벚나무 꽃대 (23년 4월 하순의 순간)

봄을 떠받치고 있구나.

by 제II제이

늘 눈길의 사이에 있다.

사람의 시선은 늘 그를 빗나간다.


그 위에 하늘하늘 붉게 핀

눈같은 꽃잎 쏟아질 때도,

그걸 보는 눈이

꽃처럼 웃음으로 필 때도.

꽃눈 그칠 때까지 가지에 남아

꽃잎을 끝까지 받치고 있어도.


피는 꽃잎이 무겁지는 않을 것이다.

지는 일이 무섭지도 않을 것이다.


다만 저가 먼저 바닥에 떨어질 수 없어서,

사람의 시선은 끝까지 그를 빗나간다.

푸르게 나뭇잎이 반짝거려서,

땅바닥에 꽃잎이 흘러 쌓여서,

나중에야 땅바닥 구르는 그가

누구에게도 딱히 볼품 없어서.


피워내고, 비워내고, 지는 일이

그의 일 전부여서,


봄바람에 어디론가 쓸려간다.

어디로 가는지 알 수 없다.

다만 다시 봄이 와 또 모습 드러낼 때도,

그저 누군가의 눈길 사이에

자리잡고 있을 것이다.


스스로 피기보단 피워낼 것이다.


그가 없으면, 봄에 꽃눈도 없다.

그 자리에서 자리를 지키고 있는

소중한 이여.

벚나무 꽃대여.


봄을 떠받치고 있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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