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못살게 구는 사람을 미워서 견딜 수 없어”

-여덟째, 꿈 해석 이야기(16)

by 스테파노


고객(0 지원, 가명, 여, 35세)의 꿈 내용


❲꿈속에서 나는 못살게 구는 사람을 미워서 견딜 수 없다. 나는 철천지원수 같은 그 남자를 어찌할까 망설인다. 하루는 나는 피가 터지도록 신나게 싸우고 싶다. 그러나 싸울 준비에 허술한 점도 있어 망설거린다.


하루는 나는 싸움을 해보았자 이길 확률이 제로인 것 같다. 나의 마음속에서 물러나 다음 기회를 택하라고 소리친다. 싸움은 감정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얼음같이 차가운 지성으로 예리하게 분석해야만 이길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다 보니 하루는 이겼다고 승리에 기뻐 즐거워한다. 그러나 다른 날은 그 남자가 이겨 닥칠 핍박을 견딜 생각에 침울하다. 그런 감정에 갈피를 못 잡다가 꿈에서 깨어났다.❳


질문한 몇 가지 사항들


박사는 “꿈 이야기 잘 들었습니다. 이 꿈을 꾸신 후 어떤 기분 또는 어떤 생각이 들었나요?”라고 묻는다.


지원 씨는 “분하고 미운 감정이 솟지요. 기분대로 살 수 있다면…, 그 남성을 어디 손보아줄 사람한테 넘겨주어 죽을 만큼 고생을 시켰으면…, 하는 생각도 드나 그러지도 못하고.”라고 말한다.


박사는 “그렇군요. 그 남성을 죽을 만큼 고생시켜 분과 미움을 털어버렸으면 좋겠는데 그러지 못하는군요. 그런데 미움의 대상인 그 남성은 현실에서 어떤 사람하고 비슷한가요?”라고 묻는다.


지원 씨는 “팀장요. 일찍 출세했다고 오만함이 하늘을 찌르지요. 오만함만 있으면 그래도 나은데 편견 덩어리로 자기만 아는 매우 이기적인 사람이지요.”라고 대답한다.


박사는 “그렇군요. 오만과 편견으로 가득 차 있는 사람이군요. 그런데 그 남성의 이기적인 모습을 설명해 줄 수 있나요?”라고 묻는다.


지원 씨는 “남의 사정을 눈곱만큼도 알아주질 않지요. 그저 잘 났다고 자기주장만 하지요. 신임 팀장이 되었다고 위세는 떨 만큼 떨고, 팀 발전을 위한 개혁 조치라고 우수 디자인을 뽑아서 사장에게 보고한다고 열을 내지요.


우수 디자인 개발 혁신 평가제도를 새로 만들어 팀원들을 들들 볶고 있지요. 혁신이라는 레테르(letter)를 붙여서 아무도 반기를 들 수 없게 만들어서요.”라고 대답한다.


박사는 “그렇군요. 우수 디자인 개발 혁신 평가제도를 만들어 팀원들을 고생시키는군요. 그런데 혁신이라는 간판을 붙이는 것은 반기를 못 들 게 하는 제도로 설명하셨는데 그 내용을 조금 더 자세하게 들을 수 있나요?”라고 묻는다.


지원 씨는 “윗사람한테 잘 보이려고 수를 쓴 것이죠. 혁신이나 특별 등의 용어가 붙으면 사람들은 주눅이 들지요. 반발하면 팀장에게 반기를 드는 것이 아니라 조직에 반기를 드는 것이죠. 교묘한 술수이죠. 윗사람은 특별이니 혁신의 이름으로 잘해보겠다는데 모두 박수로 반기지 어깃장을 놓을 수는 없을 테니까요.”라고 대답한다.


박사는 “그렇군요. 혁신이란 이름으로 교묘하게 반기를 들 수 없게 만드는군요. 그런데 견딜 수 없을 정도로 미워하는 그 남성 직원은 신임이라 만난 지 얼마 안 되었을 것 같은데 미움이 쌓인 것은 어떤 이유인가요?”라고 묻는다.


