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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칼렛 Nov 01. 2020

아이와 남편의 차이는 뭘까?

아이라는 인생의 보물이 생긴 후 느낀 현실

아이를 낳지 않는 선택 또한
굉장한 용기가 필요한 


결혼 전엔 솔직히 아이를 낳지 않고 사는 ‘딩크족’ 부부를 이해할 수 없었다. 하지만 아이를 낳고 그로 인해 감당할 수 없는 변화를 겪으며 그들의 ‘현명한 포기’가 쿨하고 멋지게 느껴졌다.

그치만 돌아간다해도 다시 아이를 낳을지 만약 누군가가 묻는다면, ‘당연하다’라고 대답할 것 같다. 왜냐고? 혹시 궁금한 이들이 있다면 이런 질문을 하고 싶다.


혹시 발로 걷어차이고 할큄을 당해 피가 나도 좋은 사람이 있나요?

누군가의 똥을 매일 들여다보고 냄새 맡아본 적이 있나요?

사람 안에 사람이 들어간다는 것이 코끼리가 바늘구멍에 들어가는 것보다 더 황당하지만 신비로운  일이라고 생각하지 않나요?

그렇다. 이 모든 것은 아이에 대한 이야기다. 살면서 나를 때리고 할퀴어도 사랑스러운 존재는 아이가 처음이었다. 대변이나 소변이 더럽지 않다고 느낀 것 또한 아이가 처음이다. 아마도 내 몸에서 나와 연결된 줄로 나의 영양분을 나눠먹으며 살던 ‘핏줄’이기에 가능한 일이 아니었을까?

물보다 진한게 확실한, 내 핏줄을 향한 이 뜨거운 애정은 과거 그 어떤 멋진 남자에게서도 느껴보지 못한, 아니 그런 에로스적인 사랑과 비교할 수 없는 성스러운 것이었다. 너무 위대한 존재이기에 그만큼 강렬한 고통을 선사하는 것이리라...!


아이는 내 인생의 보물
그렇다면 남편은??


아이가 이토록 거대한 보물이라면 남편은 어떨까? 내 인생에 이런 보물을 만나게 해 주었으니 남편도 보물인 걸까? 아니다. 그는 나의 보물이 아닌 어머님의 보물이다. 착각하면 안된다.

아무래도 남편은 좀 다른 차원인 것 같다. 기본적으로는 나에게 보물을 만나게 해 주었기에 고마운 존재라 할 수 있겠다. 그리고 동일한 인생 보물(목표)을 가진 세상의 유일한 남자다. 이래서 사랑은 한 방향을 바라보는 것이라고 했던가?... (아니 이렇게 깊은 뜻이???) 돌아서면 남일 수 있는 무촌의 관계지만 죽을 때까지 변치 않을 공동의 보물(아이)로 연결된 사람이기에 특별한 존재가 아닐 수 없겠다.


유 아 마이
데~스티니 이~


나에겐 남편을 이해하라고 말하시며 정작 본인은 평생 투닥투닥 아빠와 40년 넘게 부부 싸움을 이어온 엄마는 이런 말을 했었다. 아빠를 처음 만난 순간 머리가 ‘번쩍’ 하며 ‘저 사람을 구제해줘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그 말을 듣고 ‘엄마가 아빠한테 반했네’라는 소릴 했다가 등짝을 한 대 맞긴 했지만 나는 늘 생각했다. 엄마와 아빠는 운명의 짝이라고. 그렇다면 나와 남편도 운명의 짝인 걸까?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 포스터, 출처 <SBS>

내가 상상했던 별에서 온 나의 그대가 지금 내 옆에 누워있는 이 남자란 말인가? 꿈꿔온 모습과 많이 다른 모습이지만 (남편에게 나 또한 상상과 다른 아줌마겠지만) 확실한 건 특별한 이슈가 없는 한 내 인생의 0순위 보물인 아이보다 더 오래 나와 함께 살아갈 인생의 ‘동반자’라는 사실이다.

정말 강력하고 질긴 인연이 맞긴 한가보다. 깊은 인연의 고리를 이어가려고 이렇게나 쓴맛 단맛 짠맛 매운맛 모두를 맛보며 미운정 고운정을 쌓고 있는가보다. 피가 섞이지 않은 무촌이기에, 돌아서면 남인 사람이지만, 피가 섞인 자식이나 부모보다 훨씬 많은 인생의 시간을 함께 보내게 될 지구상의 유일무이 1인. 운명이 라는 말 외엔 설명할 길이 없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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