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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소바 Jun 23. 2022

제로(0) 스테이 - 답사

배움을 위한 수익사업

마을을 만들고 싶은데, 사실대로 말하면 저는 그럴 능력이 없습니다. 사람들의 말도 잘 들어줘야 하고 나 자신의 수행도 해야 하며 생계도 유지해야 하고 아이들도 키워야 하는데, 어느 하나 쉬운 게 없지요. 그래도 다행인 것은 지금 못한다고 포기할 생각은 없다는 겁니다. 배워서 하면 되니까요.

매달  가계수입에서 활동비라는 이름의 돈을 20만원 받습니다. 책도  보고 강의도 들으며 새로운 것을 배우는  사용합니다. 남편은 저와 결혼한  제가   돈을 달라고 하는  부담스러웠다고 합니다. 그도 그럴 것이 당장 읽지도 않을 책을 언젠가 읽고 싶다는 이유로 잔뜩 사모으곤 했거든요. 저는 책을  사도 되냐고 물어보고 남편은 마지못해 승낙을 했지요. 한숨을  내쉬면서요. 남편은 가계 걱정에 그랬던 것이겠지만 저는 헛되이 쓰는 것도 아닌데 매번 눈치를 봐야 하니 난감하기는 마찬가지였습니다. 활동비가 만들어진 후에는 모두가 만족하고 으니 참 다행이지요.


마을을 만드는 일에도 활동비 같은 '역량 강화'를 위한 여윳돈이 필요합니다. 다른 삶을 살고 싶은 사람들이 그 삶을 살아내는 방법을 배우는 비용입니다. 소통하는 법, 나를 돌보는 법, 아이들 교육, 체력관리 같이 어느 하나가 소홀하면 균형이 깨져버리는 것들은 계속 관심을 주어야 합니다. 기존 사회에서는 내가 스스로 알아서 관리해야 하지만 글쎄요. 저는 다 함께 지켜봐 주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잔소리 같은 걸로 말고요. 힘든 사람은 자신이 왜 힘든지 건강하게 이야기할 수 있어야 하고, 다른 이들은 그에 알맞은 조치로 도움을 주면 됩니다. 말은 쉽지만 이것 또한 배움이 필요한 일이지요.


결국 배워야 하고, 그러려면 배움을 위한 여윳돈이 있어야 합니다. 곗돈 모으듯 모으셔도 좋고요. 수익사업을 만드는 방법도 있는데, 저는 수익사업을 해보려고 합니다(이미 숲을에서 그런 논의가 되고 있는 중이지만 거기에 대해서는 다음에 다시 말씀 드릴게요).



첩첩산중 경주시 산내면에 있는 저희 집입니다. 서울에서 내려와 아버지와 함께 집을 짓고 4년 정도 살았지요. 지금 저희 가족은 시내 가까운 곳으로 나와있고, 이 집은 막냇동생이 사용하고 있습니다.

부모님으로부터 동생이 올 가을에 군입대를 한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저는 이거다, 싶더군요. 집을 고쳐서 숙소로 만들어보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숲을 권 대표와 농담처럼 제로웨이스트 스테이를 하면 재밌겠다 말하곤 했는데, 해볼 만한 장소가 있었던 겁니다. 손볼 데는 많지만요.


혼돈의 집 상태


집 바로 앞에는 단풍원 고미연 작가님의 도자기 전시실이 있는데,



전시실을 다른 곳에 마련하고 이 공간을 내어주신다고 합니다(작가님 감사합니다. 꾸벅).

집과 분리된 식당으로 만들면 좋을 것 같아요.



오른쪽 빨간 건물은 단풍원 도자기 공방입니다.

숙소에 묵으시면서 도자기 만들기도 해 볼 수 있으실지도 모르겠네요.


답사를 마쳤으니, 이제 구체적인 계획을 세워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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