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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음이론 Nov 20. 2021

3-5. 산적 아저씨

쓰러져도 병원에 오지 않는 서류.

아저씨가 퇴원한 자리는 몇 시간 지나지 않아 다른 환자로 채워졌다. 아저씨가 있었다는 것도 까먹을 만큼 분주하게 움직였다.


이틀쯤 지났을까. 나이트 근무(야간 근무)가 끝나고 집에 가는 길이었다. 아침에는 출근하는 차들로 막혀서 간간이 시장 골목길로 다니곤 한다.   요리조리 막힌 길을 피해 집으로 향하는 길에 어디서 본 덩치 큰 아저씨가 터벅터벅 걸어가고 있는 게 눈에 띄었다.


"어! 길동..."


반가웠지만 차마 이름을 부르지 못하고 그대로 창문을 다시 올렸다. 아저씨는 소주 네 병이 담긴 비닐을 쥐고, 앞을 한 번 보지 않고 바닥만 보며 걷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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