지원 씨는 “사실은 그 팀장 자리를 제가 앉는 것으로 다들 그렇게 알고 있었지요. 그런데 사장이 디자인 부서부터 혁신해야 회사가 살 수 있다고 신임 팀장을 남자로 앉히었지요. 신임 팀장은 오자마자 팀원들을 못살게 굴었지요. 디자인 개발을 혁신하겠다고 나선 인물로 사장의 특별한 비호를 받고 있지요. 팀장은 사장의 특별 발탁 인사로 온 사람이거든요.”라고 대답한다.


박사는 “그렇군요. 팀장 자리는 원래 지원 씨 몫이었는데 승진도 안 되고 팀장 자리도 남자 팀장한테 빼앗겼군요. 신임 팀장은 사장의 발탁 인사로 윗사람의 비호를 받고 있군요.


그런데 지원 씨는 꿈속에서 미워함이 도를 넘어 공격적으로 나올까 말까 하는 수준으로 변했군요. 하지만 꿈에서도 상황을 예리하면서도 냉철하게 판단하셔서 행동으로 나서는 것을 자제하고 계신 데 현실에서는 어떻게 행동하나요?”라고 묻는다.


지원 씨는 “냉철하게 판단해야지 감정으로 대응했다가는 100% 지는 게임이죠. 나보다 직위, 유학파라는 학벌, 윗사람의 지원 등 모든 면에서 우월한 사람인데, 어쩌겠어요, 겉으로는 불만이 없는 듯 살아야 하지 않겠어요? 속에서는 미움이 들끓어도.”라고 대답한다.


박사는 “그렇군요. 미움이 들끓어도 현명하게 대응을 잘하시네요. 그런데 지원 씨는 꿈에서 앞으로 닥칠 핍박을 염려하셨는데 현실에서는 팀장이 주는 핍박에 대응해서 지원 씨 자신을 위해 노력하시는 사항이 있나요?”라고 묻는다.


지원 씨는 “미워하고 지낼 수만 없지요. 현실인데 나도 살아야 하지 않겠어요. 그래서 내 나름대로 SOHO(Small Office Home Office)를 차리어서 독립하려고요. 아직은 생각 중이지만.”이라고 대답한다.



박사는 “그렇군요. SOHO를 차려 독립하는 방안을 세웠군요. 김 연구원은 하실 말씀이 없나요?”라고 김 연구원의 의견을 청취할 기회를 만든다.


김 연구원은 “SOHO라면 작은 사무실이나 집을 사무실로 활용하는 계획이신데 특별히 이런 계획을 하시게 된 동기는 무엇일까요?”라고 묻는다.


지원 씨는 “사실은 오래전부터 생각은 있었지요. 나만의 사업을 하겠다는 생각을. 요사이는 비대면 사업이 활발하잖아요. 인터넷을 활용하여 우수 디자인 제품을 선보이고 관심 있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작은 사무실을 열어 우수 디자인 제품을 보여주는 식이지요.


앞으로는 인터넷을 활용하지 않으면 사업이 불가능할 정도로 늘어나고 있지요. 더 늦기 전에 참여하려는 계획이 있었어요. 나름대로 디자인 업무를 오래 해서 좋은 디자인의 제품은 감으로 금방 알지요.”라고 대답한다.



김 연구원은 “그러셨군요. 현명하시게도 앞으로 의류 시장의 상황 전개가 어떻게 일어날지 아셨군요. 박사님, 제 의견은 이것으로 끝인데요.”라고 말한다.


꿈 해석


박사는 “꿈풀이와 관련하여 객쩍은 고사 한마디를 소개하니 지원 씨가 알고 있는 내용이라도 듣고 같이 생각을 나누어 봅시다. 옛날 어느 사람이 새 항아리 여러 개를 지고 힘겹게 가는 중이었습니다.

그런데 지게를 잘못 지었는지 항아리를 잘못 묶어 놓았는지 맨 위의 항아리 한 개가 깨지고 말았습니다. 그러나 그 사람은 개의치 않는다는 듯 그냥 계속 가던 길을 갔답니다.


