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홉째, 꿈 해석 이야기(18)
고객(0 기훈, 가명, 남, 32세)의 꿈 내용
❲꿈에서 인사 발령이 났다. 나는 팀장 승진이 안 되었다. 나는 그동안 밤잠 안 자고 노력했는데 팀장 자리는 후배 기수가 차지했다.
나이도 어린 후배한테 팀장을 빼앗겨 그 밑에서 근무하게 되었다. 나는 수치스러움에 견딜 수 없었다.
승진이 안 되어서 서운한 데 옆에서 동료나 선배, 후배들은 한 마디씩 한다. ‘기운 차리게나, 그럴수록 당당하게 제 할 일을 해야지’라고 나에게 위로의 말을 하나 비난의 소리로 들린다.
나는 위로한답시고 속을 짓이기는 소리를 더 이상 듣기 싫다.
인화를 최고의 덕목으로 삼는 회사 분위기도 왠지 싫다. 나는 젊은데 밖으로 나가 새 일을 구해볼까 망설인다. 그러나 나는 뜨뜻미지근한 회사 분위기에 물들어서인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고민만 한다.❳
질문한 몇 가지 사항들
박사는 “기훈 씨, 꿈 이야기 잘 들었습니다. 꿈을 꾸시고 난 후 어떤 기분 또는 어떤 생각이 들었나요?”라고 묻는다.
기훈 씨는 “착잡하다고 할까, 아무튼 한마디로 얘기할 수 없으나 기분은 썩 좋지는 않았어요. 나에게 실제로 그런 일이 발생한다면 어찌할까 그런 생각을 했지요.”라고 대답한다.
박사는 “그렇군요. 여러 가지 생각으로 뒤섞여 고민을 많이 하셨군요. 그런데 기훈 씨는 ‘그런 일이 발생한다면’이라고 가정법을 써서 얘기하시는 것을 보니 아직은 발생하지 않은 상황인가요?”라고 묻는다.
기훈 씨는 “사실은 작년에 제가 팀장을 한번 미끄러졌거든요. ‘한번 미끄러진 것이야’하고 대수롭지 않은 일처럼 생각했지요. 그러나 인사 발령 시기가 다가오면 올수록 꿈자리도 안 좋아 맨날 이러한 꿈만 꾸지요.”라고 대답한다.
박사는 “그렇군요. 다가오는 인사 발령에 혹시 잘못될까 봐 걱정하시는군요. 그런데 꿈에서 기훈 씨는 승진을 위해 ‘그동안 밤잠 안 자고 노력했는데’라고 하셨는데 어떻게 노력하셨는지 말씀해주실 수 있나요?”라고 묻는다.
기훈 씨는 “노력할 것이 스스로 다짐하는 수밖에 다른 방법이 있나요? 스스로 다짐을 굳게 했지요. 어차피 나는 한번 떨어졌으니 나에 대한 평가는 핸디캡이 따라붙겠죠.
그 핸디캡을 없애려면 반드시 일을 완벽하게 해야만 윗사람으로부터 인정받을 수 있지 않겠어요. 그래서 밤잠 안 자고 보잘것없는 인간이 안 되려고 노력했지요.”라고 대답한다.
박사는 “그렇군요. 한번 떨어졌다는 핸디캡을 없애 보잘것없는 사람 취급을 안 받으려고 굳게 다짐하며 노력했군요. 그런데 기훈 씨는 동료들부터 위로의 말을 많이 듣는 편인 것 같은데 그런 동료들의 인사성은 형식적인 의례에 불과한 것처럼 느끼시나요?”라고 묻는다.
기훈 씨는 “좋은 것이 좋다는 회사 신조인 인화의 영향이겠지요. 형식적인 의례가 밑에 깔려 있지요. 어차피 서로가 다 경쟁자인데 눈 가리고 아웅 하는 식이랄까, 가식이 넘쳐나죠, 역겹지요.”라고 대답한다.
박사는 “그렇군요. 동료들은 말로는 위로하나 의례적인 말투이군요. 그런데 만약 잘못되어서 후배 팀장의 밑에서 근무하는 일이 발생한다면, 그럴 리는 없겠지만, 어떠한 대안을 갖고 대응하실 계획인지 물어봐도 되나요?”라고 묻는다.
기훈 씨는 “대안을 만들려고 노력했고 지금도 노력하지요. 하루는 뜻대로 잘 되어서 그런 대안 궁리에 쏟던 생각에서 자유롭다가, 하루는 이번 기회에 회사를 떠나서 새 사업을 할까 하다가, 또 다른 날은 다른 직장을 알아보아 회사를 옮길까 하다가…, 영 갈피를 못 잡지요.
