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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광섭 Feb 13. 2024

들어가며

프로덕트 매니저 신입 공개 채용 좀 담당해주실래요?



프로덕트 매니저 신입
공개 채용 좀 담당해 주실래요?



2022년의 일입니다. 


일하는게 너무 피곤해서 회의실 구석에 숨어 매실차에 코를 박고 있는데 인사팀에서 위와 같은 DM이 왔습니다. ‘담당’해달라는 말보다 ‘신입공채’라는 단어가 2배쯤 놀라웠습니다. IT회사가 신입공채를 하는 경우는 거의 없었거든요. 


그나마 신입 비슷한 사람이라면 저처럼 대기업에서 몇년 일하다 판교 방향 고소한 냄새에 정신을 잃고 쫓아온 케이스, 스타트업이 팔리면서 가슴 펴고 당당히 입성한 케이스, 사업이 망해서 불시착한 케이스 등 손수건 하나쯤 필요한 촉촉한 사연의 당사자들만 즐비합니다. 그런데 설마 학교 갓 졸업한 신입 공채를 한다니요?


그래도 회사돈 받으며 하는 일 허투로 할 수는 없는지라 ‘프로덕트 매니저란 무엇일까’라는 미간 찌푸려지는 질문부터 시작해서 ‘채용 설명회 때 무슨 말을 할까?’, ‘어떤 문제를 내야 똑똑한 사람을 뽑을까’ 등 주제를 나름 애써 준비했습니다. 


자기소개서 수백장을 읽고 면접관도 수십번씩 하면서 내가 프로덕트 매니저인지 아니면, 리쿠르팅 팀으로 직무 변경을 한 것인지 헷갈릴 즈음, 눈빛이 반짝반짝한 신입 동료들이 회사에 들어 왔습니다. 그 중 몇분은 제가 맡은 팀으로 배정되었구요.


이렇게 신입PM이 갑자기 회사로 들어오면 양쪽 모두 매우 난감합니다. 신입PM은 딱딱하게 얼어 붙어있고, 그들이 뚝딱거리는 것을 보고 있는 선배들 입장도 꽤 곤란하기는 마찬가지입니다. 어디서부터 무엇을 가르쳐줘야 할지 헷갈리기 때문입니다. 


그렇다고 PM 업무를 중국집 주방일처럼 밑바닥부터 시작하라고 할 수도 없습니다. 신입PM이 회사에 처음 들어오면 갓 태어난 아기처럼 지식을 던지는대로 다 흡수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귀중한 시간을 반복 업무로만 채울 수는 없겠죠.


매일 한사람씩 붙들고 1:1을 시작했습니다. 짧은 수업이지만 그래도 원고는 필요해서 정제된 글을 적기 시작했습니다. 나름의 원칙도 세웠습니다.

첫째, 최대한 실용적인 내용만 담았습니다.
특히 몰입도가 떨어지는 라떼식 회상을 반드시 배제하려고 노력했습니다.

둘째, 기본 개념은 꼭 담았습니다.
 뿌리가 분명치 않은 말을 떠들고 싶지는 않았습니다. 모든 일이 왜 시작된건지 이해하게 하고 싶었습니다.

셋째, 비유와 예시를 최대한 많이 들었습니다.
안그래도 회사일 머리 아픈데 글이라도 재밌어야한다, 엄마도 이해할 수 있는 글을 쓰자 다짐했습니다.


이 글의 아이디어는 그렇게 시작했고 파편적인 구성만 적어둔채로 1년이 흘렀습니다. 


2024년 올 한해 예전부터 조각 조각만 분리해 메모한 프로덕트 매니저의 실무101을 순서에 맞게 정리해보려합니다. 지금 당장 판교역 인근의 PM은 어떻게 일하는지 1) 가장 실전적이고, 2) 따라하기 쉽게, 3) A-Z를 모두 다루는 글을 쓰겠습니다. 앞으로 1주 - 2주에 한번씩 올 가을까지 꾸준히 연재할 예정입니다. 구성은 미리 정해두었지만, 중간중간 궁금한 점이 있다면 피드백 주시면 언제든지 고쳐보겠습니다.


고양이를 좋아해서 고양이 그림 작가님 yve.k의 일러스트를 같이 싣습니다.


c.yve.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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