이 광경을 본 사람이 항아리를 지고 가는 사람한테 이런 말을 했답니다. ‘여보시오. 항아리가 깨졌는데 어찌 뒤도 안 돌아보고 그냥 가던 길을 계속 가십니까?’라고 물었답니다.

항아리를 지고 가는 사람은 ‘항아리는 이미 깨졌는데, 깨진 항아리를 보아서 무엇합니까?’라고 대답했답니다. 지원 씨는 이 고사를 듣고 어떤 생각을 하셨는지요?”라고 묻는다.


지원 씨는 “참으로 항아리 지고 가는 사람이 현명하군요. 그 사람 말마따나 깨진 항아리를 아까워한들 무슨 소용이 있겠습니까, 그렇지 않아요?”라고 대답한다.


박사는 “지원 씨가 말했듯이 항아리 지고 가는 사람이 아주 현명하지요. 어떤 점이 현명할까요?”라고 묻는다.


지원 씨는 “이미 내 실수로 저질러진 일을 아쉬워한다고 회복될 수 있나요. 그 점을 간파한 것이 현명하지요.”라고 대답한다.


박사는 “이미 저질러진 일을 사후에 어쩌지도 못할 그런 상황으로 전개되었을 경우 그때는 저질러진 일을 받아들일 필요가 있다고 지원 씨는 생각하고 있군요.


그러면 현재의 팀장이 이미 우수 디자인 혁신 평가제를 시행으로 옮기고 또 윗사람도 바꿀 마음이 없는데 지원 씨는 분함과 미움으로 가득 차 감정을 다스리지 못하고 있어요. 어떻게 처리해야 문제는 해결될 것 같습니까?”라고 묻는다.


지원 씨는 “이미 디자인 혁신 평가제는 저질러진 일임을 알고서도 분함과 미움이 나도 모르게 올라와서…. 차분히 논리적으로 생각하면 그래선 안 된다고 생각이 들지만….”이라고 대답한다.


박사는 “그렇습니다. 바로 분함과 미움의 감정은 자신도 모르게 자꾸만 커져 주체할 수 없을 정도로 감정이 올라가지요. 그 끝을 뻔히 알면서도…, 분노로 싸움을 한다든지, 보란 듯이 반발하든지 그런 식으로 갈 수밖에 없지요.


그러기 전에 스스로 분노에 가득 찬 마음을 진정시켜야지요. 아마도 지원 씨는 이런 마음도 한 편에서 불쑥거리며 올라올 것입니다. ‘왜 나만 잘못했다고 하는 거야, 따지고 보면 오만과 편견으로 사람들을 못살게 구는 사람은 그대로 두고.’라고 상대방 탓으로 돌리는 마음도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그런 곳이 우리가 사는 사회이고 지원 씨가 불공정하다고 느끼는 직장의 현실입니다. 특별 발탁 인사니, 학벌의 차이를 공공연하게 배려한다든지 불공정한 관행이 있으면 싸워야 하지만 그때는 이겨 낼 힘이 필요합니다. 많은 사람이 그 힘을 갖추려고 미래를 중시하며 오늘을 참고 견디면서 지내는 것입니다.”라고 말한다.


지원 씨는 “불공정한 사회면 공정하게 바꾸어야 하는데 그냥 지고 사는 것을 택하자니 가슴에 열불이 나서 그렇지요.”라고 말한다.


박사는 “그래서 어느 유명한 심리학자(Garfield)는 사람이 성공적으로 대응해서 잘 일을 추어나가려면 첫째는 현안에 걸린 문제를 잘 대응하고 둘째로 미래의 중요한 영역을 소홀함이 없이 미리미리 대응해야 한다고 말하지요.



그런데 대부분 사람은 현안에 매여 그 일을 해결하느라 온 힘을 쏟아붓지요. 미래에 대응할 여력까지 몽땅 동원해서. 미래에 쓸 에너지는 바닥나면 ‘닥치면 그때 가서 무슨 수가 있겠지’라고 구석진 곳으로 젖혀둡니다.

그러나 현안에 걸린 문제는 예컨대 지원 씨의 팀장 승진 등의 건과 같이 고과나 평판 등 과거로부터 쭉 연계되어 온 고질적인 문제이거든요. 그런 쉽게 풀리지 않는 문제는 여건에 맡겨두고 되면 좋고, 안 되면 그런대로 받은 상처를 나무의 옹이처럼 흔적을 남겨두고 살아야 하지요.


