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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이음 Oct 14. 2024

[자매성장소설] 15.엄마

중간에서 만나자



1화 보고 오기






15.엄마



요즘 집에서 잠만 자고 나오는 통에 두 딸 얼굴을 잘 보지 못한다. 딸들에겐 시골에 이미 집이 있는 것처럼 말해놨지만 사실 마음에 드는 두 집 중 고민하느라 왔다 갔다 정신이 없고, 가게는 웬 이름이 뭐시기 ‘자’ 자로 끝나는 맛집 유튜버가 다녀간 후로 장사가 더 잘된다. 타고나길 통뼈에 잔병치레 하나 없이 우직하게 일만 할 팔자, 이젠 벗어던지고 여우 같은 남편과 공기 좋은 시골에서 유유자적 살아보려 했더니만, 준비하는 과정 또한 노동이구나. 남편은 옆에서 이러다 쓰러질라 걱정하지만, 길가는 사람 붙잡고 물어보세요. 내 덩치에 실신이 가당키나 한가. 그래도 날 여자로 봐주는 사람이라 집안 몇 번 말아먹었어도 데리고 산다.


벌써 가을이다. 다정의 공모전도 호정의 시험도 코 앞이다. 올봄만 해도 걱정이 한가득이었다. 둘 다 처음 도전할 때의 열정은 돼지 콧구멍에 처박았는지, 지루하고 지쳐 보였기 때문이다. 자극을 줘야 했다. 자극엔 ‘경쟁’만 한 게 없지. 그래서 그 피 같은 주택을 걸고 딜을 한 거다. 좀 전엔 생각난 김에 딸들에게 '과연 우리 집은 누구의 것이 될 것인지' 문자를 보냈는데, 염병할! 두 딸들은 답장도 없다.


하여간 두 딸들아,

이젠 엄마 걱정 그만 시키고 제 구실 좀 하고 살거라!



계속.







안녕하세요, 유이음입니다. '중간에서 만나자'는 마지막화인 24화까지 매일매일 연재될 예정입니다. 15화를 재미있게 읽어주셨다면 <라이킷과 댓글, 작가 소개 옆 구독 및 알림 버튼>을 눌러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그럼, 다음화에서 만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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