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을 거부하는 느낌이다.
삶이 나를 거부하는 건가.
어떤 게 먼저 인지 알 수가 없다.
나는 길을 지나가다 항상 들렸던 카페를 쳐다보다 고개를 돌린다.
온몸이 거부한다. 그 달달한 맛을 상기시키니 몸에서 거부반응이 올라온다.
맨날 약속 잡고 갈날만 기다리던 곳이었는데..
나는 길을 지나가다 레스토랑을 한번 본다.
그 지겨운 맛에 고개를 돌린다. 그렇게도 항상 그리워하던 음식이었는데..
온몸이 거부한다. 그 식상한 맛을 생각하니 지겨움이 올라온다.
한 번쯤 피곤한 날 고향음식 먹으며 몸보신하려고 벼르던 곳이였는데..
전화벨이 울린다. 직업을 잃은 친구가 우울함을 가득 안고 전화를 건다.
그녀의 똑같은 레퍼토리. 잠깐 만난 남자에 대한 끝없는 원망 섞인 전화와 가능한 오랜 시간 날 붙잡아 두려는 그녀의 불안감에 피곤함이 올라온다.
그녀가 지금은 닫히는 문 앞에 서서 어찌 할빠 몰라 울고 있을지 몰라도, 그녀는 곧 더 나은 문을 열리라.
온몸이 거부한다. 그녀는 명석하고 젊기에 나는 그녀를 걱정하지 않기로 했다.
가끔은 어리지만 성숙한 그녀와 만나 대화를 나누는 게 내 삶의 기쁨이었는데..
그 아무것도 나에게 위로가 되지 않고, 나는 모든 걸 온몸으로 거부하는 거 같이 느껴진다.
나는 왜 이렇게 된 걸까. 무엇이 채워지지 않는 걸까..
고된 야간근무가 나를 이렇게 만든 걸까, 성취감 없는 내 모든 발자취들이 이렇게 만든 걸까, 내가 보내는 시간들의 난이도가 너무 낮은 걸까? 글쓰기, 피아노 치기, 그림 그리기, 수영하기 등이 나름의 발전을 보였는데도 성과가 없어서 삶이 지루해진 걸까.
아님, 나이가 이렇게 만든 건가? 나만 그런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