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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키위날다 Aug 26. 2024

시작하는 무도인에게

2022년 둘째 딸이 태어나던 해, 나는 스스로 강해져야 한다고 생각을 했다. 반면에 퇴근하고 나면 병든 닭처럼 꼬박꼬박 졸기만 했던 평범한 30대 가장에서, 정신과 몸을 수련하는 무도인이 되고 싶은 욕구가 솟구쳤다. 돌이켜 생각해 보면, 나의 어릴 적 영웅은, 태극권의 이연걸이였다. 강력한 기 수련 기반으로 나오는 강한 펀치와 화려한 발차기는 어릴 적 내향적이고 소극적인 나에게 큰 거인이었다. 그때의 끊어 오르는 무도인의 되고자 하는 욕망이 불현듯 30 후반이 다 돼 가는 이 순간에 또다시 말을 걸기 시작하였다. 한참 동안 내적으로 대화를 나누었다. 나는 어떤 생각과 계획이 생기면 한참 머릿속으로 생각을 해본다. 일주일 한 달 그리고 두세 달이 지난 시점에도 하고 싶으면, 해야 하는 성격이다. 왜냐하면 나는 그만큼 오랫동안 치열하게 머릿속으로 고민했기 때문이다. 무도인이 되어, 나를 수련해야 된다는 생각은 변함이 없었다. 아마 둘째 딸이 100일이 지난 시점이었던 걸로 기억한다. 기저귀를 갈면서 아내에게 운동을 하고 싶다 이야기했다. 그래서 무엇을 하고 싶냐고 되묻는 아내에게, 유도가 배우고 싶다고 이야기했다. 그때 아내의 눈은 빨간색이었다. 그러나 나나는 바로 나의 논리를 설명을 시작했다. 나에게 지켜야 하는 가족이 이렇게 많은데, 점점 약해지는 나 자신 스스로 자신감이 떨어진다고 솔직하게 이야기했다. 그래서 운동이 필요하고, 이왕이면 체력과 정신을 수련할 수 있는 무도인이 되고 싶다고 설명했다. 그제야 아내의 눈이 다시 검은색으로 돌아왔다. 그리고 나의 마지막 논리를 마무리했다. 지난밤에 저녁 뉴스에서 문신을 한 남성이 일반인에게 폭력을 행하는 장면을 보고, 간접적으로 무서움을 느꼈고, 그 무서움이 현실이 될까 봐 두려웠다고 내가 느낌 감정을 설명했다. 나의 아내는 이내, 남편이 불쌍하다고 느꼈는지 운동을 알아보라 허락을 해주었다. 나는 유도를 이렇게 시작했다. 첫째, 몸과 마음이 약해지는 나 자신을 보면 남자로서 자신감을 되찾고 싶었다. 수련을 통해, 몸과 마음이 단단해질 수 있다면, 내 가정을 충실히 지킬 수 있을 거란 단순한 생각을 했다. 둘째, 유능 제강, 유함이 강함을 제압한다. 신체적 열세를 극복하고 외부로부터 나 자신을 보호할 수 있는 운동인 유도가 왜소한 나에게 적합하다고 생각이 들었다. 무엇보다 무게 중심이 높은 키 큰 사람에게, 상대적으로 무게 중심이 낮은 키 작은 사람이 상대의 중심을 지면 쪽으로 가져오면서, 멘치는 무릎 끓어 업어치기 기술은 나도 할 수 있다는 강한 희열을 가지게 해 주었다. 마지막으로 딸들에게 운동하는 아빠가 되고 싶었다. 나는 딸들에게 여러 모습을 보여 주고 싶다. 그중에 하나는 운동하는 모습이다. 세상을 살아가는데, 체력은 기본이다. 체력이 있어야 인성도 있고 학업을 할 수 있다. 집으로 표현하면, 기둥을 위한 땅을 파고 다지는 작업이라 생각한다. 튼튼하고 미학적인 집을 짓기 전에 반드시 해야 하는 지면 다지기로 모든 것이 시작하는 것처럼, 이제 막 세상에 첫발을 내딛는 딸들에게 운동을 하는 습관이 얼마나 중요한지 보여 주고 싶었다. 그래야 나중에 잔소리를 하더라고 조금이라도 내 말이 먹히지 않을까 싶어서다. 유도는 2022년 10월쯤 시작하여, 어느새 1년이라는 시간이 지났다. 유도를 배우면서 달라진 내 마음가짐과 변화된 일상을 에세이로 기록하고자 한다. 중, 고등학생 학생들과 땀 흘려 운동하면서 생긴 에피소드와 처음 승단을 했던 그 순간 그리고 30대에 온 오십견 극복기를 통해서 유도를 시작한 내가 유도를 대하는 마음가짐에 대해서, 진솔하게 써 내려가려 한다. 유도의 역사와 기술에 대해서, 나의 지식은 너무도 짧다. 아니 나보다 더 많이 알고 정보를 가지고 있는 전국의 사범님들과 관련 생활 체육인들이 많이 있다. 그러나 유도라는 스포츠를 체험하고, 감정에 대해 글로 표현하는 사람은 없다. 나는 그것을 하려고 한다. 이곳 브런치 스토리 플랫폼에서, 작가로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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