지, 돈 몇 푼 집어주고서 엄청난 친절을 베푼 양하니, 아니꼽다고 나를 째려보며 또 왕따를 시키는군, 에이 재수 없어’라고 생각했을 거예요.”라는 풀이에 동아 씨는 수긍한다.


박사는 이어 “그러다가 동아 씨는 ‘왕따를 또 겪는구나’란 생각을 했고 자꾸 왕따로 인한 폭행 등의 고통을 떠올리며 왕따를 시킨 사람들이 무섭다고 생각을 한 것이지요, 그 순간 가만히 앉아있는 동냥을 구하는 사람이 무서운 사람으로 변했고요.


또 쫓아와서 상처를 입히는 스토커와 조현병을 앓는 무서운 남성들 얘기가 떠오르면서 험상궂은 남성으로 변했고요. 급기야 쫓기는 상황으로 전개되지요”라고 박사는 꿈의 내용을 해석해준다.


동아 씨는 “그러면 앞으로 어떻게 살아가면 좋을까요?”라고 진지한 표정으로 꿈풀이의 결론을 다그친다.


박사는 “꿈의 핵심은 대꾸를 전혀 할 수 없는 사람을 친절을 거부한 사람, 즉 왕따를 시키는 사람이라고 동아 씨는 잘못 생각한 것입니다.”라고 말한다.


박사는 또 “꿈을 보건대 동아 씨는 앞으로 이 점에 유의해서 살면 큰 애로는 없을 것입니다. 동아 씨는 동냥을 구하는 사람을 무시하고 지나가도 되는 데 그냥 지나치지 못하지요. 이처럼 남들에 대한 친절이 정도 이상으로 매우 과대하지요. 동아 씨가 먼저 나서서 친절을 베푼 행동을 줄이고 동아 씨 자신을 더 아껴주세요.”라고 말한다.


동아 씨는 친절에 매인 사람처럼 “남들에게 베푸는 친절이 없다면 나를 거부하고, 무시하고, 이상하게 보는 사람들을 어찌할 방법이 없어서 습관처럼 친절에 매인 것은 맞아요, 그러면 친절이 나쁜 것인가요?”라고 묻는다.


박사는 “친절은 좋은 것이지요, 그런데 동아 씨는 꿈속에서처럼 동냥을 구하는 사람에게 먼저 친절을 베풀다가 불안에 싸여 고통을 겪고 있잖아요, 왜 그렇게 동아 씨는 자신에게 고통을 주는 친절에 매일까요?”라고 묻는다.


동아 씨는 “왜 친절에 매일까…? 잘 모르겠는데요?”라고 말한다.


박사는 “바로 남들보다 열등하다는 의식이 동아 씨의 감정을 지배하고 무의식 세계까지 영향을 주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동아 씨의 열등의식은 먼저 친절을 베풀어야 왕따 취급을 막을 수 있다고 그런 꿈을 꾼 것이지요. 왕따를 겪었다는 피해의식도 열등의식의 한 종류지요.”라고 말한다.


동아 씨는 “그렇군요. 왕따를 겪은 사실도 열등의식으로 남는군요. 그렇다면 열등의식을 낫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라고 묻는다.


박사는 “열등의식을 벗어나는 데에는 스스로 자기 자신에 대해 존중해주어야 합니다. ‘괜찮다, 그만했으면 잘했다’하고 자기 자신을 위로하고 존중해주어서 세상을 떳떳하게 살아가게끔 스스로 만들어야 합니다.”라고 꿈에 관해 해석해준다.


박사는 꿈 분석 내용을 해석해 준 후에 김 연구원에게도 “동아 씨, 꿈에 관해 해석하였는데 어떤 의견이 있는지요?”라고 묻는다.


김 연구원은 “꿈을 해석하기 전에 동아 씨와 나눈 질문이 중요하다는 점을 새삼 깨달았지요. 동아 씨와 박사님 간에 질문과 대답이 오갈 때 동아 씨의 심리적 불안감을 많이 덜어 준 것 같아요. 차분한 안정감을 느끼게 한 것 같아요. 이밖에도 친절을 거부당한 점이 무서움에 연결되는 고리였음을 밝힌 점도 돋보이고요.”라고 대답한다.


박사는 김 연구원에게 “좋게 평가해주어 고맙군요.”라고 말한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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