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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력서에 쓰지 않는 첫 직장이야기' 9편

심플리파이어 라이프


대표와의 저녁은 삼겹살에 소주였다.


입사 후 4개월 동안 대표랑 이렇게 소주잔을 기울이며 얘기를 한 건 처음이었다. 대표는 각 자의 이름과 함께 소주를 따라줬다. 원샷을 하고 너네들이 형 맘 좀 이해해 달라고 했다.


대표로서 투자유치를 위한 형의 갈급한 맘은 이해하지만, 안타깝게도 답이 안 보이는 형의 일하는 방식은 이해를 할 수 없었다. 


난 속으로  ‘프로젝트를 처음 착수할 때 이렇게 진솔한 자리가 있었으면 좋았을 텐데…’라고 생각을 했다. 아마 그때 얘기를 했어도 상황이 바뀌지는 않았을 것 같긴하다.



... 이때의 경험으로 나는 프로젝트의 성공을 위해서는 그를 위해 전략과 충분한 리소스가 투입되는 등가교환이 중요하다는 걸 깨닫게 된다. 


...단순히 땅을 판다던지, 간단한 집을 짓는 건 잠자는 시간을 줄여 해결될 수 있지만 대형 IT 비즈니스는 충실한 설계와 리소스 예측은 기본이고 시간단축을 위해서는 단계적 출시 전략이나 경험 많고 노련한 멤버가 있어야 한다.



시간이 지날수록 소주병은 늘어났지만, ‘이해 좀 해줘라 성희야~’, ‘미안합니다. 형님~’이라는 예의를 차린 얘기만 계속되었다.



대표는 마지막 필살기로 노래방을 가자고 했다. 5, 4, 7번을 누르고 대표는 마이크를 잡았다.


‘안녕이라고 말하지 마’ - 이승철 


대표는 투박하지만 나름 최대한 애절하게 노래를 불렀다. 



노래를 듣던 나는... 갑자기 장난기가 동해...  다음 노래를 예약했다.  1, 4, 3, 1 ... 


예약한 노래가 모니터에 떴다.



‘안녕’ - 신해철


난 이제 더 이상 눈물을 흘리긴 싫어
난 이제 더 이상 당신을 원하지 않아
난 이제 더 이상 거짓을 말할 수 없어


Rap: Many guys are always turning your round.
I'm so tired of their terrible sound.
Darling. you' re so cool to me
and I was a fool for you.
You didn't want a flower
You didn't war want a lover
You've been telling a lie.
I just wanna say "Good-bye"



술기운에 신난 대표와 우리들은 랩파트를 신나게 함께 부르며 이별을 확정했다.




다음 편은 에필로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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