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병원에서 당뇨 진단을 받으셨나요?
어쩐지 이젠 건강관리를 해야 할 것 같은 기분이 드시나요?
가족력때문에 언젠가 나도 당뇨에 걸릴 것 같은 불안감이 있으세요?
그대의 대답이 무엇이든 현재 너무나 걱정되고 불안한 마음이 가슴깊은 곳에서 피어오르고 있을 겁니다. 어쩌면 이미 세상이 깜깜하고 혼자라는 절망감에 빠진 상태일지도 모릅니다. 분명한 건 진단을 받으신 분이든, 머잖아 남일이 아닐 것만 같은 분이든 공통점은 '어떻게 해서든 당뇨만은 피하고 싶다’라는 진심일 겁니다.
2022년 대한당뇨병학회는 이미 국내 당뇨인구가 전단계(당뇨예비군)까지 포함해서 약 1천만 명이라고 공식발표했습니다. 이는 머잖아 한국인구 5명 중 1명은 당뇨범위에 들어오리라는 암울한 경고였습니다. 저는 코로나19가 한창 시작되던 2020년 봄에 당뇨진단을 받았으니 진즉에 5명 중 1명이 되어버렸네요. 정확히 얘기하자면 4가지 당뇨유형 중 2형 당뇨였으며, 세계적으로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타입입니다.
되라는 로또당첨은 안되고 당뇨라니 하늘이 무너지는 것 같은 충격이었습니다. 막연히 합병증이 무시무시하다고만 알고 있을 뿐, 정확히 어떤 원인과 결과로 나타나는 질병인지도 몰랐고 그래서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도 막막했습니다. 그나마 다행이라면 우울증에 빠지진 않았다는 정도일까요.
나중에 알았지만 실제로 당뇨진단 후(특히 젊은 분일수록) 충격과 동시에 우울증이 찾아온 분들도 적지 않더군요. 회복을 향한 기약 없는 여정이 시작되었다는 중압감은 무척 크니까요. 더군다나 당뇨나 고혈압, 고지혈 같은 만성질환은 완치의 개념이 없고 평생관리라는 무거운 숙제를 떠맡는 일인 만큼 누구나 패닉에 빠지기 쉽습니다.
그러나 2020년 봄의 저와 같은 상황에 놓이신 모든 그대들에게 자신있게 말씀드립니다.
먼 길이고 지금은 온통 진흙투성이에, 걸을 때마다 두발이 엉망진창이 되고 마는 길이지만 묵묵히 걷다 보면 틀림없이 걷기 쉬운 평지로 변하는 날이 온다는 것을요.
언제쯤 이 험난한 길이 끝나고 한숨 돌리게 될지는 누구도 모릅니다. 자기 자신도 언제 끝날지 알 수 없고, 심지어 주치의조차 단언할 수 없습니다. 가장 중요한 건 그대의 두 발과 마음먹기입니다. 날마다 조금씩 쉬지 않고 몇 걸음이라도 꾸준히 걸어가면 결국 길가의 꽃구경도 할 수 있고 화창하고 푸른 하늘도 만나는 날이 온다는 그대의 믿음이 중요하니까요.
걷다가 먹구름이 나타나 소나기도 만날 테고 때로는 발을 헛디뎌 진흙탕에 뒹구는 일도 생깁니다. 제가 그랬고 다른 당뇨인들도 무수한 시행착오를 겪으시는 걸 봤습니다. 그런데도 포기하지 않고 계속 움직이면 결국 길은 좋아집니다.
제 노력과 실패, 성공의 경험들이 이제 막 같은 길을 나서려는 그대에게 소소한 지팡이가 되었으면 합니다.
제가 의사는 아니지만 실제로 혈당회복에 많은 도움을 주었던 건 의사의 일방적인 진료나 습관적인 처방전과 뻔한 충고가 아니었습니다.
오히려 발로 뛰어서 적극적으로 시도했던 여러 시행착오들과 유튜브 등을 통한 국내외 내과전문의들의 지식공유라는 노력이었습니다.
누구나 좋은 게 좋다는 사실은 알지만 정확히 어떤 게 좋은 거고, 어떻게 좋다는 건지는 잘 알지 못합니다. 저 또한 어디서부터 첫 단추를 끼워야 할지조차 몰랐으니까요. 제가 겪었던 모든 성공과 실패의 경험들이 먼 길 떠나는 그대에게 지팡이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그 지팡이가 잘못된 방향으로 가서 헤맸던 저의 실패를 그대에게는 줄여주기를, 성공했던 경험은 든든한 도움이 되어주기를 바랍니다.
부디 그대여, 너무 힘들어하지 마세요.
이제 그대는 혼자가 아닙니다.
진흙길이 끝날 때까지 같이 떠나보시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