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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로 과연 먹고살 수 있을까?

AI가 그림을 다 그려주고, 이제는 영상까지 만들어준다

by 표수

4. AI 시대, 미술을 좋아하는 우리 아이, 과연 먹고살 수나 있을까요?


질문을 이렇게 바꾸니 조금 더 직설적이고 냉소적이게 되어 흥미롭게 느껴집니다.


동시에 사뭇 진지하고 심각한 질문이기도 합니다. 이 질문은 학부모님들로부터 가장 많이 듣는 표현이기도 합니다. 아이가 무언가에 관심을 보이고, 그 관심이 미술이라는 그 자체는 어찌 보면 다행스러운 일이지만, 막상 너무 진지하게 흥미를 보이기 시작하면 부모님들은 고민이 시작됩니다. ‘이 아이가 정말 미술을 진지하게 생각하게 된다면, 나는 어떻게 해야 할까?’라는 걱정이 생기는 것입니다. 네다섯 살 까지는 작은 낙서 하나에도 감동이었지만 조금만 더 크면 초등-고등을 가리지 않고 부모님들의 고민이 조금씩 깊어지기 시작합니다. 일부 부모님들은 ‘이 길을 허락해줘야 하나?’, ‘열어줘도 되나?’에서 더 나아가, ‘요즘 같은 세상에, 막아야 하나?’라는 극단적인 생각까지 하시기도 합니다. 그 이유는 각양각색입니다. ‘미대를 나와서’, ‘미대를 안 나와봐서’, ‘가족 중에 이미 미술을 해본 사람이 있어서’ 등이 있습니다.


이러한 불안감은 과거부터 내려온 ‘미술 하면 밥벌이 못한다.’, ‘화가는 배고픈 직업이다.’라는 관념에서 기인할 수 있는 것 같습니다. 더불어 ‘AI가 그림을 다 그려주고, 이제는 영상까지 만들어준다.’는 현실적인 우려도 부모님들의 불안을 증폭시키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정말 미술을 하면 대부분의 경우 밥벌이를 못하고 살게 될까요? AI가 그림을 다 그려주는 시대에는 미술이 더 이상 필요 없게 되는 것일지 궁금해집니다. 이러한 질문에 대한 해답을 찾기 위해서는 과거와 현재의 변화를 직시하고, 앞으로의 미래를 예측해야 합니다.





<AI시대, 미술 좋아하는 아이 어떻게 키워야 할까?>

*급변하는 AI시대, 미술 전공자의 현직 전문가 다운 시각으로.





+ AI의 발전을 직업 선택 이상으로 더 고민해 보자.


과거의 유적과 유물을 주제로 미술 수업을 하면, 아이들이 단순히 눈으로 보는 것을 넘어 직접 시간과 공을 들여 과거와 만난다는 느낌이 듭니다. 손으로 그려보고 세세한 부분을 탐구 하면서, 역사를 자신의 감각으로 온전히 느끼고 있는 것이죠.


성덕대왕신종(에밀레종)과 신라의미소. 학생작.

그리고 이런 경험을 확장해 보면, 우리 역시 시간이 흐르면 누군가의 역사 속 인물이 된다는 사실을 깨닫게 됩니다. 우리가 걷고 있는 이 시간이 뒤돌아보면 곧 역사가 되는 것이니까요. 이렇게 생각하면, 미래를 만들어가는 존재로서의 책임감도 자연스럽게 생겨나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흥미로운 점은, 미래를 주제로 그림을 그려보라고 하면 많은 아이들이 디스토피아적 풍경을 떠올린다는 것입니다. 황폐한 도시, 인간보다 더 뛰어난 AI가 지배하는 세상처럼 말이죠.


지구가 불타는 행성이 되기 까지는 2도 남았다는 경고가 담긴 학생작.

AI와 함께하는 미래는 과연 유토피아일까요, 디스토피아일까요?


너무나 **우문현답(愚問賢答)**이 나올 수밖에 없는 질문이지만, 그렇기에 더욱 깊이 생각해볼 가치가 있는 이야기겠지요.


이 그림은 AI와 직접적인 관련이 없어 보입니다. 실제로 이번 AI 붐이 일기 이전의 수업 내용이기도 하고요. 하지만 AI 기술이 작동 하려면 엄청난 양의 에너지가 필요하다는 점을 생각해 보면, 완전히 무관한 그림이라고 단정할 수만도 없을 것 같습니다.






AI 산업이 지속적으로 발전하려면 대규모 에너지원 이 필수적이며, 친환경적인 에너지를 고려했을 때 핵에너지가 가장 유력한 선택지라는 결론이 점점 더 힘을 얻고 있습니다. 소시민인 저 역시 아이들의 미래를 생각하다 보면, 이러한 정책 기조나 핵에너지의 가능성에 대해 깊이 고민하게 됩니다. 그 고민은 단순히 아이들의 전공이나 직업 선택에 국한되지 않고, 그들이 살아갈 세상이 어떤 모습이어야 하는지, 그리고 우리는 어떤 선택을 해야 하는지에 대한 더 근본적인 질문으로 이어집니다.


미래를 대비한다는 것은 단순히 기술과 산업의 변화에 적응하는 것만이 아니라,
아이들이 안전하고 지속 가능한 환경에서 살아갈 수 있도록 하는 것까지 포함되는 문제일 테니까요.


과연 우리는 어떤 선택을 하게 될까요?
그리고 그 선택이 미래 세대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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