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이 좀 자극적인가요?
일부러 자극적으로 썼는데, 사실 교육 전체에 대해서 그렇게 말하는 것은 아니에요
제가 거짓말이라고 지칭하는 것은 "기성세대가 미래세대에게 떠넘기고 있는 책임"과 함께
이를 뒷받침하기 위한 "흑백논리"에요
구체적으로 말하면, 아이들을 위해서 교육재정교부금 등 초중등교육 투자를 무조건 늘려야 된다는 논리의 허점을 얘기하고 싶어요
<철수네 이야기>를 통해 얘기해볼게요
철수네는 초중고등학교 다니는 아이들의 교육비를 월급의 일정비율 지출하기로 하였어요
월급은 조금이지만 계속 오르고 있고, 철수의 형인 영수가 대학교를 감에 따라 교육비 지급 대상이 2명에서 1명으로 줄었어요
이에 따라 초등학새인 철수에 대한 교육비는 몇년간 2배 이상으로 늘었어요
철수에 대한 교육비가 늘어남에 따라 소수정예 학원 및 1:1 과외도 시키게 되었어요.. 학용품이나 교재도 충분하게 사주고, 개인용 노트북이며 공부방 리모델링 등 온갖 시설투자도 많이 해요
그런데 성적은 오르지 않고 있어요
철수네는 월급이 빠듯해서 철수에게 교육비 지출을 고정적으로 하고 늘리다보니 다른데서 줄여야 되요
근처에 사는 연로하신 조부모님이 임플란트를 하신다는데 용돈을 좀 드리고 싶은데 돈이 없어서 못드려요
철수의 형인 영수는 대학생인데 등록금은 아르바이트를 열심히 해서 내고 일부는 영수명의로 학자금 대출을 받았어요... 등록금은 많이 오르는데 철수에 비해 영수는 대학생이라고 부모님이 도와주지 않아요
결국 월급으로 감당이 안되서 추가로 지출하는 철수의 교육비는 빚을 내서 냈어요
철수의 부모는 다 너 잘되라고 하는 일이라고 강조하고 있어요
지출한 사교육비 빚은 철수 명의로 채무부담이 되있고요
부모가 갚지는 않을 거에요.. 철수가 커서 갚아야 되는 거에요
많이 단순화했지만 이게 지금 우리나라 교육의 현실이라고 생각해요
세가지 점을 짚어볼게요
철수에 대한 교육비 지출은 늘고 있지만, 철수의 성적은 오르지 않고 있어요
예산지출은 그만큼의 효과가 있어야 해요
지난 10년간 학생 1인당 교육재정교부금(초중등교육 예산)이 2.5배가 늘었어요
근데 우리나라 초중등교육이 2배 이상 좋아졌냐 물어보면 딱히 대답하기가 힘들어요
물론 교사 1인당 학생수는 계속 줄고있고, 시설도 나름 좋아지고 있어요.
더하여 D-봇(휴대용 단말기)에서부터 달팽이, 코로나검사키트까지 학교에서 주는게 많아지고 있어요
하지만 여전히 사교육에 비해 공교육이 제대로 권위가 있고 역할을 하고 있는지는 의문이에요
또한 우리나라 교육이 국제적으로 경쟁력이 있는지, 급변하는 미래사회에 대응할 수 있을지 걱정되요
돈이 없어서 우리나라 교육이 문제였던 것이고, 지금보다 더많이 투자하면 분명히 나아지는 건가요?
철수에 대한 교육비만 늘리다 보니, 철수의 할아버지와 대학생인 영수를 도와주지 못하고 힘들게 만들어요
예산은 한정되어 있어요
예산이 무제한이라면 모든 필요한 일을 할 수 있어요..
초중등교육뿐 아니라 고등교육(대학교)에도 투자하고, 어르신 복지에도 투자하고, 국방이며 문화며 예산이 필요한 곳은 한두군데가 아니에요
하지만, 한정성은 예산의 본질적 속성이에요
결국 한정된 재화를 우선순위를 두어서 효과적으로 써야 하는데, 지금과 같은 방식이 우선순위를 고려한 것인지 모르겠어요
철수의 교육비는 결국 나중에 철수가 갚아야 되요.
가계를 예로 들면 이부분이 가장 쇼킹할 텐데요
억지로 과외니 학원 보낸다음에 학원비는 나중에 니가 갚아라 이거거든요
국가재정의 경우에도 똑같습니다.
국가의 수입은 크게 두가지밖에 없어요.. 세금과 채무
단순하게 말하면 세금은 현세대 부담, 채무는 미래세대 부담
지금 국가채무 증가율이 높은 시점에서 저출산이라는 국가적인 위기상황을 고려하지 않고
교육재정(초중등교육)을 내국세 일정비율로 계속 증액교부하는 현 시스템은
지속가능하지 않을뿐만 아니라 결국 국채발행으로 미래세대가 부담하는 거에요
즉, 미래세대를 위한 교육이라는 명목으로 그 비용은 미래세대에게 떠넘기는 것이죠
우리 다음 세대가 과연 이러한 사실을 알고 결정권이 있다면 공감할 수 있을까요?
저는 재정적 관점에서는 이게 가장 큰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가끔 교육재정교부금의 문제를 지적하는 경우
애들것을 뺏는다느니 하면서 감정적으로 대응을 하는 사람들을 만납니다
주로 그분들은 본인의 이해관계가 있고, 그것을 아이들이라는 명분을 내세운다는 생각이 듭니다
반면, 초중등교육 교육재정교부금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은 제도개선한다고 아무 이익이 없는 경우가 많습니다.
제가 이얘기 관계자들 앞에서 몇번 했다가 안좋은 대접 많이 받았는데요
저한테 돌아오는 이익 1원 한장 없습니다. 국가재정을 생각하고 미래세대를 생각해서 하는 얘기입니다
사람마다 다 입장이 다르고 한쪽의 생각이 절대적으로 맞는 것은 아닐 겁니다
그러니 토론이 필요하고 서로의 의견을 조율하는게 필요한 거겠죠
이제 더이상 교육재정 논의를 할때 흑백논리에 빠져서 상대편을 비난하는 방식으로는 안했으면 좋겠습니다.
더하여 책임있는 기성세대라면 우리 아이들, 미래세대를 정말로 위하는 정책대안을 마련해야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