오늘 저의 꿈 이야기를 가지고 박사님 해석을 들으려 하는 이유도 90%는 그 대안에 관련된 것이죠.”라고 대답한다.
박사는 “그렇군요. 팀장이 안 되었을 경우, 대안을 어떻게 만들어야 할지 궁금해서 저를 찾아온 것이군요. 꿈 분석과 관련해서 김 연구원은 어떤 의견이 있으신지 말씀할 사항이 있으면 하세요.”라고 말한다.
김 연구원은 “밤잠 안 자고 노력했다고 하셨는데 이때 어떠한 모습을 그리며 노력했을까요?”라고 묻는다.
박사는 이야기의 중간에 개입하여 “김 연구원의 말뜻은 예를 들면 꾸준히 나의 강점을 살리는 방향으로 노력하여 누구를 모델로 삼아 구체적으로 닮으려고 한다든지 그런 뜻 같은데 김 연구원은 어떻게 생각하나요?”라면서 김 연구원의 설명을 기다린다.
김 연구원은 “네, 맞아요. 예를 들면 언젠가 TV 방송에서 대학 나온 젊은 여성이 도배일을 하고 싶다고 도배공들을 쫓아다니며 일을 배우려고 노력하는 과정을 보여주더군요. 이를테면 도배일을 배워 일한 만큼의 대가도 챙기고, 나중에 내 사업으로도 키워 도전하려는 계획이지요.”라고 설명한다.
기훈 씨는 “저는 시골로 귀향해서 장어 키우기 사업을 하려고 자료를 모으고 있지요. 팀장이 안 될 때를 대비해서 고려해보고 나중에 은퇴하고 난 후 사업을 하려고요.”라고 대답한다.
김 연구원은 “그렇군요. 그런데 기훈 씨의 강점, 장점과 귀향해서 장어 키우는 것과 어떠한 관계가 있을까요?”라고 묻는다.
기훈 씨는 “나의 강점이라면 꾸준히 흔들리지 않고 한 일에 몰두하는 것이죠. 노력을 열심히 하는 성질과 유사하지요. 장어 키우기는 제가 장어도 즐겨 먹고 또 장어는 물 온도, 먹이 공급, 이런 것들만 잘하면 되지 않겠어요?
4~5년은 실패할 생각을 하고 꾸준히 매달리려고요. 맨날 인화나 따지는 고리타분한 회사에서는 비전도 없고 제2 인생을 고려하더라도 해볼 만한 사업이라고 생각하지요.”라고 대답한다.
꿈 해석
박사는 “기훈 씨가 가장 알고 싶은 사항인 후배가 팀장으로 와서 할 수 없이 그 밑에서 근무할 때 어떤 대안이 있을까에 대해 논의해보지요. 기훈 씨가 고민한 대안은 어떠한 것이죠?”라고 묻는다.
기훈 씨는 “저는 조금 전에 얘기했던 대로 귀향을 해서 장어 끼우기 사업에 전념하는 것이죠.”라고 대답한다.
박사는 “그렇게 마음속으로 결심했군요. 혹시 기훈 씨는 패배했다는 의식에 푹 젖어서 회사를 그만두려는데 자존심이 상한다고 핑계를 대는 것은 아닌가요?”라고 묻는다.
기훈 씨는 “패배해서 회사를 그만두려 하는 것도 맞고요, 자존심을 핑계로 삼는 것도 맞아요. 나는 창피해서 회사를 더 이상 다니고 싶지 않고 그러니 자존심 핑계를 대야지 어쩌겠습니까?”라고 대답한다.
박사는 “그렇게 생각하시는군요. 패배 의식도 자존심의 상처도 안 남게 대안을 만들 수는 없을까요?”라고 묻는다.
기훈 씨는 “그런 대안이 있을 수 있나요?”라고 묻는다.
박사는 “예를 들면 내 미래의 사업을 위해 중간에 거쳐 가는 곳으로써 회사에 다니고 그때 미래 사업을 위한 자금 마련과 자료 구비를 위해 회사를 잠시 활용한다고 생각할 수 있잖아요. 그러면 패배 의식도 자존심의 상처도 안 받을 것 같은데요.
그러려면 지금까지 노력했던 대상이 달라져야 하겠지요. 회사 일에 밤잠 안 자고 100% 몰입하던 시간을 예를 들면 60대 40으로 비율을 설정하는 거예요, 그러면 기훈 씨가 잘하는 노력을 쏟아 미래 사업에도, 회사 일에도 소홀하지 않게 할 수 있을 것 같은데요.”라고 설명한다.
