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누꽃 (23년 3월 중순의 순간 2)

오래오래 시들지 않고 피어있는 꽃.

by 제II제이


업무용 책상 오른쪽 모서리 파일 수납함에

빨간색 장미 모양 비누꽃 한송이 놓여 있다.


이건 꽃일까 아닐까.

받은지 일 년 동안 그자리에 그대로 놓여 있다.

마르지도 상하지도 않는다.

당연하게도 색이 바래거나 말라 부스러지지도 않는다.

처음 모양 그대로, 있다.

향기도 계속 남아 있다.

투명한 비닐에 싸여 있는

플라스틱 재질의 줄기와 이파리,

그 위로 빨간색 비누 조각들로 만들어진 그것은

시간을 얼마만큼이나 뛰어 넘을 수 있을 것인지?


비누꽃 같은 사람은 어떨까?

대단하진 않지만,

변하지 않는 색과 향기로

좁은 어느 한 곳이라도 분명하게 채울 수 있는 사람,

어느 누군가에게는

무언가를 떠올리게 할 수 있는 사람.

진짜로 급하면

자기를 녹여서라도 뭔가 다른 이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그런 사람.


애초에 비누로 꽃을 만들어보겠다고 생각한 사람은

이런걸 다 생각하고 만든걸까?

대단하다.

비누와 꽃을 연결한 그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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