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오래 시들지 않고 피어있는 꽃.
업무용 책상 오른쪽 모서리 파일 수납함에 빨간색 장미 모양 비누꽃 한송이 놓여 있다.
이건 꽃일까 아닐까. 받은지 일 년 동안 그자리에 그대로 놓여 있다. 마르지도 상하지도 않는다. 당연하게도 색이 바래거나 말라 부스러지지도 않는다. 처음 모양 그대로, 있다. 향기도 계속 남아 있다. 투명한 비닐에 싸여 있는 플라스틱 재질의 줄기와 이파리, 그 위로 빨간색 비누 조각들로 만들어진 그것은 시간을 얼마만큼이나 뛰어 넘을 수 있을 것인지?
비누꽃 같은 사람은 어떨까? 대단하진 않지만, 변하지 않는 색과 향기로 좁은 어느 한 곳이라도 분명하게 채울 수 있는 사람, 어느 누군가에게는 무언가를 떠올리게게 할 수 있는 사람. 진짜로 급하면 자기를 녹여서라도 뭔가 다른이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그런 사람.
애초에 비누로 꽃을 만들어보겠다고 생각한 사람은 이런걸 다 생각하고 만든걸까? 대단하다. 비누와 꽃을 연결한 그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