기훈 씨는 “정말 그렇군요. 그 생각을 못 했네요. 설명하신 말씀대로 패배다, 자존심이다, 이런 것을 생각하지 않고 내 미래 사업을 위해 전념할 수도 있는데.”라고 대답한다.
박사는 “그렇게 생각하시니 저도 기분이 좋군요. 계속해서 꿈 해석을 하면 이렇게 요약할 수 있어요.
첫째, 희망은 있는데 미약하여 솟게끔 관리는 안 되는 점. 둘째, 강점인 노력은 무한정 이루어지는 데 방향이 틀린 점. 셋째, 노력이 이루어지나 엉뚱한 곳에 치중하여 비합리적 신념을 쌓아가고 있는 점 등의 문제점이 보이는군요.”라고 말한다.
기훈 씨는 “내 꿈은 평이하여 승진이 안 되었을 경우 외는 꿈풀이라고 해줄 것도 없는 줄 알았는데 그렇게 많다니 놀랍군요.”라고 대답한다.
박사는 “첫째, 희망은 선순환으로 관리가 이루어져야 합니다. 장어 키우기 사업을 희망으로 삼았다면 그 사업이 희망을 솟게 기대될 수 있는 분야를 살펴보는 것이 필요하지요.
예를 들면 장어 키우기 사업의 기대 요인은 장어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지, 장어에 대한 파생 수요, 예컨대 장어 전문 식당, 장어 도매상 등의 영업은 잘되는지, 장어를 키워 2차 상품 위주로 영업을 다양화시킨다든지, 장어의 부산물을 활용할 여지는 없는지, 장어 키우기 사업을 하되 영양분이 많은 장어의 수조 물을 이용하여 고가 식물을 키우던지 등 여러 기대 요인이 있을 겁니다.
기대 요인이 좋은 쪽으로 있으면 장어 키우기 사업은 더욱 희망이 솟겠지요. 기대 요인이 희망을 더 솟게 만들고 그러면 장어 키우기 사업은 정말 해볼 만한 사업이라고 신념으로 굳어지지요.
이처럼 희망-기대-신념이 같이 따라붙어야 희망은 더욱 솟게 되지요. 이런 것들을 점검하려면 앞으로 기훈 씨는 정말로 할 일이 많겠습니다.”라고 말한다.
기훈 씨는 “정말 그렇군요. 설렁설렁하려고 마음먹었는데 희망을 더욱 솟아나게 준비해야겠군요.”라고 대답한다.
박사는 “사업에 필요한 것들을 동 업종 사업자를 만나서 얘기를 들어보는 것도 의미가 있겠죠, 주말에는 동업자를 찾아다니는 일만 해도 벅찰 것 같은데요. 이렇게 관련 업자를 찾아다니는 등 그런 일에 몰입하면 패배니, 팀장 승진이니 그런 일에 쏟던 마음이 자연히 없어지지요.”라고 말한다.
박사는 “둘째, 강점인 노력은 무한정 이루어지는 데 방향이 틀렸다고 말한 것은 아까 말한 내용과 비슷합니다. 보잘것없는 인간이 안 되려고 회사 일에 100% 매이는데, 나에게 가꾸어야 할 희망이 있으면 노력의 비율을 예를 들면 50대 50으로 한다든지 비율을 정해서 하란 뜻이죠.
셋째, 노력은 이루어지나 엉뚱한 곳에 치중하여 비합리적 신념을 쌓아가고 있는 점이지요. 기훈 씨는 대수롭지 않은 일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어요. 그러나 마음 건강 측면에서는 꽤 심각한 수준으로 조기에 비합리적 신념을 합리적 신념으로 바꾸어야 하지요.”라고 말한다.
기훈 씨는 “마음의 건강요? 마음의 건강까지는 생각을 안 했는데…, 최근 완벽을 지향하는 경향으로 일하는 습관이 붙었는데 이것이 마음 건강 측면에서 안 좋은 것은 아닐까요?”라고 대답한다.
박사는 “그렇습니다. 완벽주의를 향해 채찍질하면 일은 눈에 띄게 좋아지겠지요. 그런데 채찍질하는 모습을 그려보세요, 어떤 모습인가?”라고 묻는다.
기훈 씨는 “채찍질하는 모습? 노력하자, 열심히 하자, 보잘것없는 인간이 안 되려면 반드시 해내자 등의 모습인데요.”라고 답한다.