그런데 상처 입는 것이 분해서 미워서 가슴을 치며 그렇게 지내지요. 그러나 그 학자는 상처는 옹이로써 남는 것을 그냥 인정하고 미래의 중요한 부분에 투자하라고 하지요.

이를테면 그 학자는 SOHO가 중요하다면 잘 되게 만들기 위해 무엇이 필요한지 미리미리 대응해서 투자하라고 말하지요. 즉 팀장 승진이 안 되었으면 안 된 대로 남겨두고 SOHO에 투자하란 얘기죠.”라고 말한다.


지원 씨는 “미래가 중요하다는 것을 알지요. 그러나 그때 투자하려는 마음이 선뜻 안 생기거든요. 그것이 문제죠.”라고 대답한다.

박사는 “중요한 것을 알면서도 투자가 왜 안 이루어질까요?”라고 묻는다.


지원 씨는 “생각은 하지만 SOHO가 잘 되어서 직장을 버릴 만큼 될지 확실하지 않잖아요? 미래의 불확실성을 감내할 자신감이 있어야 하는데 그것이 부족하니….”라고 말한다.


박사는 “그 점을 그 학자는 간파했지요. 미래의 중요한 분야에 투자가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스스로 자신감을 키울 때만이 가능하다는 것을 알았지요. 어떻게 하면 자신감을 키울 수 있을까요?”라고 묻는다.


지원 씨는 “자신감을 키운다…, ‘어떻게’라고 물으시니까 머리가 멍해지는 것이 아무 생각도 안 나는데요….”라고 대답한다.


박사는 “자신감은 어렵지 않습니다. 예를 들면 삵 바느질을 해서 가계를 일으킨 사람이 있다고 합시다. 그 사람은 처음부터 바느질을 능수능란하게 하였을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졸음을 이겨가며 바느질을 한 땀 한 땀 하다 보면 웃옷 부분이 생기면 ‘해 냈구나’ 하며 스스로 대견해하지요. 그런 일이 쌓이다 보면 바느질만은 자신이 있는 경지까지 가는 것입니다. 그런 중간 과정 없이 어느 날 삵 바느질로 가계를 일으킬 수 있나요?


중간 과정에서 많은 바느질을 시행착오도 해보고 그때 이런 방법으로 해보니 좋은 결과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지요. 그런 바느질이 쌓여 끊임없는 바느질에 관한 일거리가 생길 때 삵 바느질을 할 수 있지요.”라고 말한다.


지원 씨는 “만약 SOHO가 미래의 중요한 부분이라면 중간 과정을 어떻게 투자하면 될까요?”라고 묻는다.



박사는 “팀장이 안 되었다고 서운해하지 말고, 주말이면 동업자를 찾아다니며 어떻게 하면 보다 나은 영업을 할 수 있을까를 고민하고 또 실제 내용을 보며 가슴으로 느껴야 하지요.


그러면 팀장이 안 되었다는 생각은 사치에 가까운 별로 중요시하지 않는 영역으로 남을 거예요. 이를테면 동업자를 찾아다니며 현장에서 느낀 점을 작은 사무실을 차려 실제로 주말에 한정하여 시험 삼아 영업을 해보는 거예요. 그런 식으로 실제 투자가 이루어지게끔 나서야 하지요. 여기서 투자는 돈이고 시간이고 열정입니다.”라고 말한다.


지원 씨는 “그렇군요. 팀장이 안 되었다고 미움에 차서 시간 낭비만 하지 말고 중요한 부분에 실제로 돈과 시간과 열정을 투자하여 작은 성공 경험을 자꾸 쌓으라는 얘기죠. 잘 알았습니다.”라고 대답한다.


박사는 “지원 씨의 꿈은 얼음같이 차가운 지성으로 예리하게 분석하는 것을 바랍니다. 지원 씨의 날카롭고 차가운 지성이 힘을 발휘하여 승리하기를 저희는 응원합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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