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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호등의 노란불은   차가 쉬어가라고 있는 거구나.

<6살, 은수> 

by 동그래 Apr 27. 2023


어젯밤부터 열이 나서 고생한 은수를 데리고 병원으로 가던 중이었다. 학교가 많은 어린이보호구역이고, 아파트 단지가 커서 주차장 입구마다 신호등이 있는 동네를 지나고 있는데, 노란불만 깜박이는 신호등을 은수가 보더니 “엄마 왜 저 신호등은 노란불이 계속 깜박거려?” 물었다. 나는 이런 저런 설명을 해줄까 하다가 “그러게, 왜 그럴까? 고장난 걸까?”라고 아이의 질문을 되돌려 주었다. “고장나서 그러는 걸까? 아니야. 저거 맨날 노란불만 나와. 뭔가 말하는 게 있을 것 같아.”하고 골똘히 생각하는 표정을 지었다. 가만히 생각하더니 잘 모르겠다는 표정을 짓길래 “아! 저기는 신호등이 많으니까 차들이 자꾸 멈출 수 있어서 상황에 따라 움직이라고 노란불로 해둔 것 같은데?”라고 대답해주었다. 갸우뚱 하는 표정을 보니 잘 이해하지 못한 것 같아서 “은수야, 네가 달리기를 시작했어. 신나게 달리고 있는데 빨간 불이 들어온 거야. 그럼 멈춰야해. 다시 초록불이 들어와서 네가 뛰는데 또 빨간 불이 자주 들어와서 멈춰야 해. 그러면 어떨 것 같아?” “자꾸 멈추면 힘들 것 같아.” “아마도 그런 것처럼 신호등도 몇 개는 빨간 불, 노란 불, 초록 불로 되어 있고, 그 사이 몇 개 신호등은 상황에 따라 가든지 멈추세요 하고 자유를 준 것 같아. 이해가 조금 돼?”      



 “응. 자꾸 멈추면 차가 힘드니까 차를 달리게 해주려고 노란불로 둔 거구나. 달릴 수 있으면 계속 달리라고. 엄마, 만약에 신호등이 없다면 차는 계속 달려야 해? 그러면 차가 힘들겠다. 그럴 땐 신호등이 필요하겠다! 차 쉬라고 신호등이 있는 거야. 그치?”      



“와, 그러네. 신호등이 달리게도 해주지만 차를 쉬게도 해주는 거네. 대단한 발견이야.“     


 은수는 차가 계속 달리면 힘드니까 신호등의 노랑불 빨간불이 필요한 거라고 말하면서 차야, 안 쉬고 계속 달리면 안 돼. 노란 불이 들어오고 빨간 불이 들어오면 꼭 쉬라고 말해주었다. 자신의 질문에 만족스러운 답을 얻은 은수는 신호등을 보면서 고마워 라고 말했다. 은수와 대화를 하면서 우리 인생도 이와 같지 않은가 생각했다. 무언가를 위해 계속 달리면 지치고 힘들다. 거리의 신호등처럼, 고속도로에는 신호등이 없고 휴게소처럼, 우리 인생에도 신호등이 있으면 좋겠다. 실컷 달리고 싶을 때 신나게 달리더라도, 가끔 신호등의 빨간불을 기억하면서 쉬엄쉬엄 천천히 걷는 날도 있어야지, 건강하게 나를 다독이며 살아가려면, 인생의 신호등을 기억해야겠다. 오늘도 은수에게 한 수 배운 날이다.      




          




여러분은 신호등을 보며 어떤 생각을 해보셨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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