박사는 “다른 것이 더 있을 텐데요?”라고 다시 묻는다.
기훈 씨는 “윗사람으로부터 인정을 받기 위해서는 반드시 이 일을 끝내도록 하자, 밤새도록 열심히 해서 노력한 모습을 보여주자, 뭐 이런 것들이죠.”라고 대답한다.
박사는 “맞습니다. 보잘것없는 인간이 안 되려고, 또 밤잠을 안 자고 열심히 한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윗사람으로부터 인정받으려면 반드시 이 일을 빨리 끝내야 하는 등, 일만 있고 자기 자신은 없는 것 같은데요…, 여기에서 기훈 씨를 멀리서 제3 자처럼 위에서 내려다보면 그때의 기훈 씨 모습은 스스로 어떻게 보일까요?”라고 묻는다.
기훈 씨는 “멀리서 제3 자처럼 나를 들여다보라! 자기에게 조금은 심하게 채찍질을 하는 것 같고, 일만 보이고….”라고 대답한다.
박사는 “그런데 더 깊게 내려다보시면 기훈 씨는 어떠한 모습에 혼이 빠져 몰두하고 있나요?”라고 묻는다.
기훈 씨는 “윗사람의 인정을 받기 위해”라고 대답한다.
박사는 “더 있을 것 같은데요?”라고 묻는다.
기훈 씨는 “보잘것없는 인간이 안 되려고, 남들에게 열심히 하는 모습을 보여주려고?”라고 대답한다.
박사는 “맞습니다. 그런데 기훈 씨는 어디 가서 안 보이는군요, 윗사람, 남들, 보잘것없는 인간들만 보이고. 그렇지 않습니까?”라고 묻는다.
기훈 씨는 “정말 나는 없네요. 내가 별로 좋아하지 않는 사람들만 있고.”라고 대답한다.
박사는 “그렇습니다. 진정한 나를 위해 일해야 하는데 남들만 보이고 나는 없군요. 왜 일을 해야 합니까?, 나를 위해서지요. 그런데 스스로 채찍질을 심하게 하면서도 채찍질은 모두 남들을 위해서 하지요. 굳건한 신념의 방향이 잘못되어 있지요.”라고 말한다.
기훈 씨는 “어떻게 하면 이런 비합리적 신념에 빠지지 않을까요?”라고 묻는다.
박사는 “많은 방법이 있으나 우선 반드시, 기필코, 꼭, 해야만 한다, 당연히 해야 한다 등 비합리적 신념을 만들기 위해서는 이런 말들이 필요하지요, 그런 말을 안 하도록 스스로 관찰해서 바꾸어야 하지요.
이를테면 ‘반드시 그 일을 잘해서 인정받아야겠다’를 ‘나는 그 일을 잘 해내고 싶다 또는 노력하겠다’로 바꿀 필요가 있지요.
비합리적 신념을 바꾸어야 하는 이유는 그런 비합리적 신념을 이루지 못했을 경우가 많거든요. 왜? 합리적이지 않으니까. 이때 우울해서 자기를 낮추어 비하하는 등 자기 자신을 아프게 하는 쪽으로 화살을 자꾸 쏘거나 무력함, 무기력증 등에 빠질 수 있지요.”라고 말한다.
박사는 다시 “그러나 저는 기훈 씨를 믿습니다. 희망이 확실하게 있고 또 잘 가꾸어야 할 마음이 샘솟는 사람은 비합리적 신념에 빠지지 않거든요.”라고 말한다.
기훈 씨는 “희망이 있고 또 가꾸어야 할 마음이 있는 것이 중요하군요.”라고 대답한다.
박사는 김 연구원에게 할 말이 있는지 물어본다.
김 연구원은 “희망이 아주 중요하지요. 희망이 있으면 많은 문제가 스르르 풀리거든요. 그런데 희망을 가꾸기 위해서는 다부진 용기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아주 좋은 일이고 여기 있는 사람 모두 원하고 기훈 씨도 원하는 팀장 승진을 했다면 희망을 가꾸는 노력이 뒷전으로 밀릴 가능성이 있지요.
만약 희망이 확실하다면 팀장 승진을 하든, 안 하든 어떤 경우에도 가꾸는 노력을 허술하게 하지 않겠다는 본인의 투철한 마음이 필요하지요. 쓸데없는 기우라고 여기세요.”라고 말한다.
기훈 씨는 “그런 가능성도 고려해 희망 관리에 소홀함이 없도록 하겠습니다.”라고 말한다.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