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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험의 과거가 아닌, 학습 능력의 미래를 채용하라

11. 성장 마인드셋 중심의 인재 채용 인터뷰

by jaha Kim

창업가의 대화설계 (Founder's Talk Design)

Part III. 성장 엔진 구축하기 - 스케일업의 대화(성장기, '10 to N'으로 전환)


11. 성장 마인드셋 중심의 인재 채용 인터뷰



"당신은 당신의 문제를 '이미' 해결해 본 사람을 찾고 있는가, '어떤' 문제든지 해결할수 있는 사람을 찾고 있는가?"


1. 이 대화, 왜 피하고 싶고, 왜 피할 수 없는가? (The Inescapable Conversation)


눈앞의 '완벽한 이력서'라는 유혹

'10 to N'의 스케일업 단계에 진입한 당신의 회사는 매일 새로운 문제가 터지는 전쟁터다. 당신은 간절하게 '정답'을 아는 사람이 필요하다. 그때, 꿈에 그리던 이력서가 도착한다. 당신이 겪는 문제를 이미 경쟁사에서 5년간 다뤄본 '전문가'. 이력서의 모든 키워드가 당신의 JD(직무기술서)와 완벽하게 일치한다. 당신은 이 '즉시 전력감'이라는 유혹을 뿌리치기 어렵다. 그 사람의 '성장 마인드셋' 같은 추상적인 것을 검증하느라 시간을 낭비하고 싶지 않다.


'검증된 전문가'를 선호하는 합리적 이유

그런 마음이 드는 것은 너무나 당연하다. '성장 마인드셋'이나 '학습 능력'은 측정하기 어렵고 주관적으로 느껴진다. 반면 '5년 경력', 'A사 출신'이라는 이력서는 객관적이고 안전한 지표처럼 보인다. 팀원들은 당장 일손이 급하다고 아우성이고, 투자자들은 빠른 성장을 압박한다. 이 상황에서 '검증된 전문가'를 채용하는 것은 가장 빠르고 합리적이며, 실패하더라도 방어하기 쉬운 선택이라고 믿는 것은 지극히 정상적인 판단이다.


오늘의 전문가, 내일의 걸림돌

하지만 '10 to N' 단계의 가장 큰 특징은 '어제의 정답이 오늘의 오답이 된다'는 것이다. 당신의 회사는 한 달 뒤, 6개월 뒤에는 지금과는 완전히 다른 문제를 풀고 있을 것이다. 오늘 '완벽한 전문가'였던 그 사람은, 자신의 과거 성공 방정식이 더 이상 통하지 않을 때 어떻게 반응할까? 이 대화는 단순한 채용 인터뷰가 아니다. 이것은 회사의 성장 속도를 따라잡는 것을 넘어, 성장을 '주도'할 사람을 찾는 과정이다. 자신의 성공 경험마저 버리고 새로운 것을 배울 수 있는 사람을 찾지 못한다면, 당신이 뽑은 오늘의 '즉시 전력감'은 내일 회사의 성장을 가로막는 가장 큰 '걸림돌'이 될 것이다.




2. 오해와 착각: ‘좋은 게 좋은 거’라는 함정 (The Founder's Fallacy)


"A사에서 해봤으니, 우리도 되겠지"

"이 사람은 A사에서 우리와 똑같은 그로스 해킹을 성공시켰잖아. 그럼 우리 회사에서도 당연히 성공하겠지." 이것은 창업가가 저지르는 가장 흔하면서도 치명적인 '경험의 함정'이다. 창업가는 후보자의 '경험'이 우리 회사의 '성공'과 동일하다고 착각한다.


과거의 성공이 독이 되는 순간

그 착각은 조용한 비극을 낳는다. '완벽한 전문가'가 합류한다. 그는 A사에서 성공했던 그 '플레이북'을 자신 있게 펼친다. 하지만 시장도, 제품도, 팀의 문화도 다르다. 과거의 방식이 통하지 않자 그는 당황한다. 그는 새로운 방식을 배우려 하지 않고, 오히려 "여기는 시스템이 이상하네요", "A사에서는 이렇게 안 했는데"라며 환경을 탓하기 시작한다.


