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을 볼 때나 지역 정보를 알아볼 때 나만의 방법들이 있다. 그중 하나는 야쿠르트 아줌마에게 물건을 사고 지역에대해 묻는다. 인턴 시절 경험한 야쿠르트 아줌마의 능력 때문이다.
3개월간 나는 한국야쿠르트(현hy)에서 인턴을 했다. 인턴 교육 과정 중 하나는 야쿠르트 아줌마와 3일 함께 하기였다. 야쿠르트 아줌마와함께 배송, 판매를 함께했다.이를 위해 전동카트를 탄 야쿠르트 아줌마를 쫓아 달렸다. 그러면서 나는 아줌마들의 능력을 봤다.
야쿠르트 아줌마는 예측하고, 대응한다
야쿠르트 아줌마들은 매일 내일 판매 수량을 예측한다. 그리고 아침에 예측 수량만큼 대리점(지점) 냉장창고에서 상품을 카트에 싣는다. 예측 방법은 감에 기반하지만 나름 논리적이다. 정기 배송 수량에 날씨, 담당 지역 상황 등을 고려한다. 이러한 정보를 하루판매 목표 수량을 계산한다.
아줌마들은 담당 지역(지구) 전문가다. 경찰서, 병원, 학교 등 어디든 방문한다. 그러면서 어디 회사가 야유회를 갔는지, 고객이 비서인지, 학생 방학은 언제인지, 반상회는 언제인지 등 다 꿰고 있다. 심지어 고객이 없는건물의 사람들이 뭐하는 지도 안다. 이러한 정보를 종합해 내일은 얼마나 팔지 생각하고 계산한다.혹여 상품이 덜 판매되면 시식하도록 유도하거나, 고정고객 확보를 위해 세일즈를 한다. 반대로 상품이 부족하면 대리점에서 재고를 공급받거나 다른 아줌마한테 빌리기도 한다.
영업은 수요를 예측하고 대응해야 한다
영업관리, 영업전략도 마찬가지다. 담당한 거래처 또는 유통 채널의 매출을 예측하고 대응한다. 이러한 판매 수요 예측에 따라 마케팅, 물류, 재고, 구매, 생산 등 부서가 모두 움직인다. 재고를 얼마나 보유할지, 생산 또는 구매 대응을 어떻게 할지 결정한다.
몇 년 전만해도 예측이 매우 중요했다. 그러나 최근에는 예측보다 대응에 중요도가 더 높다. 예측은 틀릴 수밖에 없다. 또한 정확성을 높여도 한계가 있다. 더구나 코로나 사태로 예측에 대한 불확실한 요소들이 많아 더 예측이 어렵다. 그래서 예측과 계획보다 여러 가지 시나리오와 대응방안에 더 집중한다. 어떠한 상황에서든 빠른 대응을 통해 위기를 벗어나고, 효율적인 행동을 취하기 위해서다.
삶은 초콜릿 박스와 같다
영화 ' 포레스트 검프'의 명대사처럼 삶은 계획대로, 예측대로 흘러가지 않는다. 계획대로 흘러가도 재미는 없다. 그래서 내 삶의 중심도 계획보다 다양한 순간을 생각하며 대응하는 방법에 있다. 실망의 감정을 줄이고, 누군가를 원망하지 않을 수 있다. 대신 더 나은 해결방안을 찾고, 삶을 즐길 준비라 믿고 있다.
그래서 그런지 야쿠르트에서 인턴으로 떨어졌을 때 그렇게 슬프지는 않았다. 예상했다는 듯 나는 그다음을 준비했고, 지금은 더 좋은 미래를 맞이한 기분이다. 물론 지금도 조금은 한국야쿠르트가 밉다. 하지만 야쿠르트 아줌마들을 보면 고마운 마음이다. 3일간 야쿠르트 아줌마를 따라다니며 '예측보다 대응'이라는 영업과 삶의 지혜를 얻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