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점을 잘 보는 눈은 장점인가 단점인가.
단점
아이를 기르다보니 어느 순간부터 나는 다른 아이들의 단점을 콕콕 잘 찾아내는 아빠가 되었습니다. 엄마에게 찰싹 붙어만 다니는 아이, 횡단보도 한 가운데 앉아 우는 아이, 말이 적은 아이, 말이 많은 아이, 키가 큰 아이, 키가 작은 아이, 살이 찐 아이, 빼빼 마른 아이 등등등. 내가 참 남의 자식이 가진 단점을 잘 본다고 이게 어디서부터 유래되었나 따져보니, 나를 콕콕 찔러대는 그것들은 그 아이의 단점이 아니라 내 아이에게서 보이지 않는 - 보였으면 하는 - 특징들입니다. 다른 아이들이 가진 다른 점들을 단점이라 바꿔치기 하면서 평평하게 짓눌러내면 내 아이는 그 자리에서 그대로 높아질 거라는 그릇된 생각들.
단점은 누구나 가지고 있겠지만, 누구나 똑같은 단점을 가진 것은 아닐 겁니다. 남의 자식보다 내 자식을 내가 더 아는만큼 내 자식의 단점이 남의 자식의 단점보다 더 잘보일텐데, 때때로 내 자식과 남의 자식을 그대로 비교하곤, 그렇게 생긴 속상한 마음을 남의 자식이 가진 특징을 망가뜨리는 방식으로 달래려 합니다. ‘저런 아이도 저렇게 그럭저럭 산다.’ 하며 자식을 그나마 ‘덜 못났다’고 정해놓고서는 다시 나를 위로합니다. 참으로 못난이는 내 자식도 남의 자식도 아닌, 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