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회
그 하나는
너에게 주고 싶고
위로
그 하나는
나에게 주고 싶다.
눈 감고
머리를 두 손으로
흔들어도
지워지지 않는 추억
그 하나는 너에게 주고 싶고
흘러간 환영의 끝에서
다시 찾은 웃음.
그 하나는 나에게 주고 싶다.
하얗게 온 세상에
눈이 뿌릴 때
뽀드득 발자국 소리 들릴 때
당당함이라고는 결여된
어제와 같은 하루.
그 하나는 너에게 주고 싶고
머리에 맞은 눈이 녹아
얼굴로 흘러내릴 때
한 손으로 닦아 내리며
보이는
저 푸릇해지는 새벽녘의
기대로 찬 골목길
그 하나는 나에게 주고 싶다.
내내 걸어도
그 자리.
당차게 떠나
비어진 채 그대로여도
빈자리는 느껴지지 않는다.
자꾸만 좁아지고
어두워가는 고갯길
낡은 망루처럼 찌그러져가는
보잘것없고
소용없는
가도 가도 끝없는 벼랑 끝 회한.
그 하나는 너에게 주고 싶고
다 끝난 오르막길을 한숨 쉬며
바라보는 사슴의 안도감
숱하게 떨어져 나간
마음 덩어리들.
그 어려운
시간을 잘 견디어낸 뒤
얻어낸 얼음 밑에
녹아 흐르는
맑고 맛있는 새 너.
그 하나는 나에게 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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