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이 별 건가..
"늘 꿈을 꾸지. 숨이 붙어 있는 한 이어지는 삶처럼 희망이 숨 쉬는 동안은 여전히 행복한 게 아닐까..."
태국 역시 여느 동남아 국가 못지않게 이륜차들이 많다. 낮은 소득 수준, 복잡한 도로환경, 대도시의 교통체증, 따뜻한 날씨 등의 요인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최근에는 그랩바이크 서비스가 활성화되어 있다. 교통체증으로 악명 높은 방콕에서는 오토바이의 민첩성이 효능감 있다.
서민들의 효능감 좋은 발들이 질서 있게 줄 지어 서 있는 곳 앞쪽으로 작은 가게가 하나 있다. 대낮같이 환한 조명 아래에 번호가 미리 인쇄된 복권들이 펼쳐져 있다. 태국 복권은 우리 로또처럼 번호를 임의로 선택하는 방식이 아니라 예전 우리 주택복권처럼 인쇄된 번호를 구매하는 방식이고 번호는 두 쌍으로 되어 있다. 당첨금은 6백만 바트, 우리 돈 2억 6천만원 정도 되고, 두 쌍 모두 사서 당첨되면 1200만 바트, 5억 2천만원이다. 태국 평균 임금 수준이 우리의 20프로 정도인걸 감안하면 태국복권 당첨금은 꽤 크다. 매달 1일과 16일이 추첨일이다. 이 복권의 당첨번호 뒷자리를 가지고 후웨이라는 불법도박이 광범위하게 성행한다고도 한다. 이래저래 한 달에 두 번 태국인들은 설렘 가득한 시간을 보낼 것이다.
가끔 이상한 꿈을 꾸고 나면 로또를 사 본다. 추첨일이 한참 지났는데도 한동안 작은 봉투 속에 들어있는 내 로또는 세상의 빛을 보지 못한다. 그러고는 복권방을 지날 때 무슨 플래카드라도 걸려있지 않을까 흘깃거린다. 딱 명확히 알아채기 힘들 만큼 슬쩍 보는 것이다.
중첩된 희망은 관측되지 않은 양자들의 세계와 같다. 관측되어 붕괴된 현실이 가져다 줄 실망을 굳이 일찍 확인할 필요는 없으니까.
불확정된 미지의 세계는 그러니 얼마나 매력적인가! 우리는 굳이 불행을 위해 판도라의 상자를 일찍 열 필요가 없는 것이다.
모든 불행은 늘 그대의 조급함으로부터 비롯되는 것이다.
양자처럼 중첩된 그들의 희망은 창백한 백열등 불빛 아래에서 오늘도 여전히 빛나고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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