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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음이론 Dec 17. 2021

6-3. 나의 자리

"어, 이론아. 아버지, 아니 할아버지는 좀 어떻데?"

"일단 겉으로 보이는 상처는 팔이 심하게 다쳤고, 혈압도 계속 낮아지고 있어서 복부나 골반 쪽에서 출혈이 있을 수 있어요. CT는 이제 찍고 계시고"

"의식은?"

"의식은 있으신데 통증이 심하셔서 따로 대화는 주고받지 못하시는 정도예요"

"아이고... 이게 무슨 일이야... 하... 아니, 대체 왜 거기서..."

"어떻게 사고 났는지 연락받으셨어요?"

"지금 정신이 하나도 없다. 아까 경찰에서인가 전화받고 여기로 오긴 한 건데... 차 운전자가 너무 빠르게 골목 돌아가다가 아부지 발견 못하고 쳤다고 들었어"

"일단 제가 여기 왔다 갔다 하면서 이상 있으면 알려드릴게요. 너무 걱정 마세요"


삼촌이 오고 나니, 어느새 내 모습은 보호자인 삼촌을 안심시키고 있었다. 이런 큰 사고가 나서 병원에 와본 것이 처음이라고 하셨다. 나도 처음이었고, 긴장하고 손 떨리는 와중에 최대한 침착해보려고 노력하는 중이다. 삼촌에게 간단히 입원절차를 안내해드렸고 나는 다시 할아버지의 경과를 보러 안으로 들어갔다.

할아버지의 CT를 모니터에 띄워놓고 과장님들이 심상지 않은 표정으로 얘기를 나누고 계셨다. 사실 외관상으로 보아도 상당한 손상이 예상되었기에 머지않아 수술실로 향할 거라 생각했다.


"CT 보니까 할아버지 liver(간) 쪽으로 찢어져있는 거 같네. angio방(혈관조영실)부터 우선 가고... 혈압이 안 올라서 걱정이다. 연세도 워낙 있으시고 팔도 너무 심하게 다쳐서 힘드실 거 같기고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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