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김혜경 Nov 04. 2021

#1 중딩 아들과의 일상

강아지가 된 기분

아들은 밥이 정말 중요하다. '엄마, 오늘 저녁에 뭐 먹어요?' '엄마, 내일 아침 뭐예요?'

요리를 썩 잘하지 않는 내게, 메뉴를 묻는 질문은 은근 부담이 된다. 심할 땐 스트레스도 받는다.

화가 날 땐  '내가 맨날 밥 생각만 하는 줄 알아? 냉장고를 열어봐야 알지'하고 그만 좀 물어보라고 한다.


난 아침을 안 먹어도, 중딩 아드님은 아침을 드셔야 한다. 어제 남은 카레와 김치찌개, 아들의 최애 반찬 치킨 너겟을 구웠다. 요즘 부쩍 살이 찌는 게 걱정돼, 치킨 너겟 밑에 양상추 샐러드를 깔았다. 출근 준비를 마치고 식탁을 치우러 갔다. 양상추도 깨끗이 비웠다.


"아이고, 우리 아들 야채도 다 먹었네"

"엄마, 나 갑자기 강아지가 된 거 같네"

"왜?"

"강아지들이 밥 안 먹으면 주인들이 그 위에 간식을 뿌려주잖아"


싹싹 비운 접시를 한번 보고, 아들 얼굴 한번 보고 웃음이 빵 터졌다. 


이전 03화 슬기로운 청소년 생활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