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은 낙서와 같다.
날이 갈수록 흐려지고
새로운 것에
가려진다.
그래서 지워지기 전에
다시 써야 한다.
그러지 않으면
보이지 않게 지워져 버려
더 이상 추억이라
부를 수 없게 된다.
아무리 아름다운
손 안의 추억이라도
다시 쓰기를 게을리
하지 마라
너에게 그리도
또렷이 보이는
고백이
누군가에게는
이미 찾고 싶어도
찾을 수 없는
잃어버린 간절함일지도
모른다.
추억은 낙서처럼 사라진다.
비가 내리고
해가 내리쬐고
눈이 내리고
풍파에
세파에
그 모습을 잃은 채
뜻마저 잃고서
아무 일도 없었던 듯
너에게
경고하고 있다.
잊었냐고.
잊었냐고.
흐릿하게 남은
눈물자국처럼
아직도
끈적임이 남아있을 때
시작된 곳으로 가라.
추억이 낙서처럼
사라지기 전에
다시
모든 설레임과
너를 위한
열린
기대가 남아있는
그곳에.
다시 써라
사랑한다고.
천 번이고 다시 쓸 만큼
너를 사랑한다고.
갈라진 나뭇결에
틈이 벌어져
모양은
찌그러져도
지워지지는 않는
사라지지는 않을
추억
그것만은
잃지 않게
다시 써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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