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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키위날다 Oct 25. 2024

딸들과 함께하는 해외여행

필리핀 세부

올해는 여행 갈 생각이 없었다. 더욱이 해외여행은 더더욱. 그런데 우리에게 뜻하지 않은 기회가 왔다. 작은 누나 가족 모임에 한 명이 불참하게 되는 덕분에 우리 식구에게 제안이 들어왔다. 작은누나 시아버지 건강 문제로 함께 하지 못하니 우리 식구 같이 갈 의향이 있는지 말이다. 별 생각이 없었지만 누나네 식구가 간다는 말에 용기가 생겼는지 아니면 첫째 아이 해외여행 보내주고 싶은 마음이 커졌는지는 모르겠다. 간다는 제안을 받고 비행기를 갈 생각만 했다. 그 머나먼 세부를 아빠와 딸 두 명만 갈 생각을 감히 했다. 이건 용기라기보다는 무모함이라는 사실을 비행기를 타면서 알게 되었다. 필리핀 세부까지 5시 비행시간이 15시간만큼 길게 느껴졌다. 그래도 이미 출발했으니 멈출 수 없는 노릇이다. 나에게 무슨 일이 벌어질지 모르는 상황에서 나는 긴장감을 늦추수 없었고 이는 더욱 큰 피곤으로 다가왔다.

이 여행을 떠나기 전에 해외출장을 다녀온 적이 있다 그때 공항에서 헤어질 때 딸들이 아빠를 위해 많이 울었다. 마음이 아프고 불편했다. 분명히 슬펐을 거라 생각했다 한 번도 떨어져 본 적이 없던 딸들과의 헤어짐이 나 역시 불편하고 초조했으니. 이런 경험이 공항을 향하는 오늘도 의연 중에 느낌이 왔다. 딸들이 분명 엄마와의 헤어짐에 대성통곡하리라 예상했다. 그리고 그 예상은 적중했다. 큰딸 서윤이는 참 슬프게 운다. 닭똥 같은 눈물을 흘리면서 소리 죽여 우는 모습이 그렇게 불쌍하지 않을 수없다. 과거 아빠 없는 삶을 살아온 내가 그 모습을 보고 있노라니 마음이 무겁고 아팠다. 나에게 세상을 살면서 딱 하나만 선택하고 가질 수 있다면 가족들과의 행복한 시간을 달라고 하는 것이다. 나에게 가족은 큰 의미가 있고 그 가족과의 만남 시간은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소중한 가치이다. 나는 분명 외로웠고 결핍이 있었지만 그 아픔과 외로움을 전해주고 싶지 않다.

우는 아이를 안고 비행기를 타고 불편한 자리에 흔들리는 기류 속에 잠드는 두 딸아이들을 보면서 이 글을 쓰는 이유는 그만큼 이 시간이 소중하기 때문이다. 다른 여행처럼 내 기억 속으로 간직할 수 있지만 이번 여행만큼은 글로 사진으로 기록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딸아이에게 보여주는 글이 아닌 나중에 아빠와의 추억을 글로 사진으로 본다면 좋은 차 좋은 집을 사주는 것만큼이나 더 큰 선물을 준 것으로 생각했음 하는 기대감이 크다.

결코 쉬지 않은 선택이었다. 물론 즉흥으로 결정한 사항이었기 때문에도 그렇지만 없는 휴가 그리고 어린 나이. 그리고 엄마 없는 여행은 참 힘든 여행을 주는 주요 요소였다. 그럼에도 나는 왜 여행을 가는 것일까 무슨 이유가 있을까 어떤 가치가 있을까 분명한 건 5박 6일이 끝나고 돌아오는 날에 그 의미를 발견할 수 있을까

싫어도 좋아도 우리는 지금 세부를 향하는 중이다. 밤 9시 30분에 졸리다고 칭얼대는 딸아이 그리고 엄마 보고 싶다고 울다 지쳐 잠든 두 딸들으루데리고 나는 필리핀을 향하는 어느 항공 위에 있고 무사히 숙소에 도착해 달라고 예수님에게 계속 기도를 하고 있다. 안 힘들 순 없다. 비행기 시간이 아이들에게 좋은 시간 때가 아니기 때문이다. 다만 아이들이 덜 힘들 수 있도록 그리고 안전하게 도착해 달라고 기도드린다.

하늘에 계신 아버지, 이제 전도축제가 온다는 걸 알고 있습니다. 이번 가족여행을 무사히 잘 마치면, 전도축제 때 딸아이와 꼭 참석해서 하나님을 기뻐하는 예배가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부디 나의 바람과 기도에 응답하여 주시옵소서. 아멘.


방금 있었던 에피소드 하니 앞자리 좌석이 공석이라 다행히 딸 두 명 모두 눕혀서 가고 있는 상황에서 앞 좌석에 있던 하윤이가 소리를 치는 바람에 내가 자리를 비우는 사이 첫째 서윤이의 다급한 아빠의 부르는 소리가 들려서 뒤돌아 보니 바닥으로 굴러 떨어져서 아빠를 애타게 불러 되는 에피소드가 있었다. 다행히 작은누나 도움으로 이 당혹감을 모면할 수 있었으니 망정이지 혼자였다면 진땀 나는 상황이 될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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