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제II제이 Mar 20. 2023

비누꽃 (23년 3월 중순의 순간 2)

오래오래 시들지 않고 피어있는 꽃.


업무용 책상 오른쪽 모서리 파일 수납함에 빨간색 장미 모양 비누꽃 한송이 놓여 있다. 

이건 꽃일까 아닐까. 받은지 일 년 동안 그자리에 그대로 놓여 있다. 마르지도 상하지도 않는다. 당연하게도 색이 바래거나 말라 부스러지지도 않는다. 처음 모양 그대로, 있다. 향기도 계속 남아 있다. 투명한 비닐에 싸여 있는 플라스틱 재질의 줄기와 이파리, 그 위로 빨간색 비누 조각들로 만들어진 그것은 시간을 얼마만큼이나 뛰어 넘을 수 있을 것인지?


비누꽃 같은 사람은 어떨까? 대단하진 않지만, 변하지 않는 색과 향기로 좁은 어느 한 곳이라도 분명하게 채울 수 있는 사람, 어느 누군가에게는 무언가를 떠올리게게 할 수 있는 사람. 진짜로 급하면 자기를 녹여서라도 뭔가 다른이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그런 사람.


애초에 비누로 꽃을 만들어보겠다고 생각한 사람은 이런걸 다 생각하고 만든걸까? 대단하다. 비누와 꽃을 연결한 그는.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