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느꼈던 최고의 감정은, 안도감과 기쁨, 그리고 희망이 미세하게나마 순차적으로 일어난 복합적 정서다. 그 정서는 실수들을 만회할 기회가 내게 주어졌을 때 거의 동시에 나를 휩쓸고 일어난 느낌들의 혼합 상태였다.
뭘 잘 못 했는지 분명히 깨달았기에 인정할 수밖에 없었던 실수들이 있었다. 그 실수 탓에 따라오는 원치 않았던 결과들, 후회와 자책감의 범벅으로 괴롭기 그지없었다. 바꾸고 싶은 욕구가 너무 간절해서 오히려 주어지지 않을 거라고 믿어졌던, 그 기회가 부여됐던 순간, 온몸과 마음이 완전히 다른 상태가 되는 걸 확실히 체험할 수 있었다.
그래서 누가 어떻게 주었든 간에 내가 받은 최고의 선물은 세컨드 찬스, 다시 얻게 된 기회다. 은혜라고, 축복이라고 여겨졌고 감사와 감동으로 가슴이 벅찼었다.
그래서 누군가에게 뭔가를 이해하고 용서해 줄 수 있는 상황에 내가 놓이면 기꺼이, 아니 감사함으로 그들에게도 실수를 만회할 아니, 명예를 회복할 기회를 준다.
그건 너무 당연한 거다. 부정할 수 없는 나의 모자람과 과도함, 얄팍함과 경솔함을 일상에서 반복해서 마주치니, 어찌 그러지 않을 수가 있겠는가?
내가 짐작할 수 있는, 그들의 안도감과 기쁨과 희망을 나 또한 함께 느낄 수 있는 건 아주 멋진, 덤으로 얻게 되는, 내가 내게 주는 엑스트라 선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