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조지아에 있었을 때 -5.
공항에서 37번 버스를 타고 리버티 광장에서 내렸다. 꼭대기에 금빛 기마상이 빛나는 높은 기둥을 가운데에 두고 자동차들이 빙글빙글 도는 로터리에는 횡단보도가 없었다.
나는 16.5kg짜리 캐리어를 들고 어깨에는 가방을 두 개 맨 채로 낡고 어둡고 축축한 지하도로 내려갔다가 반대편으로 올라왔다. 스스로 싼 짐에 대해선 불평하지 않기로 했지만, 그래도 15시간에 이르는 밤비행의 끝에 1시간 동안 버스를 타고 막 내린 참이라 거의 남아있는 힘이 없었고 약간 우울한 상태였다.
그때 갑자기 어떤 힘이 뒤에서 내 캐리어를 들어 올렸다. 깜짝 놀라 돌아보았더니 한 젊은 여자가 내 가방 모서리를 들어주고 있었다. 나는 그녀의 호의에 붕 떠밀려 가볍게 계단을 올라 가방을 내려놓았다. 내가 "thank you"라고 작게 속삭인 것을 들었는지 말았는지 그녀는 아무 말 없이 한 손을 가볍게 들어 보이곤 그대로 떠났다.
내가 트빌리시에 도착한 지 5분 만의 일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