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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키르히아이스 Jul 13. 2019

추억

추억은 낙서와 같다.


날이 갈수록 흐려지고


새로운 것에

가려진다.


그래서 지워지기 전에

다시 써야 한다.


그러지 않으면


보이지 않게 지워져 버려

더 이상 추억이라 

부를 수 없게 된다.


아무리 아름다운 

손 안의 추억이라도

다시 쓰기를 게을리

하지 마라


너에게 그리도

또렷이 보이는 

고백이


누군가에게는

이미 찾고 싶어도

찾을 수 없는

잃어버린 간절함일지도

모른다.


추억은 낙서처럼 사라진다.


비가 내리고


해가 내리쬐고


눈이 내리고


풍파에


세파에


그 모습을 잃은 채

뜻마저 잃고서


아무 일도 없었던 듯

너에게 

경고하고 있다.


잊었냐고.


잊었냐고.


흐릿하게 남은 

눈물자국처럼


아직도 

끈적임이 남아있을 때


시작된 곳으로 가라.


추억이 낙서처럼 

사라지기 전에

다시


모든 설레임과

너를 위한

열린

기대가 남아있는

그곳에.


다시 써라


사랑한다고.


천 번이고 다시 쓸 만큼

너를 사랑한다고.


갈라진 나뭇결에

틈이 벌어져

모양은

찌그러져도


지워지지는 않는


사라지지는 않을


추억


그것만은 

잃지 않게

다시 써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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