'고인 물'이 되는 보이지 않는 비용

이것이 바로 당신이 치르는 가장 값비싼 '보이지 않는 비용'이다. 진짜 비용은 단지 한 명의 채용 실패가 아니다. 그의 '고정형 사고방식(Fixed Mindset)'은 조직 전체에 독처럼 퍼진다. 그의 곁에서 새로운 것을 배우고 시도하려던 주니어 팀원들은 "그건 이미 해봤는데 안돼"라는 말에 좌절하고 입을 닫는다. 회사의 성장 엔진은 그렇게 멈춘다. 당신은 성장을 위해 전문가를 고용했지만, 아이러니하게도 그 전문가는 조직의 학습을 멈추게 하는 '고인 물'이 되어버렸다.




3. 대화의 재설계: 핵심 원칙과 프레임워크 (The Core Principle & Framework)


핵심 원칙 제시

채용 대화의 목표를 완전히 재설계해야 한다. "후보자가 '무엇을 아는지(Knowledge)' 묻는 것을 멈추고, '어떻게 배우는지(Learning)'를 질문하라." 당신이 찾아야 할 사람은 정답을 가진 '전문가(Know-it-all)'가 아니라, 정답을 찾아가는 과정을 즐기는 '학습자(Learn-it-all)'다. 당신의 인터뷰는 그들의 이력서에 적힌 과거의 '답'을 검증하는 자리가 아니라, 그들의 머릿속에 있는 미래의 '질문'을 발견하는 자리여야 한다.


프레임워크 제시: '학습 능력' 검증 3단계 질문법

후보자가 실제로 '성장 마인드셋'을 가졌는지 검증하기 위해, 그들의 과거 경험을 이 3단계 루프에 넣어 질문하라.


1. 실패 또는 도전의 경험:

의도적으로 성공 사례가 아닌, 실패했거나 자신의 지식 범위를 넘어선 도전을 요구했던 경험을 묻는다.

✓ 당신의 질문:

"이력서에 지난 회사에서 신규 구독자를 200% 성장시킨 캠페인 A를 적어주셨네요. 인상적입니다. 반대로, 당신의 경력에서 가장 뼈아프게 실패했던 마케팅 캠페인 B에 대해 말씀해 주시겠어요?"


2. 성찰 또는 학습의 결과:

그 실패의 '진짜 원인'을 무엇이라고 분석했는지, '남 탓(예: 시장 상황, 부족한 예산)'이 아닌 '자기 성찰'의 과정을 집요하게 묻는다.

✓ 당신의 질문:

(후보자가 캠페인 B의 실패를 설명한 후) "그 실패의 '진짜 원인'이 무엇이었다고 분석하셨나요? '경쟁사가 너무 공격적이어서' 같은 외부 요인 말고요. 후보자님이 통제할 수 있었던 것 중에서요."

✓ 좋은 답변의 예:

"제가 세웠던 '20대 1인 가구'라는 핵심 타겟 가설이 완전히 틀렸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데이터를 다시 보니, 실제 구매 전환은 '40대 기혼 여성' 그룹에서 훨씬 높았습니다. 제가 시장을 제대로 보지 못했던 거죠."


3. 적용 또는 성장 (The Application / Growth):

그 배움을 그 프로젝트가 아닌, 전혀 다른 상황이나 다음 프로젝트에 '적용'해 본 구체적인 경험을 묻는다.

✓ 당신의 질문:

"좋은 배움이네요. 그렇다면 그렇게 '가설이 틀릴 수 있다'는 배움을, 그 이후에 진행했던 다른 프로젝트(예: C라는 신제품 출시)에는 어떻게 적용해 보셨습니까?"

✓ 좋은 답변의 예:

"네, C 프로젝트를 시작할 때는 제 가설을 믿지 않고, A/B 테스트 예산을 먼저 확보해서 2주간 3개의 다른 고객 그룹에게 동시에 메시지를 던져봤습니다. 그리고 가장 반응이 좋은 그룹을 찾아 집중하는 방식으로..."




