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ethoven bagatelles Op. 126 No.5
물에게 노래를 불러주거나 고운 말을 하면 결정이 더 아름다워진다는 실험이 있었다.
과학적으로는 터무니없는 말이라지만 내 낭만은 아무렴 그렇지 않겠느냐고 믿고 있다.
어느 밤 창틀에 양 무릎을 붙이고 앉아 하얀 달을 올려다보고 있으면
그 특유의 걸음걸이, 생각에 잠긴 얼굴, 말에서 나던 온기, 웃음소리 같은 것들이 차례로 떠오른다.
눈을 천천히 감았다 뜨며 하나씩 선명하게 마음에 새기다 보면
속눈썹 끝으로 깜빡 깜빡 쓸어내린 탓일까? 달이 왠지 더 아름다워진 것 같아.
서둘러 전화를 걸어 지금! 창문을 열어 보라고 달이 평소보다 더 멋진 것 같지 않느냐고.
아무것도 모르면서 “정말 그렇네” 다정한 맞장구를 치는 이에게
실없는 소리를 늘어놓고 싶다.
내가 닦아놔서 그렇지, 속눈썹으로 슥삭슥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