4. 실전 플레이북: 당신의 대화를 디자인하라 (Design Your Talk)


대화의 핵심 키워드 뽑아내기


#성장마인드셋 (Growth Mindset):

이것은 후보자가 가진 일종의 '운영체제(OS)'와 같다. '고정형 사고방식'을 가진 사람은 자신의 지능이 고정되어 있다고 믿기 때문에, 인터뷰 내내 자신이 얼마나 똑똑한지를 '증명'하려 하고 피드백에도 방어적인 태도를 보인다. 반면, '성장 마인드셋'을 가진 사람은 자신의 능력이 노력을 통해 얼마든지 발전할 수 있다고 믿는다. 그들은 도전을 환영하고 실패를 성장의 필수 요소로 받아들이며, 인터뷰에서도 성공의 결과보다는 그것을 이룬 '학습의 과정'을 즐겁게 이야기한다. 창업가는 후보자가 성공의 원인을 '타고난 재능'으로 돌리는지, '치열한 노력과 과정'으로 돌리는지 귀 기울여 들어야 한다


#학습탄력성 (Learning Resilience):

이것은 '성장 마인드셋'이 현실의 실패와 만났을 때 발현되는 '행동'이다. 스타트업은 실패가 일상인 곳이다. 핵심은 실패했는지가 아니라, 실패에서 얼마나 빨리, 그리고 깊게 배웠느냐이다. 학습 탄력성이 높은 후보자는 자신의 실패나 무지를 부끄러워하지 않는다. 오히려 그들은 "그때 제가 틀렸다는 것을 인정해야 했습니다"라고 솔직하게 말하며, 그 실패를 통해 무엇을 배웠는지 명확하게 설명한다. 그들은 실패에 좌절하고 무너지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디딤돌 삼아 더 높이 점프하는 회복력을 보여준다.


#지적호기심 (Intellectual Curiosity):

이것은 '성장 마인드셋'을 움직이는 '연료'이다. 스케일업 단계에서는 어제의 정답이 오늘의 오답이 된다. 지적 호기심이 없는 전문가는 자신의 과거 경험(Know-it-all)에 갇혀 '고인 물'이 된다. 하지만 지적 호기심이 넘치는 사람은 끊임없이 "왜?"라고 질문하며, 자신의 전문 분야가 아닌 것에도 경계를 넘어 탐구한다. 인터뷰에서 그들이 당신에게 하는 질문의 수준을 확인하라. 그저 연봉을 묻는 것이 아니라, "왜 이 시장을 선택했는지", "이 비즈니스 모델의 가장 취약한 고리는 무엇이라 생각하는지"처럼, 현상 너머의 본질을 탐구하려는 욕구를 보이는 사람을 찾아야 한다.



핵심 질문 & 표현 가이드 (Talk Script & Tactics)


✓ 피해야 할 질문 :

- "당신의 가장 큰 강점과 약점은 무엇인가요?" (모두가 준비해 온, 외운 답이 나온다.)

- "A 프로젝트에서 당신의 구체적인 역할은 무엇이었나요?" (단순히 과거의 '사실'만 확인한다.)

- "저희 회사에 대해 얼마나 아시나요?" (단순히 얼마나 '암기'했는지 테스트한다.)


✓ 무엇을, 어떻게 말할 것인가 :

- "당신이 스스로 '아, 이건 내 전문 분야가 아닌데'라고 느꼈던 가장 최근의 순간은 언제였나요? 그 무지한 상태에서 첫 번째 행동은 무엇이었습니까?" (미지의 영역에 부딪혔을 때의 학습 패턴을 본다.)

- "당신이 지난 1년간 가졌던 가장 강력한 믿음(의견)이, 틀렸다고 깨지게 된 경험이 있다면 말해주세요. 무엇이 당신의 생각을 바꾸었나요?" (자기 확신이 아닌, 유연한 사고를 가졌는지 본다.)

- "최근 6개월간, 당신의 업무와 전혀 관련 없이 순수한 호기심으로 새로 배운 것이 있나요? 왜 그것에 끌렸나요?" (지적 호기심의 깊이와 범위를 본다.)



5. 거인들의 대화: 그들은 어떻게 말했는가? (Case Studies)


사례 분석: 마이크로소프트(Microsoft)의 'Know-it-all'에서 'Learn-it-all'로

2014년, 사티아 나델라가 마이크로소프트의 CEO로 취임했을 때, 회사는 '모든 것을 아는 척하는(Know-it-all)' 전문가 집단의 고정형 사고방식에 갇혀 혁신에 실패하고 있었다. 나델라는 이 문화를 '모든 것을 배우려는(Learn-it-all)' 성장 마인드셋으로 바꾸는 것에서 혁신을 시작했다.


'그들은 어떻게 말했는가?'

이 철학은 채용 인터뷰에 즉시 반영되었다. 그들은 더 이상 "맨홀 뚜껑은 왜 둥근가?"와 같은 '정답 맞히기'식의 오만한 질문을 하지 않았다. 대신, 그들은 후보자에게 실제 문제를 던져주고 그가 '어떻게 배우는지'를 관찰했다.


(면접관이 아이디어를 제시했을 때)

- Know-it-all 후보자의 대답: "그건 좋은 생각이 아니네요. 왜냐하면 제 경험상..." (자신의 지식을 방어한다.)

- Learn-it-all 후보자의 대답: "그건 미처 생각 못 했네요. 만약 그게 사실이라면, 우리는 X 대신 Y를 시도해 볼 수도 있겠군요." (새로운 정보를 즉시 학습하고, 그 위에 자신의 아이디어를 더한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자신이 얼마나 똑똑한지 증명하려는 사람'이 아니라, '자신이 모른다는 것을 인정하고 함께 배울 수 있는 사람'을 뽑기 시작했다. 이 채용 대화의 근본적인 변화가 오늘날 마이크로소프트 부활의 핵심 엔진이 되었다.




6. 즉시 실행 가능한 체크리스트와 다음 단계 소개 (Checklist & Next Steps)


Takeaway & 행동 강령

이제부터 '컬처 핏(Culture Fit, 현재 문화와 맞는 사람)'이라는 단어를 버려라. 대신, '컬처 애드(Culture Add, 우리의 학습 문화를 더 풍부하게 해 줄 사람)'를 찾는다는 목표로 인터뷰에 임하라.


체크리스트

[ ] 나는 후보자의 이력서(경험)가 아닌 학습 능력(잠재력)을 검증하는 질문을 3개 이상 준비했는가?

[ ] 나는 후보자가 '실패'에 대해 이야기할 때, 그가 '남 탓'을 하는지 '자기 성찰'을 하는지 듣고 있는가?

[ ] 나는 후보자에게 "최근에 무엇을 새로 배웠습니까?"라고 물어봤는가?

[ ] 나는 후보자가 나에게 역으로 질문할 때, 그 질문의 수준이 얼마나 '호기심'에 차 있는지 평가했는가?

[ ] 나는 '가장 똑똑한 사람' 대신 '가장 빠르게 배우는 사람'을 뽑을 준비가 되었는가?


지식의 무기고 확장하기

✓ (해외 도서) 캐럴 드웩(Carol Dweck), 『마인드셋 (Mindset)』: '성장 마인드셋'과 '고정 마인드셋'의 개념을 창시한 바이블. 모든 리더의 필독서다.

✓ (해외 도서) 제프 스마트(Geoff Smart), 『Who: The A Method for Hiring』: 최고의 인재를 뽑기 위한 구조화된 인터뷰의 정석을 보여준다.

✓ (국내 도서) 홍성태 저(김봉진 감수), 『배민다움』: '배달의민족'이 어떤 인재상(예: 쓸모 있는 또라이)을 정의하고, 그 기준에 맞는 사람들을 채용하여 독보적인 문화를 만들었는지 보여준다. 이력서가 아닌 '성향'과 '마인드셋'을 채용하는 것이 무엇인지 잘 보여주는 책이다. 사이트 '배민다움(https://story.baemin.com/)'의 'Culture' 페이지도 참조할 만하다.

✓ (해외 아티클) First Round Review: 실리콘밸리 VC가 운영하는 블로그로, '성장 마인드셋을 가진 엔지니어를 구별하는 법' 등 채용에 대한 실전적인 아티클이 가장 많은 곳.


다음 챕터로의 연결

최고의 학습 능력을 가진 'Learn-it-all' 인재를 성공적으로 영입했다. 하지만 그것은 시작일 뿐이다. 이제 당신의 회사는 다양한 배경을 가진 수십, 수백 명의 사람들로 채워진다. 어떻게 이들을 하나의 시스템 안에서 효율적으로 움직이게 할 것인가? 다음 챕터에서는 **"문화 형성 대화: 벽에 걸린 가치에서 일상의 행동으로"**를 통해, 추상적인 가치를 살아있는 시스템으로 만드는 대화법에 대해 알아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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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 https://brunch.co.kr/brunchbook/leader-tal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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